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득점을 주고받는 일진일퇴의 접전이었고 결과를 알 수 없는 안갯속 승부였다. 롯데는 그 혼돈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6연패 후 2연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넥센과의 5월 13일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9회 말 터진 최준석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9 : 8로 신승했다. 롯데는 전날 5 : 4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두며 팀 분위기 반전 가능성을 열었다.
넥센은 경기 초반 1 : 5까지 뒤지며 힘든 경기를 했지만, 꾸준한 추격으로 동점을 이루는 저력을 보였지만, 전날에 이어 불펜의 믿을맨 조상우가 또다시 무너지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넥센은 3점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을 기록한 4번 타자 박병호를 비롯 시즌 첫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의 김민성, 역시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윤석민 팀 타선을 주도했지만, 이들의 활약이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올 시즌 노장의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송신영은 선발투수로 나서 1이닝 3실점의 부진한 투구로 2경기 연속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송신영의 뒤를 이은 문성현 역시 4실점(3자책)으로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넥센으로서는 선발 요원인 두 투수의 부진이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2경기 연속 활발한 공격력을 보이고도 마운드 불안이 그들의 발목을 잡았다.
(접전을 끝낸 끝내기 홈런 최준석)
경기 초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는 투수들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탓인지 선발 투수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초반 득점 공방을 불러왔다. 게다가 롯데의 선발은 송승준의 부상으로 대체 선발투수로 나선 이인복이었다. 이인복의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다. 젊은 투수에게 큰 기회이기도 했지만, 긴장된 경기일 수도 있었다. 상대가 강타선의 넥센이라는 점도 큰 부담이었다.
경기 초반 롯데 타선은 1회 말과 2회 말 연속 득점으로 젊은 초보 선발 투수를 확실히 지원했다. 1회 초 선발 이인복이 침착한 투구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하자 롯데는 1회 말 공격에서 선두 정훈의 볼넷에 이은 손아섭의 2점 홈런으로 가볍게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황재균의 2루타와 최준석의 안타로 기회를 이어간 롯데는 박종윤의 타구가 넥센 2루수 송성문의 실책과 연결되면서 행운의 득점을 추가했다. 하지만 롯데는 김민하의 타구가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병살과 연결되는 불운이 겹치며 더 이상의 빅이닝을 만들지 못 했다. 롯데는 그 아쉬움을 3회 말 추가 득점으로 씻어냈다.
2회 초 내야진의 불안한 수비로 흔들린 선발 이인복이 1실점 한 이후 맞이한 2회 말 공격에서 롯데는 집중 3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추가 2득점하며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프로 데뷔 첫 1군 선발 등판하는 이인복으로서는 첫 선발 승의 꿈을 가질 수 있는 흐름이었다. 이인복은 2회 초 실점했지만, 가벼운 부상을 입은 강민호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백업 포수 안중열과 함께 침착한 투구로 위기를 넘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인복의 첫 선발승 희망은 3회 초 곧바로 무너졌다.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투구가 화를 불렀다. 스나이더, 김민성과 유리한 볼 카운트를 선점하고도 연속 볼넷을 허용한 이인복은 무사 1, 2루에서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를 상대했다. 볼넷에 대한 부담은 정면 승부를 불가피하게 했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밀어 던진 위력 없는 직구는 박병호의 방망이를 이겨낼 수 없었다. 박병호는 이인복을 높은 직구를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경기가 다시 팽팽한 접전으로 접어든 순간이었다.
결국, 롯데는 이인복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조기 투입하는 마운드 운영을 했다. 이인복의 1군 첫 선발 등판은 다음 경기 선발 등판을 기약할 수 없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 롯데는 선발 경험이 있는 홍성민을 마운드에 올려 그에게 롱맨 역할을 기대했다. 마침 롯데는 3회 말 하위 타순인 임재철, 안중열의 연속 안타로 잡은 득점 기회에서 손아섭의 적시 안타와 황재균의 희생 플라이로 두 점을 더 추가하며 홍성민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홍성민의 무실점 투구도 오래가지 못 했다. 홍성민은 5회 초 김민성에 솔로 홈런을 허용한 데 이어 박병호, 윤석민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 했다. 롯데는 이정민을 급히 마운드에 올려 급한 불을 껐지만, 점수 차는 다시 7 : 6, 한 점차로 좁혀진 상황이었다. 롯데는 이정민, 이성민 두 불펜 투수의 무실점 투구로 넥센의 공격을 막고 6회 말 최준석의 적시 안타로 한 점을 더 추가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 보였다.
넥센은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롯데와 마찬가지로 조기 투입된 불펜진이 연이어 실점하면서 격차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8회 초 롯데는 1사 1루 상황에 마무리 심수창을 빠르게 마운드에 올려 승부를 결정지으려 했다. 심수창은 2시까지 무난히 잡아냈지만, 이후 스나이더에 볼넷을 내주며 긴장된 장면을 연출했다.
전날 1이닝 3타자 삼진으로 가볍게 세이브를 기록했던 심수창은 투구시 힘에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 김민성에 적시 안타를 허용한 심수창은 박병호 타석에서 폭투로 추가 실점했다. 롯데의 마운드 승부수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박병호를 삼진 처리하며 역전당할 위기는 벗어났지만, 심수창은 시즌 첫 블론세이브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것이 극적 반전을 위한 서막일지는 아무도 몰랐다. 동점에 성공한 넥센은 필승 불펜 조상우를 8회 말 마운드에 올려 승리 의지를 보였다. 조상우는 8회 말 롯데 공격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가볍게 막아냈다. 그의 뒤에는 마무리 손승락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 마무리 카드를 이미 사용한 롯데로서는 자칫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간다면 불펜 운영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었다.
다행히 안정을 되찾은 심수창이 9회 초 넥센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투구 수 30개를 넘긴 마무리 투수를 연장까지 마운드에 올리긴 힘든 상황이었다. 9회 말 롯데의 고민을 해결해줄 해결사가 등장했다. 롯데의 주장 최준석이 그 주인공이었다. 9회 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최준석은 조상우의 직구를 노려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으로 연결했다.
힘대 힘의 승부에서 최준석의 힘이 조상우의 강속구를 이겨낸 한방이었다. 이 한방으로 롯데는 연장 승부 걱정을 덜고 승리의 환호를 할 수 있었다. 결승 타점을 기록한 최준석은 3안타 2타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최준석과 함께 롯데는 황재균이 3안타 2타점, 손아섭, 정훈, 임재철이 2안타를 때려내며 타격 침체를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손아섭의 타격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고 전날 경기 공.수 맹활약으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임재철 역시 좋은 모습을 유지했다. 롯데는 시즌 내내 유지하던 좌우타자 플래툰 시스템을 버리고 컨디션에 따른 라인업을 구성했고 타선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는 경기력을 보였다.
(되살아난 타격감, 손아섭)
롯데 마무리 심수창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행운의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지독히도 그를 따라 다녔던 불운의 투수, 승운이 없는 투구라는 이미지를 벗는 의미 있는 승리였다. 자칫 경기를 넘겨줬다면 자신감을 잃을 수 있었던 심수창이었지만, 최준석의 끝내기 홈런은 팀도 새로운 마무리 심수창도 구한 한 방이었다.
이렇게 롯데와 넥센은 2경기 연속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두 팀 모두 타선은 제 역할을 했지만, 마운드 불안이라는 공통의 고민을 안게 됐다. 롯데는 승리하지 못하는 선발 투수의 고민이 점점 깊어지고 있고 넥센은 베테랑 송신영이 선발 투수로서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확인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조상우의 2경기 연속 부진도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다.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가 선발 레일리를 앞세워 시리즈 스윕에 성공할지 에이스 벤헤켄이 선발로 나서는 넥센이 연패를 벗어날지, 이미 양 팀 모두 불펜 소모가 극심했던 상황에서 타격감 오를 대로 오른 두 팀 타선을 어느 선발 투수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제어할지가 승부를 결정짓는 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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