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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엄청난 화력과 뒷심이 현충일 기적일 일궈냈다. 넥센은 6월 6일 두산전에서 4회 초까지 0 : 8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경기를 9 : 8로 뒤집는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넥센은 6월 시작과 함께 하는 두 번의 시리즈를 모두 위닝 시리즈로 가져가게 됐고 전날 14 : 6 대승을 이어가는 연승 분위기를 만들었다. 



선발로 나선 에이스 벤헤켄은 4이닝 11피안타 8실점의 극심한 부진을 보였지만, 경기 후반 타선의 대폭발로 패전투수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9회 초와 10회 초 두산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마무리 손승락은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이런 넥센의 기적 이면에 두산은 상당한 심리적 타격을 입었다. 



두산은 넥센 선발 벤헤켄을 초반부터 두드려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퇴출 위기에 놓여있는 두산 외국인 투수 마야는 타선의 득점 지원 속에 이전과 달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 투구로 초반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선발 투수 대결은 엇갈리는 명암을 그대로 승부로 이어질 것 같았다. 4회 초 두산이 5득점하면서 8 : 0 리드를 잡을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최고의 시즌 만들어가고 있는 유한준)




4호 말부터 상황은 조금씩 변했다. 4회 말 1점을 만회한 넥센은 5회 초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동준이 무실점 투구로 두산 타선의 뜨거운 방망이를 식혔다. 한 숨 돌린 넥센은 5회 말 2사 후 집중타로 3득점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 선발 마야는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5회 말 강판됐다. 경기 초반 많은 투구수로 결국 발목을 잡았다. 



두산은 오현택으로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오현택이 추가 2실점하면서 안심할 수 없는 흐름으로 경기가 이어졌다. 타선마저 초반 득점 후 침묵을 지키면서 경기 흐름이 미묘해졌다. 추격 가능성을 확인한 넥센은 필승 불펜조를 아낌없이 마운드에 올리며 역전 의지를 보였다. 6회 초 마운드에 오른 김영민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7회 초 세타자 연속 탈삼진은 넥센 선수단에 긍정의 에너지를 심어주는 투구였다. 



마운드가 안정된 넥센은 6회 말 최근 타격감이 올라온 하위 타자 박동원의 2점 홈런으로 8 : 6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넥센은 강타선과 홈런이 많은 목동구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산의 리드가 더 불안해지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추가 득점이 절실했지만, 8회 초 결정적 기회를 놓치면서 상대에 추격의 빌미를 더 제공하고 말았다. 



8회 초 넥센은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의 제구력 난조로 볼넷, 사구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절묘한 번트 수비 시프트로 2루주자를 3루에서 아웃시킨데 이어 병살 유도로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두산으로서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은 넥센의 추격을 막아내기 위해 마무리 노경은을 8회 말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두산으로서는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이기도 했다. 



노경은은 8회 말을 무난히 넘기며 믿음에 부응한 듯했다. 9회 말 2사까지 노경은의 투구는 문제가 없었다. 박병호에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유한준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정면으로 가는 직선타가 되면서 승운도 두산을 향하는 모습이었다. 한 타자만 막아낸다면 승리를 두산 것이었다. 



하지만 그 한타자를 남기고 노경은의 제구가 흔들렸다. 승리 일보 직전에 노경은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2사 1루에서 김민성을 상대한 노경은은 볼 카운트를 불리하게 이끌었다. 볼넷을 내준다면 동점 주자가 출루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다. 볼넷을 의식한 노경은은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주력한 투구를 했다. 문제는 그 공이 힘없이 가운데로 들어가는 슬라이더였다는 점이었다. 



김민성의 힘찬 스윙은 그 공을 좌측 담장 바깥으로 향하게 했다. 두산의 8 : 0 리드가 8 : 8 동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두산으로서는 허탈함 그 자체였다. 넥센은 마무리 손승락까지 9회 초 마운드에 올리며 추격한 승부수가 적중한 셈이었다. 기세가 오른 넥센은 연장 10회 말 1사 후 김하성이 노경은으로부터 끝내기 홈런포를 때려내며 기적을 현실로 완성했다. 






 

(기다림에 보답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





이전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던 김하성이었기에 그 장면은 더 극적이었다. 넥센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승리를 가져왔고 두산은 1패 그 이상의 대미지를 입는 패배를 당했다. 새롭게 마무리 투수로 자리한 노경은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두산의 아픔은 더했다. 이 패배로 두산은 불펜진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같은 기적이었지만, 그 결과가 가져다준 효과는 극과 극이었다. 특히, 넥센은 최근 그들 특유의 공격야구가 살아나면서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강정호, 서건창이라는 지난 시즌 최고 타자가 2명이나 빠졌지만, 그 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젊은 선수들이 그의 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고 깊은 부진에 빠져있던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까지 장타력을 회복하며 타선에 힘이 되고 있다. 



스나이더를 시작으로 박병호, 유한준, 김민성, 이택근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넥센은 지난해 핵타선 그대로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 가고 있는 유한준은 중심 타자 박병호에 버금가는 타격 능력을 보이고 있고 베테랑 이택근도 타격 페이스가 눈부시다. 박병호, 김민성 역시 꾸준한 모습이다. 현충일 넥센이 연출한 기적의 역전승은 넥센 타선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넥센 타선에 부상 복귀가 임박한 서건창까지 가세한다면 기적의 일상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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