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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홈런왕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올 시즌 종료 후 공개 포스팅 자격을 얻은 박병호는 1,200만 달러가 넘는 최고가 포스팅 금액으로 우선 협상팀이 결정됐다. 소속팀 넥센이 이 금액을 수용하면서 박병호는 연봉을 비롯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세부 협상을 할 수 있게 됐다. 해당팀과의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은 있지만, 고액을 배팅한 팀이라면 박병호와의 협상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상당한 호조건에 계약할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다. 타자로서 최고 포스팅 액을 갱신했다 점과 거포들의 경연장인 1루수로서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프로리그의 수준과 위상이 그만큼 올라왔음을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리그에서 박병호는 홈런왕의 계보를 잇는 선수였다. 그의 성공이 더 돋보이는 건 시련을 이겨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고졸 선수로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박병호는 입단 직후 거포 유망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고교시절 거포의 가능성은 좀처럼 현실화 돼지 않았다. 첫 소속팀 LG에서 박병호는 1, 2군을 오가며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야구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치며 운동에 집중했지만,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점점 유망주에서 평범한 선수로 위상이 떨어지던 박병호에게 넥센으로의 트레이드는 리그 최고 홈런왕으로 가는 첫걸음이 됐다. 1년간의 팀 적응기를 마친 박병호는 2012시즌부터 숨겨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넥센은 박병호가 주눅들지 않고 마음껏 스윙할 수 이는 팀이었다. 타자 친화구장인 넥센의 홈구장 목동구장도 그의 타격 재능을 꽃피우는 데 있어 좋은 터전이다. 에게는 이후 박병호는 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독식하며 리그 최고 선수로 자리했다. 박병호는 매 시즌 자신의 기량을 업그레이드시키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병호의 폭발과 더불어 소속팀 넥센 역시 강력한 타선을 무기로 리그 상위권 팀으로 발돋움했다. 박병호의 성장은 넥센의 성장 그 자체였다. 박병호는 기록뿐만 아니라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꾸준함과 내구성을 과시하며 팀 기여도도 높은 선수였다. 그의 누적된 데이터는 빅 리그 팀들의 레이더에도 포착됐다. 


특히, 팀 동료인 강정호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 성공은 박병호에 대한 관심을 더 증폭시켰다. 강정호가 소속됐던 팀의 4번 타자에 대한 관심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었다. 다수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 속에 박병호는 올 시즌에도 2년 연속 50홈런을 넘어서며 거포의 위력을 입증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포스팅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포스팅 결과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박병호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박병호는 추신수, 강정호와 더불어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물론, 박병호에 대한 긍정의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박병호는 먼저 진출한 강정호와 달리 포지션에 제약이 있다. 3루 수비도 가능하지만, 주 포지션은 1루수다. 강정호와 달리 공격능력으로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장타와 타점 생산이 그의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그가 강정호보다 더 많은 포스팅 금액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고액의 포스팅과 계약이 영광스럽긴 하지만, 입단 직후부터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가 부담이 된다면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박병호를 영입한 것으로 예상되는 팀들이 빅마켓 팀에 지구 우승을 노리는 팀이라면 부담이 한 층 더 커진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강정호가 적응기를 가지고 시즌에 임할 수 있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한층 더 강한 구위와 변화구에 대한 적응과는 다른 문제다.


하지만 박병호는 지금의 자리에 오를 동안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박병호는 강한 멘탈의 선수가 됐다.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상당 기간 준비과정을 거쳤다. 그의 홈런이 목동이라는 작은 구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그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는 장기간 충분히 이루어졌다. 성적만으로 그에게 고액의 포스팅을 제시했다고 볼 수 없다. 

 

이제 박병호에 남은 건 그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는 일이다. 당장은 프리미어 12에서 대표팀 중심 타자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KBO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야수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까지 성공한다면 여타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박병호의 앞으로 연봉협상과 내년 시즌 활약이 벌써 기대된다.

 


사진 : 넥센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ro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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