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투.타 동반 부진으로 극심한 내림세에 빠진 롯데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는 6월 17일 넥센전에서 선발 이상화의 6.2이닝 무실점 호투와 17안타로 8득점한 타선, 고비 때마다 호수비를 펼친 수비의 조화 속에 9 : 1 대승했다. 롯데는 전날 대패를 설욕함과 동시에 잃었던 승리 방정식을 되찾았다.
전날 대승을 거뒀던 넥센은 선발 피어밴드가 5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6탈진 4실점으로 선발 투수 싸움에서 밀렸고 타선이 집중력이 떨어지며 완패를 피할 수 없었다. 넥센 타선은 고종욱이 2안타를 기록했을 뿐 팀 6안타로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넥센은 8회 말 박동원의 홈런으로 0패를 모면하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넥센 선발 피어밴드는 시즌 6패째를 당했다.
롯데는 초반 득점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이는 승리로 가는 길을 열 수 있었다. 롯데는 황재균, 최준석, 강민호로 클린업을 구성하고 정훈, 아두치로 테이블 세터진에 변화를 줬다. 여기에 상대 좌완 선발에 대비해 우타자 김주현을 선발 좌익수에 최근 1군에 콜업된 내야수 손용석을 올 시즌 첫 선발 1루수로 기용했다.
(긴 기다림에 화답한 호투, 이상화)
그 효과는 1회부터 나타났다. 롯데는 1회 초 선두 정훈의 안타와 1사 후 폭발한 황재균의 홈런으로 2 : 0 리드를 잡았다. 2회 초에는 하위 타선인 김주현과 김문호의 2루타와 안타, 1번 타자 정훈의 볼넷으로 잡은 만루 기회에서 아두치의 2루타로 추가 2득점하면서 선발 투수 이상화에 힘을 실어주었다.
롯데 타자들은 전날 경기에서 넥센 선발 김택형의 변화구에 속절없이 당했던 것과 달리 끈질긴 볼 카운트 승부를 했다. 피어밴드의 변화구 유인구에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이를 통해 직구로 주로 승부를 걸어오는 피어밴드를 상대로 좋은 타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피어밴드는 집중력을 높인 롯데 타자들을 상대로 직구와 볼의 차이가 큰 공을 던지면서 어렵게 승부해야 했다.
야수들의 초반 득점 지원에 이상화는 힘을 냈다. 이상화는 1회 말 2안타 볼넷 1개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우익수 김문호의 보살로 고비를 넘기며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1회 고비를 넘긴 이상화는 이후 안정된 투수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이전 등판에서 자신감 없는 투구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던 모습과 달랐다.
포수 강민호는 좌우 코너보다는 높낮이를 적극 활용하며 이상화의 주 무기 포크볼의 위력을 높였다. 넥센 타선은 롯데 배터리의 볼배합에 혼란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상화는 맞는 것을 두려워했던 이전 등판과 달리 몸쪽 직구 승부를 과감하게 하면서 맞혀 잡는 투구에 주력했다. 결과는 좋았고 투구수도 줄일 수 있었다.
1, 2회 득점 이후 추가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쳤던 롯데는 넥센의 바뀐 투수 하영민 공략에 성공하며 승세를 굳힐 수 있었다. 4번 타자로 복귀한 최준석의 활약이 돋보였다. 최준석은 6회 초에는 2사 후 2타점 적시안타를 8회 초에는 아두치의 솔로 홈런과 황재균의 2루타에 이은 적시 안타로 3타점을 경기를 펼쳤다. 연이은 추가 득점에 롯데는 편안한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호수비와 3안타, 6월 타격 상승세 이어간 김문호)
롯데는 2번 타순의 아두치가 솔로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 3번 타순의 황재균이 2점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4번 타순의 최준석이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이에 더해 롯데는 올 시즌 첫 1군 경기 선발 출전한 손용석이 3안타, 최근 타격감이 상승세에 있는 김문호가 3안타를 때려내며 하위 타선에서 공격의 흐름을 잘 연결해주었다. 롯데로서는 모처럼 상.하위 타선이 모두 폭발하며 공격의 팀 면모를 되찾았다. 공격력 회복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큰 수확이었다. 롯데 선발 이상화는 오랜만에 선발승을 챙기며 시즌 3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무리 심수창의 불안감이 여전하는 점은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았다. 롯데는 6월 들어 난조를 보이고 있는 심수창을 8 : 0으로 앞선 7회 2사후 마운드에 올렸다. 심수창은 7회 말은 무난히 넘겼지만, 8회 말 넥센 박동원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한 데 이어 9회 말에는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병살타로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강력한 마무리의 모습은 아니었다. 최근 계속되는 실점에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승리와 함께 타자들의 타격감 회복과 선발 투수 이상화의 호투라는 여러 성과를 얻었지만, 마무리 투수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하지만 팀이 오랜 침체를 벗어날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희망적이었다. 롯데가 넥센전 대승을 기점으로 잔인한 6월을 벗어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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