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 한국시리즈행 이끈 5회 초 폭풍타

최종 5차전까지 이어진 플레이오프 대결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NC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선발 장원준과 마무리 이현승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와 4회와 5회 초 6득점 하는 타선의 집중력을 더해 6 : 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두산은 2013시즌에 이어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1차전과 4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 무실점 투구로 2승을 기록한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6이닝 4실점으로 버틴 두산 선발 장원준은 승리 투수가 됐고 3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한 이현승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NC는 2차전 완투승의 주인공 스튜어트를 선발 투수로 내세워 승리를 기대했지만, 믿었던 스튜어트가 5회 초 급격히 무너졌고 불펜진 운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대량 실점한 것이 아쉬웠다. NC는 이후 추격전을 전개했지만, 끝내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스튜어트는 2차전 호투의 기억을 뒤로하고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NC 외야수 나성범은 경기 후반 투수로 나서 이닝을 마감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지만, 그것으로 패배의 아쉬움을 덜어낼 수 없었다. 

(6이닝 4실점, 승리 발판 놓아준 장원준)

경기 전 승리의 기운은 두산으로 향해있었다. 두산은 1차전과 4차전 승리 팀이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승리했다는 징크스에 두산은 100% 부합하고 있었다. 여기에 3차전 대패를 이겨낸 4차전 대승은 팀 분위기를 상승세로 돌려놓았다. 준플레오프를 거치면서 피로가 누적되고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지만, 두산 선수들에게는 왠지 질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가득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분위기는 NC가 주도했다. NC는 1회 말 이호준, 2회 말 박민우의 적시 안타로 각각 1득점 하면서 리드를 잡았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2차전 100개가 넘는 투구 이후 3일 휴식 후 등판에 따른 부담이 있는 것 같았다. 2차전에서는 없었던 긴장감도 보였다. NC 타선은 4차전 부진을 털어내고 장원준을 초반부터 밀어붙였다. 그들에게 완벽하게 불리한 시리즈 승리 징크스도 넘어 설것 같았다. 

타선의 초반 득점과 더불어 선발투수 스튜어트도 초반 무실점 투구로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었다. 그 역시 3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2차전 완투승의 기세가 이어지는 투구였다. 3회 초 1사 3루 위기에서 나온 두산의 주루사는 스튜어트에 힘을 더 실어주었다. 

NC에 유리하게 이어지는 경기는 4회 초 두산 양의지의 솔로 홈런포를 기점으로 점점 두산 쪽으로 경기 흐름이 넘어갔다. 마침 선발 장원준이 초반 실점 이후 안정된 투구로 추가 실점을 막아내고 있었다. 4회 초 2사 후에 나온 양의지는 홈런으로 두산은 2 : 1 한 점 차로 NC를 추격할 수 있었다. 이어진 득점기회를 놓치긴 했지만, 4회 초 1득점은 5회 초 대량 득점의 신호탄이었다. 

운명의 5회 두산은 그때까지 호투하던 NC 선발 스튜어트를 상대로 집중 안타를 때려내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선두 김재호의 2루타로 동점 기회를 잡은 두산은 이어진 정수빈에 보내기 번트 대신 강공을 시도한 것이 적중하면서 역전분위기를 만들었다. 직구와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등 속도의 변화보다 공 끝의 힘과 예리함으로 승부하던 NC 선발 스튜어트는 5회 들어 구위 저하에 뚜렷했다. 같은 패턴에 위력이 덜해진 공에 두산 타자들은 큰 어려움 없이 공략했다. 

두산은 허경민의 안타와 민병헌의 볼넷으로 잡은 무사 만루 기회에서 김현수의 2타점 적시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NC는 스튜어트를 대신해 두 번째 투수로 이민호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선발 투수의 갑작스러운 난조에 다소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NC 마운드의 어수선함을 두산은 놓치지 않았다. 두산은 양의지의 희생플라이와 오재일의 땅볼이 득점과 연결되며 NC 선발 스튜어트가 내보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6 : 2로 앞서갔다.

5회 말 5득점으로 두산이 승리 가능성을 높였지만, NC는 쉽게 승리를 두산에 내주지 않았다. NC는 5회 말 나성범의 적시 2루타, 6회 말 지석훈의 솔로 홈런으로 6 : 4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NC의 추격에 두산은 구위가 떨어진 선발 장원준의 교체가 예상됐지만,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게 하는 뚝심 있는 마운드 운영을 했다. 플레이오프 내내 이어지는 불펜진의 불안함을 고려한 마운드 운영이었지만, 마무리 이현승까지 이어지는 불펜진 운영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두산 한국시리즈행 결정지은 3이닝 마무리 이현승)

여기서 두산은 과감한 승부수로 리드를 지켰다. 두산은 7회 말 무사 1루에서 마무리 이현승을 마운드에 올려 나머지 3이닝을 맡겼다. 4차전 2이닝 무실점 투수로 팀 승리를 지켰던 이현승은 다소 무리가 따르는 등판임에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순간순간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하며 고비를 넘겼다. 다시 살아나는 듯했던 NC 타선은 이현승에 막히며 더는 득점하지 못했다. 5회 초 5득점은 NC에 너무나 아픈 실점이었다. 결국, 두산의 6 : 4 리드는 9회 말까지 이어졌고 NC의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희망도 좌절됐다.

NC는 9회 초 수비에서 우익수 나성범을 마운드에 올려 남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책임지게 했다. 나성범은 140킬로 후반의 직구를 선보이며 9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팬서비스 의미와 함께 팀 침체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의미가 있었지만, NC의 반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NC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점을 안고도 두산에 패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대역전승 이후 시작된 상승 분위기를 플레이오프에도 이어가며 한국시리즈로 가는 두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두산은 특유의 끈끈한 야구로 어려움을 이겨냈다. 2013시즌 보여준 미라클 두산의 모습을 재현한 두산이었다. 과연 두산이 상승세를 한국시리즈에도 이어갈지 아직은 승리의 기운이 그들과 함께하는 모습이다. 

사진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