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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상상을 뛰어넘는 만화같은 대 역전승으로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 끝냈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회 말까지 2 : 9로 뒤지며 패색이 짙던 경기를 경기 후반 폭풍타로 뒤집는 기적을 연출하며 11 : 9로 역전승했다.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다 점수 차 역전승의 주인공이 된 두산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좀 더 많은 휴식을 확보하며 NC와의 플레이오프를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내내 두산의 뒷문을 든든히 지켜주었던 마무리 이현승은 마무리 투수로는 이례적으로 시리즈 MVP의 영광을 안았다. 


전날 에이스 밴헤켄의 호투로 반격의 1승을 거뒀던 넥센은 4차전에서도 초반 연이은 승운과 타선의 폭발로 7점 차의 여유 있는 리드를 잡았지만, 경기 후반 믿었던 필승 불펜진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9회 초 9 : 5 리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넥센 마무리 조상우는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역전을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까지 써야 했다. 





(기적의 역전승 이뤄낸 두산)



그의 패전은 결국 넥센의 시리즈 탈락이었다. 시리즈 MVP에 오른 두산 마무리 이현승과는 너무나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허무한 패배와 함께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넥센은 목동 홈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아픈 기억과 함께 마무리해야 했다. 


경기 초반 양 팀 선발 투수의 면면에서 투수전보다 타격전이 더 예상되는 경기였다. 넥센 선발 양훈은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지만, 3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점이 불안요소였다. 구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산 선발 이현호는 시즌 후반 선발투수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프로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선발투수라는 중압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선발 투수가 보다 더 많은 이닝을 버텨낸 팀이 승리했던 점을 고려할 때 양 팀 모두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선발 투수들이었다. 


득점의 포문을 먼저 연 건 두산이었다. 두산은 2회 초 최주환, 로메로의 연속 2루타와 김재호의 적시 안타가 이어지며 2 : 0으로 앞서나갔다. 전날 타격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강한 집중력을 보인 두산 타자들을 이겨내기에 넥센 선발 양훈의 구위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불펜진이 양적으로 부족한 넥센은 쉽게 교체 카드를 꺼낼 수 없었다. 넥센은 양훈이 가능한 많은 이닝을 버텨주길 기대해야 하는 상항에서 초반 실점은 넥센에 큰 부담이었다. 


이런 넥센의 걱정은 2회 말 곧바로 사라졌다. 두산 선발 이현호의 난조가 넥센에 호재로 작용했다. 1회 말을 가볍게 넘겼던 이현호는 팀이 리드를 잡은 2회 말 넥센 중심 타자 박병호, 유한준의 장타를 의식하다 연속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이 기회에서 넥센은 연속된 내야 땅볼이 병살을 모면하며 1점을 만회한 데 이어 두산 투수 이현호의 견제가 빠지는 상대 실책으로 2 : 2 동점을 이룰 수 있었다. 두산으로서는 2회 초 2득점의 의미가 너무 쉽게 사라진 순간이었다. 


2회 말 넥센의 2득점은 초반 경기 분위기를 극명하게 엇갈리게 했다. 두산은 이후 힘이 떨어진 넥센 선발 양훈을 상대로 득점 기회를 계속 잡았지만, 3회와 4회 초 병살타, 5회 초에는 직선 2루수에 그대로 잡히며 주자까지 아웃되는 불운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이 외에도 두산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또 다른 불운이 겹치며 경기가 꼬여가는 모습이었다. 


이런 두산의 계속된 불운은 넥센 타선의 신바람을 불러왔다. 넥센은 베테랑 이택근이 컨디션 저하려 선발 출전하지 못했지만, 2회 말 행운이 섞인 2득점을 시작으로 4회 3득점, 5회 3득점, 6회 1득점까지 득점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이 과정에 넥센 포수 박동원은 2개의 2루타로 4타점을 올리는 활약을 했고 4번 타자 박병호는 리드폭을 더하는 솔로 홈런포를 5회 말 때려낸 데 이어 6회 말에는 9 : 2로 앞서가는 적시 안타로 팀 사기를 높였다. 이런 타선의 지원에 넥센 선발 양훈은 6회까지 두산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애초 예상했던 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켰다. 


넥센이 이렇게 생각한 대로 경기가 풀려나갔다면 두산은 계속된 불운에 팀 분위기가 침체하면서 반격의 계기를 잡지 못했다. 공격은 계속된 불운이 겹치며 넥센보다 많은 안타를 때려내고도 득점기회를 번번이 놓쳤고 선발 이현호를 조기에 내리고 가동한 불펜진 역시 연이어 실점하면서 점수 차가 커져만 갔다. 마운드 불안은 수비불안과 연결되면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두산으로서는 5차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넥센으로 기울어져 가는 경기 분위기에 변화가 시작된 건 7회부터였다. 7회 초 넥센의 실책이 원인이 됐다. 7회 초 두산은 넥센 3루수 김민성의 실책으로 시작된 기회에서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로 9 : 4로 점수 차를 좁혔다. 넥센은 선발 양훈을 내리고 손승락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려 두산의 공세를 차단해야 했다. 손승락은 정수빈에게 두산의 4번째 병살타를 유도하며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두산의 반격을 멈춤이 없었다. 8회 초 두산은 넥센의 실책성 수비가 더해진 선두 허경민의 3루타로 잡은 기회에서 다시 1점을 더 추격하면서 경기장 분위기를 다시 뜨겁게 했다. 여기에 넥센 불펜 투수 손승락의 부상에 따른 투수 교체는 두산의 기적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넥센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점수 차에서 베테랑 손승락이 가능한 많은 이닝을 이끌어주길 기대했지만, 또 다른 불펜투수 투입이 불가피했다. 


문제는 남아 있는 필승 불펜 한현희, 조상우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시리즈 내내 불안한 투구를 이이왔던 한현희는 8회 초 2사에 마운드에 올라 실점을 막았지만, 9회 초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빠졌다. 다시 달아오른 두산 타선을 막기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의 한현희였다. 넥센은 아끼고 싶었던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하려 했다. 넥센의 예상은 바로 어긋났다. 


포스트시즌 연이은 등판으로 지친 조상우는 구위기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그의 장점인 강력한 직구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조상우는 그 답지 않게 변화구에 의존하는 투구를 해야했다. 두산 타자들은 조상우의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노렸고 적시타가 이어졌다. 





(준플레이오프 MVP, 두산 마무리 이현승)



허경민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 양의지의 적시타까지 두산 타선이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여기에  넥센 외야진의 수비실책까지 더해지면 넥센의 4점 차 리드는 두산의 10 : 9 한 점 차 리드로 변했다.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변화였다. 두산은 넥센 마무리 조상우의 폭투로 한 점을 더 추가하면서 9회 초에만 6득점 하며 11 : 9로 리드폭을 더하기까지 했다. 꼬인 실타래처럼 경기가 꼬여가던 두산으로서는 한 번에 꼬인 실타태를 풀었고 결과는 대역전이었다. 


역전의 충격에 빠진 넥센은 9회 말 공격에서 두산 마무리 이현승에 맥없이 3타자가 물러나며 그들의 올 시즌 야구를 접어야 했다. 9 : 2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당했다는 점은 두고두고 넥센에게는 아픈 기억이 될 수밖에 없는 4차전이었다. 한정된 투수 자원으로 시리즈를 이끌어가기에는 역시 역부족이었다. 타선이 살아나며 넥센다운 공격력을 선보이긴 했지만, 지친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집중력이 순간 떨어지며 수비에서 허점을 보인 것도 역전패의 원인 중 하나였다. 


물론, 넥센의 문제도 있었지만, 큰 점수 차로 뒤진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은 두산의 뚝심과 끈기가 돋보인 한 판이었다. 두산은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면서 에이스 니퍼트가 충분한 휴식 후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 투수 스와잭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준플레이오프 4차전 대 역전승은 이런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로 팀 사기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과연 준플레이오프 4차전 역전승이 두산의 가을야구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궁금해진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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