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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통 들어 22득점과 30안타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17명의 투수가 분주히 마운드를 오갔다. 그리고도 정규 이닝에서 가려지지 않은 승부는 연장 10회에 가서야 승자와 패자가 결정됐다. 7월 15일 롯데와 한화의 주중 3연전 2번째 경기 상황이다. 두 팀의 치열한 타격전의 결과는 롯데의 12 : 10 승리였다. 롯데는 4연패를 가까스로 끊었고 한화는 4연승이 좌절됐다. 



승리한 롯데나 패한 한화 모두 온 힘을 쏟아부은 승부였다. 가용 불펜 자원은 모두 마운드에 올랐고 대부분의 엔트리가 소진됐다. 그만큼 양 팀의 승리 의지는 강했다. 특히, 연패를 끊어야 하는 롯데의 절박함이 더했다. 그 절박함에 야구의 신이 화답했다. 롯데는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선발투수로 나선 에이스 린드블럼이 타구에 맞아 교체되는 대 악재를 극복한 승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득점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줄다리가 가 이어졌다. 양 팀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상승세와 내림세를 오가며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은 채 팽팽하게 맞섰다. 선취 득점은 한화의 몫이었다. 한화는 최근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신예 장운호가 롯데 선발 린드블럼으로부터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전날 끝내기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2사 후 김태균의 중전 안타는 롯데에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이 타구에 오른손을 맞은 린드블럼이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었다. 






(아쉽게 사라진 시즌 첫 승 희망, 박세웅)




롯데로서는 연패 탈출을 위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카드가 허무하게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린드블럼의 부상이 크다면 남은 시즌에서도 엄청난 악재가 아닐 수 없었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급히 린드블럼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롯데 두 번째 투수 박세웅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몸이 덜 풀린 박세웅은 몸맞는 공과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 1실점 했고 롯데는 0 : 2로 뒤진 채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돌발 악재는 롯데 선수의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3회 초 롯데는 한화 선발 배영수를 상대로 2 : 2 동점에 성공한데 이어 4회와 5회 5득점하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롯데의 공세에 한화는 3회 말 1득점, 4회 말 추가 2득점으로 맞섰지만,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한화로서는 3회 초 2루수 정근우의 실책이 빌미가 돼 2실점한 장면과 3회 말 4번 타자 김태균이 병살타로 공격 흐름을 끊으며 1득점에 그친 장면이 공. 수에서 아쉬웠다. 4회 말 2사 후 이용규의 2점 홈런이 위력이 희석되는 장면들이었다. 한화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롯데는 5번 타자 최준석의 맹활약을 발판 삼아 리드를 잡았다. 최준석은 4회 초 1타점 2루타, 5회 초 3점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5회 초 3점 홈런은 최준석 개인에게도 긴 홈런 가뭄 끝에 나온 단비 같은 한방이었다. 특히, 한화의 필승 불펜 박정진을 무너뜨리는 한 방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했다. 타선의 지원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롯데 박세웅은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4.1이닝 3실점으로 버티며 시;즌 첫 승의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박세웅에 이어 롯데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승회가 6회 말 한화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7회 초 타선이 한화 불펜을 상대로 추가 3득점하며 10 : 5로 앞서자 신인 투수의 시즌 첫 승 희망은 점점 현실이 되는 분위기였다. 7회 초 송창식, 윤규진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연이어 등판시키며 실점을 막으려 했던 한화는 이들이 모두 무너지며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쪽으로 경기 운영 방향을 바꿔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롯데 불펜이 연 롯데 극장은 경기를 다시 한번 뜨겁게 만들었다. 7회 말 2실점으로 한화에 한화에 추격 가능성을 열어준 롯데는 마지막 2이닝 동안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또 한번 어려운 승부를 해야 했다. 롯데는 쓸 수 있는 불펜 투수를 모두 동원했지만, 최근 계속되는 불펜진의 집단 부진 탓인지 나오는 투수마다 자신감 없는 투수로 일관했다. 롯데 불펜진이 흔들리자 올 시즌 가장 많은 역전승을 거둔 한화의 저력이 다시 분출됐다. 



한화는 9회 말 공격에서 정근우의 적시 안타, 한상훈의 밀어내기 볼넷, 이시찬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득점하면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는 9회 말에만 김성배, 강영식, 이정민 세 명의 불펜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3점의 리드도 그들에겐 부족했다. 끝내기 패배를 안 당한것이 다행일 정도의 실망스러운 투구였다. 9회 말 동점으로 첫 승에 목말라 있던 신인 투수의 바람도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10 : 10 동점이 된 경기는 연장으로 승부가 이어졌다. 동점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불펜진의 힘이 떨어지는 롯데가 더 불안한 흐름이었다. 한화는 남겨둔 불펜 카드 권혁을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홈런이 경기 분위기를 다시 요동치게 했다. 롯데는 10회 초 1사 2루 기회에서 상대 좌완 투수에 대비한 대타 카드로 김주현을 선택했다. 올 시즌 1군과 2군을 오가며 주전과는 거리가 있었던 김주현은 권혁의 직구를 밀어 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패배 일보 직전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던 롯데로서는 예상치 못한 홈런에 환호했다. 반면 한화는 9회 말 경기를 끝내기 못한 것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포수 엔트리를 모두 소진한 한화는 내야수 주현상을 포수로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써야 했다. 문제는 포수 경험이 없는 주현상이 변화구 포구가 수월치 않다는 점이었다. 결국, 권혁은 직구 위주 추구를 해야 했고 직구만을 노리고 들러온 김주현의 노림수에 너무 아픈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롯데가 연 롯데 극장이 롯데의 해피엔딩으로 끝나기에는 아직 한 번의 고비가 더 남이었다. 10회 말 한하는 하위 타선인 주현상의 볼넷과 송중호의 행운의 내야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고 롯데를 다시 한 번 긴장시켰다. 더는 투수 자원이 없는 롯데로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른 이정민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했다. 하지만, 한화 이용규의 보내기 번트 성공으로 계속된 1사 2, 3루 위기는 큰 부담이었다. 게다가 이어지는 타순은 한화에서 가장 잘 맞는 장운호, 정근우, 김태균의 중심 타선이었다. 



여기서 나온 롯데 투수 이정민의 폭투는 역설적으로 롯데에 엄청난 행운을 불러왔다. 이 폭투에 홈으로 들어왔던 한화 3루주자 주현상이 아웃되면서 한숨 돌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화는 합의 판정까지 신청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행운의 아웃카운트 추가로 한숨 돌린 롯데 투수 이정민은 2사 후 한화 장운호를 범타 처리하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 편의 대하 서사시를 보는 듯한 우여 곡절이 많은 승리였다. 






(승리 불러온 예상치 못한 한 방, 김주현)





승리와 더불어 롯데는 올 시즌 처음 시도한 손아섭 4번, 최준석 5번 체제가 공격력 강화로 이어지는 성과가 있었다. 손아섭은 3안타, 최준석은 자신에 대한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덜어진 탓인지 최근 들어 가장 좋은 3점 홈런 포함 3안타 5타점으로 큰 역할을 했다. 이들과 더불어 솔로 홈런 포함한 3안타 1타점의 아두치, 2안타 2타점의 김문호, 2안타 2타점의 황재균의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롯데로서는 답답했던 팀 공격력이 한화 주력 불펜진을 상대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불펜 불안이 여전하다는 점은 승리 후 남겨진 씁쓸한 단면이었다. 후반기 반격을 기대하는 롯데로서는 불펜진의 정비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여기에 타구에 맞은 에이스 린드블럼의 상태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화는 그동한 이어진 강행군으로 주력 불펜진들이 피로현상을 보인다는 점이 패배 이상으로 맘에 걸리는 부분이다. 두 팀 모두 엇갈리는 승패 속에 불펜에 데한 숙제를 함께 안고 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긴 롤러코스터를 탓 듯 한 경기였다. 보는 이들을 스릴이 있었지만, 힘든 과정을 거쳐 정말 어렵게 연패를 끊은 롯데다. 롯데가 이 승리를 침체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아니며 어쩌다 한 번의 승리로 묻어두게 될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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