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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상당기간 유행했던 말 중에 엘롯기 동맹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 하위권을 독점(?) 했던 LG, 롯데, KIA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 안에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세 팀 팬들의 자조 석인 푸념이 섞여 있었다. 물론, 해당 팀에게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기도 했다. 



이 동맹은 2000년대 후반 이들 세 팀이 약진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깨졌다. KIA는 2009시즌 우승으로 통산 10회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고 롯데도 로이스터라는 외인 감독을 앞세워 오랜 부진을 딛고 상위권 팀으로 도약했다. 세 팀 중 가장 오랜 기간 하위권에서 머물렀던 LG 역시 지난 2년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만연 하위권 팀의 딱지를 떼어냈다.



하지만 올 시즌 중반을 넘긴 시점에 엘롯기 동맹의 부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7월 첫 주를 보낸 이후 KIA는 7위, 롯데는 8위, LG 는 9위를 달리고 있다. 10위가 신생팀 kt 임을 고려하면 이들 세 팀은 최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 세 팀은 여름이 되면서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롯데 마운드의 무거운 짐 짊어지고 있는 린드블럼)





지난해 최 하위권에서 후반기 기적과 같은 반전을 이뤄낸 LG는 올 시즌 그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팀의 주축을 이뤄야 할 베테랑 선수들 중 상당수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양 이병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이진영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박용택, 정성훈이 분전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퓨처스에서 콜업한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지만,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이들에게 팀 분위기 반전이를 역할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후반기 대 반전의 발판이 됐던 강력한 마운드 역시 그 힘이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졌다. 류제국, 우규민, 두 선발 투수 부상 공백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LG는 선발 마운드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우지 못 했다. 



외국인 투수 중 소사는 에이스로서 제 역할을 했지만,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루카스는 기복이 심한 투구로 신뢰를 심어주지 못 했다. 내부 자원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도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선발진의 약화를 대신할 불펜진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마무리 봉중근이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고 이동현, 신재웅을 비롯한 주력 불펜진도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다. 젊은 불펜 투수인 유원상, 정찬헝 등도 부진했다. 정찬헌은 음주운전 파문을 일으키며 사실상 올 시즌을 접어야 했다. 



이렇게 투. 타의 동반 부진 속에 LG의 하위권 추락은 당연한 일이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물론,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타선과 마운드가 보강되고 있지만, 현재의 팀 분위기와 전력 상황은 지난해의 기억을 되살리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LG의 모습이다. 



LG에 1.5경기 차로 추격당하고 있는 8위 롯데는 초반 상승 분위기가 너무 쉽게 가라앉으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올 시즌 한층 강력해진 타선과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조화를 이루며 상위권에 자리했던 롯데는 6월 들어 그 기세가 꺽였다. 손아섭, 강민호, 정훈 등 주력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했고 마운드 붕괴 현상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 다음의 선발 로테이션이 항상 불안하고 불펜진의 방화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불펜진의 부진은 팀 사기를 급격히 떨어뜨렸다. 시즌 중반 대규모 트레이드로 마운드 보강을 이루기도 했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았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재기에 성공했던 심수창이 마무리로 전환한 이후 부진에 빠진 것이나 부진을 거듭하던 선발 투수 이상화에 대한 지나친 신뢰, 잦은 라인업 변화의 실패 등 선수 기용이나 팀 운영에 있어 아쉬운 부분도 자주 보였다. 



7월 들어서는 에이스 역할을 하던 린드블럼마저 힘이 떨어진 모습이고 부상 선수들의 복귀마저 지연되면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코칭스태프의 지도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게 일어나고 지난해 후반기처럼 팀 캐미가 깨진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전들을 대신한 젊은 선수들의 발전하는 모습이 위안이지만, 상위적 성적을 기대하는 롯데라면 지금의 분위기로는 하위권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들 두 팀에 비해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KIA 역시 7월 들어 힘겨운 모습이다. 어렵게 지켜오던 5할 승률마저 지난주 kt전 3연패로 무너졌다. 마운드가 급격히 무너진 것이 큰 원인이었다. KIA는 올 시즌 하위권 팀이라는 평가를 뒤로하고 꾸준히 중위권 성적을 유지했다. 부상 선수들이 라인업을 지키고 마운드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은 팀이 됐다. 



외국인 선수지만,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브랫필은 흔들림 없는 기량으로 4번 타자로서 팀 타선의 구심점이 됐고 양현종은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로 자리했다.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마무리 자리 역시 논란이 있었지만, 미국 리그에서 돌아온 윤석민이 지켜주면서 강해졌다. 윤석민의 존재는 불펜진이 전체적으로 강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고군분투 KIA의 버팀목 양현종)




하지만 여름이 되면서 엷은 선수층과 마운드의 힘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중위권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에이스 양현종의 부상 소식은 팀을 더 우울하게 하고 있다. 아직 5할 승률에 -3에 불과하지만, 더 밀리며 하위권으로 자리가 고착화될 수 있다. KIA 역시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분기점에 선 느낌이다. 



이렇게 엘롯기 3팀의 7월 기상도는 장마전선만큼이나 찌푸려 있다. 아직 경기 수가 많이 남아있지만, 상위권 팀을 따라잡기에는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그들이 타깃으로 삼아야 할 중위권 팀들이 전력이 만만치 않다. 5위 한화는 불펜진 과부하 문제가 있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되면서 쉽게 하위권 팀의 추격을 허용치 않고 있다. 6위 SK 역시 기대만큼의 성적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마운드를 바탕으로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고 언제든 치고 올라갈 저력이 있다. 



하위권에 쳐진 엘롯기 3팀의 반전을 위해 이들의 내림세라는 변수가 필요하지만, 당장은 요원하다. 더군다나 최 하위 kt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이들 세 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당장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최대한 부족한 승수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 내. 외부적으로 여건이 그리 녹녹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여름이 되면서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는 엘롯기 세 팀이다. 이 세팀은 올 시즌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에도 팀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 한계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반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새로운 선택에 내몰릴 수도 있다. 과연 올 시즌 후반기 야구팬들은 엘롯기 동맹의 부활을 다시 보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그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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