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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갑지 않은 하위권 라이벌이 된 롯데와 LG의 7월 8일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근래 보기 드문 선발 투수들의 투수전이었다. 롯데 송승준, LG 루카스 두 선발 투수들은 4점대 방어율의 투수들이었지만,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송승준은 8이닝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루카스는 7.2이닝 3피안타 3사사구 12탈삼진으로 역투했다. 



두 투수 모두 승리투수가 되고도 넘치는 호투였지만, 승리의 기쁨을 아무도 누릴 수 없었다. 이들에 이은 불펜 투수들의 무실점 투구로 0의 행진을 이어가던 경기는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 했다. 결국, 승부는 11회 말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가 터진 LG의 1 : 0 승리였다. 선발 투수 대결은 무승부였지만, 양 팀의 승부는 무승부가 아니었다. LG는 연패를 끊었고 롯데는 모처럼 만의 위닝 시리지 달성을 미뤄야 했다. 



전날 30개가 넘는 안타를 주고받았던 양 팀 타선은 약속이나 한 듯 함께 침묵했다. 타격전 뒤 투수전이라는 야구의 속설이 그대로 실현되는 경기였다. 여기에 장마철 습도가 높은 날씨는 양 팀 투수들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송승준, 루카스 모두 공이 손에 착 달라붙는 모습이었다. 이런 요인을 떠나 두 선발투수들의 구위나 제구가 완벽했다. 








(팀 패배로 빛나지 못한 역투, 송승준)




직구의 구위가 타자들을 압도하면서 주 무기로 사용하는 변화구의 위력이 더했다. 송승준은 포크볼로 다수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이어갔고 루카스는 150킬로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힘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는 두 투수들이었지만, 초반 고비를 넘긴 이후 붙은 자신감은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이어졌다, 송승준, 루카스 모두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았다. 



전날 경기에서 수비에서 허점을 보였던 양 팀 야수들은 공격에서 선발 투수를 도와주지 못했지만, 수비에서는 안정감을 보이며 실점을 막는데 힘을 보탰다. 특히, 롯데 유격수 김대륙의 폭넓고 화려한 수비가 돋보였다.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유격수 오승택을 2루로 기용하면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김대륙은 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침착하고 완벽한 수비를 선보였다. 그의 수비 능력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잡았던 LG 공격의 맥을 순간순간 끊었다. 



마운드와 안정된 수비가 더해진 양 팀의 방패 대결은 불펜진이 가동된 경기 후반 변화를 보였다. 9회 초 롯데가 먼저 득점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1사 후 최준석의 볼넷과 이어진 박종윤의 안타로 1, 2루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기대했던 강민호와 오승택이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홈으로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 했다. LG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동현의 관록투가 돋보였다. 



위기를 넘긴 LG는 10회 말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오지환의 안타와 2사 후 손주인의 내야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은 LG는 박용택을 고의 사구로 내보낸 롯데에 맞서 전날 3점 홈런을 때려낸 양석환을 대타로 기용했다. 마침 롯데는 마무리 이성민을 마운드에 올린 상황이었다. 이성민은 전날 경기에서 양석환에 그 3점 홈런을 허용한 투수였다. 만루에서 벌어진 투,타의 리턴매치는 긴 승부 끝에 이성민의 승리로 끝났다. 롯데는 위기를 넘겼고 LG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 차례씩 득점 기회를 놓친 양 팀의 승부는 11회 연장으로 이어졌다. 롯데는 이성민, LG는 봉중근, 두 마무리 투수가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두 팀 모두 강한 승리 의지를 보이는 불펜 운영이었다. 결국, 승리는 상대적으로 불펜 힘이 앞선 LG에게 돌아갔다. 이동현, 봉중근이 연장전 무실점 투구로 단단하게 마운드를 지킨 LG는 11회 말 다시 한번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선두 정성훈의 안타로 기회를 잡은 LG는 이어진 4번 타자 히메네스의 내야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되는 듯 보였지만, 히메네스의 전력 질주로 그 위기를 넘기며 기회를 이어갔다. 심판 합의 판정을 거치면서 얻어낸 성과였다. 심판 합의 판정으로 잠시 끊겼던 경기 흐름은 LG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진영의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었다. 








(돋보였던 수비, 롯데 유격수 김대륙)




여기서 롯데는 10회 말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만루 작전으로 승부를 걸었다. 롯데는 LG 채은성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오지환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이를 위해 롯데는 투수를 이성민에서 좌완 이명우로 교체했다. 좌타자 오지환을 겨냥한 마운드 운영이었다. 하지만 이명구가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초구는 밋밋하게 꺾이는 높은 슬라이더였다. 오지환은 그 공을 놓치지 않고 외야 우중간 아무도 없는 곳으로 타구를 날렸다. 롯데 마운드 승부수는 실패했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이었다. 



이렇게 양 팀의 숨 막히는 투수전은 양 팀 통틀어 단 한점으로 승패가 엇갈렸다.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있던 두 팀으로서는 모처럼 강력한 마운드 힘을 과시한 경기였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승자는 될 수 없었다. LG는 득점 가뭄을 해결했지만, 롯데는 끝내 그렇지 못 했다. 롯데로서는 떨어지는 불펜진의 힘을 절감해야 했고 무려 19개의 삼진을 당하며 무기력했던 타선의 부진도 아쉬웠다. 



연장전 패배의 아쉬움과 더불어 롯데는 좀처럼 연승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는 투. 타의 불균형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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