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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를 떠나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낸 팀은 단연 롯데였다. 롯데는 7위라는 성적도 불만족스러웠지만, 시즌 중, 그리고 시즌 직후 터져 나왔던 팀 내분 사태와 그에 파생된 어두운 단면들로 인해 더 우울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응원을 하기로 이름난 롯데 팬들은 구단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고 다수의 주력 선수들도 스토브리그 동안 팀을 떠났다.  


롯데에 2014시즌은 성적에 팬심과 선수들까지 잃어버리는 상실의 시즌이었다. 롯데는 시즌 종료 직후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아직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전력은 급격히 약해졌고 돌아선 팬심도 아직 냉랭하기만 하다.  


올 시즌 시작 전 롯데의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에이스 장원준이 돌아와 선발진의 힘이 더 강해졌다. 불펜진 역시 다양함과 경험이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운드의 힘은 리그 정상급으로 보였다. 여기에 FA로 영입한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중심 타선에 가세하면서 약점이던 타선의 힘도 좋아졌다. 투. 타의 조화가 이루어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전망이 밝아 보였다.  

 

 

(추락한 롯데의 마지막 자존심 지킨 손아섭)

 


4월 주춤하던 롯데는 5월 들어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신들린 타격으로 타선을 이끌고 그 시너지 효과로 타선이 폭발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가끔씩 나오는 불펜진의 불 쇼가 아쉬웠지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후반기 비교적 여유 있는 4위로 시작한 롯데는 하위권 팀들이 물로 물리는 접전을 펼치는 행운까지 겹치며 4위 유지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한 여름 예상 못한 추락을 거듭했다. 마운드는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붕괴 현상을 보였고 타선도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부상과 부진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가며 힘이 떨어졌다. 전반기 슬럼프를 극복한 최준석과 간판 타자 손아섭, 타격에 눈을 뜬 황재균, 정훈 등이 분전했지만 득점권 울렁증으로 득점력을 현저히 떨어졌다. 실속 없는 타선에 부진한 마운드, 여기에 수비마저 흔들리며 롯데는 원치 않는 4위 경쟁을 해야 했다. 이후 성적은 더 뒤로만 향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팀 내분 양상을 노출했다는 점이었다. 김시진 감독 거취를 둘러싼 프런트와 현장의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다. 김시진 감독의 팀 장악력은 현저히 떨어졌고 시즌 막판 롯데는 감독과 프런트 선수들의 겉도는 양상으로 시즌을 보냈다. 한때 젊은 선수들의 분전으로 반전 가능성을 보였지만, 마지막 성적표는 7위였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성적은 더 퇴보했다. 김시진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3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팀을 떠났다. 그와 함께 했던 코치진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뒤이어 나온 프런트의 전횡이 속속 드러나며 롯데는 큰 위기에 빠져들었다. 선수들은 구단에 집단 항명하며 반발했고 때 마쳐 나온 CCTV 사건은 롯데 구단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황에도 롯데 프런트를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이는 엄청난 여론의 역풍을 불러왔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롯데는 사장과 단장, 운영부장 등 프런트 수뇌부를 모두 교체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오랜 기간 롯데 선수로 뛰었던 이종운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며 흐트러진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러한 구단의 조치는 팬들에게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지 못 했다. 미봉책이 불과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신임 이종운 감독에 대해서도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팬심을 돌려세울 전력 보강을 노렸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롯데는 내부 FA 3명을 모두 타 팀에 내주고 말았다. 특히, 롯데가 공을 들였던 에이스 장원준의 두산행을 큰 충격이었다. 장원준은 고졸 투수로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였기 때문이었다. 장원준은 롯데가 제시한 금액보다 낮은 조건에 두산과 계약하면서 롯데 구단을 씁쓸하게 했다.  


이에 더해 롯데는 베테랑 불펜 투수 김사율과 내야수 박기혁마저 kt에 내준데 이어 원하는 FA 대상 선수를 아무도 영입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선수 유출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kt 특별지명으로 백업 포수 용덕한이 팀을 떠났고 베테랑 타자 장성호는 자유계약으로 kt행을 선택했다. 롯데의 플러스 요소는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과 FA 보상 선수로 두산으로부터 불펜 투수 정재훈뿐이었다.  


이런 팀 사정은 외국인 선수 구성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정들었던 유먼, 옥스프링 두 외국인 투수와의 이별을 의미했다. 롯데는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해 보다 강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다. 안정된 기량보다는 모험이 필요했다. 일찌감치 롯데가 계약을 포기한 유먼은 한화로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옥스프링은 kt로 팀을 옮겼다.  


대신 롯데는 역대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높은 지명도의 우완 린드블럼과 좌완 투수 브럭스 레일리를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한때 반짝한 이후 태업 논란까지 불러오며 실망을 주었던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대신해 정확성 있는 중거리 타자 아두치를 영입해 입대한 주전 외야수 전준우의 빈자리를 채우며 외야진 보강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 선수 변화에도 롯데의 내년 시즌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한층 엷어진 선수층은 더 많은 경기 수를 소화해야 하는 내년 시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장 선발진의 빈자리 2곳을 내부에서 채워야 한다. 선발 경험이 있는 홍성민, 이상화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풀 타임을 맡기기에는 부담이 크다. 부상에서 회복한 조정훈이 가세할 수 있지만, 부상 재발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롭게 합류할 외국인 투수의 활약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무너지 롯데 불펜 최후의 보루였던 이정민)


 

선발진의 재구성은 스프링 캠프 내내 가장 큰 고민이 될 수 있다. 선발진의 허약함을 보완할 불펜진의 노소화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롯데 불펜진은 가장 어린 축에 드는 최대성이 30살이 된다. 30대 불펜진은 한 살을 더 먹는다. 두산으로부터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정재훈도 30대 중반이 된다. 체력적인 면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롯데로서는 시즌 내내 불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타선에서도 중심 타서 손아섭이 부상 수술 대신 재활로 시즌을 대비하며 더 이상의 전력 누수를 덜었지만, 백업 층이 부족하다. 주전급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것은 장기 레이스에 있어 큰 부담이다. 내. 외야진에 포진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여기에 손아섭 1번 타자 카드 정착을 위해 외국인 타자 아두치의 활약이 절대적이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이렇게 롯데는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즌 종료 이후 천명했던 유망주 육성도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이대로라면 상당 기간 암흑기가 이어질 수 있는 우울한 상황이다. 이런 어두운 전망 이상으로 롯데를 더 아프게 하는 건 여러 가지로 팀이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롯데로서는 올 시즌 이어진 악재들이 큰 교훈이 돼야 한다.  


롯데가 이전처럼 상황을 모면하는데 그친다면 이번에는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로서는 전력 보강을 물론이고 신뢰 상실이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 이어질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분명하건 올 시즌 롯데가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는 점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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