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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5시즌 프로야구, 두산은 환호했지만, 상대 팀 삼성은 아쉬움에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삼성이 더 아쉬웠던 건 누구도 하지 못한 정규리그 5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삼성의 정규시즌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전력 약화의 우려가 있었지만, 투. 타에 걸쳐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기복이 적었다.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피가로가 제1선발로 자리했고 무게감이 떨어졌지만,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클로이드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았다. 여기에 다른 팀에는 없는 탄탄한 토종 선발진의 존재는 큰 힘이었다.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3인의 선발진은 모두 두자릿 수 이상의 승수를 기록하며 강력한 5선발진을 완성했다. 


불펜진 역시 최강 셋업맨 안지만이 건재했고 지난해 구위 저하를 보였던 임창용이 강력한 마무리로 돌아왔다. 두 베테랑이 지키는 뒷문은 양적으로 부족한 불펜진의 문제를 충분히 메워주었다. 이런 마운드의 단단함과 더불어 타선은 리그 최강 수준이었다. 외국인 나바로, 최형우, 박석민으로 이루어진 클린업은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했고 이승엽은 불혹의 나이에도 늘 푸른 소나무같은 모습으로 녹슬지 않은 타격을 보였다. 



구자욱과 박해민의 성장은 팀 전체에 활력을 더했다. 박해민은 60개의 도루로 이 부분 1위를 차지했고 구자욱은 3할을 훨씬 웃도는 타격과 다방면 걸쳐 공격 재능을 뽐내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이 밖에도 삼성은 투.타에서 두터운 선수층을 과시하며 정규리그 내내 여유 있는 행보를 했다. 그 결과는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었다. 


한국시리즈 전망도 밝았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가 비교적 접전으로 전개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팀의 체력 소모가 컸다. 충분한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삼성으로서는 유리한 상황전개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이 삼성의 우승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했다. 


해외 원정 도박에 주력 선수들이 연루되면서 삼성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국시리즈에 대비해야 할 선수들은 연일 보도되는 뉴스를 신경 써야 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선수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커져가는 비난 여론도 부담이었다. 결국, 삼성은 관련된 선수들을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했다. 


문제는 이 선수들의 면면이 팀에 주는 타격이 엄청났다는 점이었다. 시즌 17승을 기록한 윤성환은 확실한 선발 카드를 잃게 했다. 불펜의 주축인 안지만, 임창용의 공백은 윤성환의 공백을 훨씬 능가는 일이었다. 마운드의 중요성이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포스트시즌임을 고려하면 이들 세 선수의 공백은 경기 운영을 어렵게 했다.


분명 쉽지 않은 승부였지만, 삼성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했던 저력을 믿어야 했다. 상대 팀 두산이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었다. 경기 막판 대 역전승으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잡을 때만 해도 역시 삼성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2차전부터 시리즈 분위기는 급격히 두산으로 향했다.


1차전에서 타격감을 금세 되찾은 듯 보였던 삼성 타선은 두산 마운드에 꽁꽁 묶였고 좀처럼 감을 잡지 못했다. 마운드 역시 기대했던 선발진이 허물어지면서 불펜진의 약세는 더 도드라졌다. 1선발로 나섰던 외국인 투수 피가로는 구위저하와 더불어 제구마저 난조를 보이며 난타 당했다. 경험많은 선발 투수 장원삼도 두산 타선을 제어하지 못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클로이드 역시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선발투수진이 흔들리면서 삼성은 불펜의 필승카드 차우찬의 투입 시점을 잡기 어려웠다. 1차전 팀 승리를 지켰던 차우찬은 이후 초반 리드를 당하는 경기를 하면서 등판하지 못했다. 4차전 동점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그의 역투가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팀 전체가 힘을 잃었다. 마운드가 붕괴된 삼성은 5차전 두산의 기세에 완벽하게 눌리며 대패들 당했다. 그것으로 그들의 시즌은 끝이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삼성은 챔피언은 품격을 잃지 않았다. 삼성 선수단은 한국시리즈 시상식에 전원 참석하며 두산의 우승을 축하하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비록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도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로 우승의 의미가 퇴색됐지만, 삼성은 챔피언의 자존심을 다른 방법으로 지켜냈다. 


삼성에게 2위 자리는 분명 낯설다. 그 어느 때보다 쓸쓸한 가을을 보낼 수밖에 없는 삼성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발생한 전력 공백이 내년 시즌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으로서는 본의 아니게 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어쩌면 이번 패배가 계속된 우승으로 돌아볼 수 없었던 팀의 문제점들을 리뷰하고 팀을 다시 만들어갈 계기가 될 수 있다. 삼성 전력을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2015년 아픔으로 가득했던 가을의 기억이 삼성은 어떻게 바꿔놓을지 중요한 건 삼성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사진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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