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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년간 프로야구에서 가장 극적인 시간을 보냈던 팀은 단연 넥센이었다. 넥센은 그 전신인 현대시절 영광을 뒤로하고 극심한 자금난에 존립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험난한 시간을 지나 기존 프로야구팀과 다른 신개념 프로야구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넥센은 선수단 운영이 안정을 찾자 실적에 입각한 과감한 연봉 계약으로 기존 연봉협상의 공식을 깨는 한편, 성공적인 트레이드와 효과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 꾸준한 내부 선수 육성으로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 넥센은 노력은 최근 3년간 결실을 맺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강팀으로 발돋움했다. 2013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넥센은 가을야구의 주역이었다. 2014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팀 삼성과 접전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팀 성적과 더불어 넥센은 우리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들을 대거 배출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연속해서 성공한 강정호, 박병호는 넥센이 키워낸 대표적 스타였다. 이에 더해 시즌 200안타 대기록을 작성한 서건창과 늦깎이 성공시대를 연 외야수 유한준, 트레이드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거포 내야수 김민성도 3루수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수가 됐다. 올 해에는 김하성이라는 대형 내야수를 발굴해 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로 성장시켰다. 



(변혁기 넥센 이끌어야 하는 서건창)



마운드에서도 넥센은 세이브왕 손승락을 비롯 젊은 투수 한현희, 조상우가 리그 탑 클래스의 불펜투수로 자리했다. 이에 더해 넥센은 외국인 선수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은 넥센은 코치로 돌아온 나이트는 2012시즌 MVP급 활약을 펼쳤고, 밴헤켄은 2012시즌부터 4시즌 동안 10승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함 속에 2014시즌 시즌 20승이라는 빛나는 성적을 남겼다.


이렇게 지난 3년간 빛나는 시간을 보낸 넥센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4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올 시즌 넥센은 홈런왕 박병호를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공격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마운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넥센은 한 때 선수권을 위협하는 팀이었지만, 점점 순위가 밀렸고 신설된 와일드카드전을 치러야 했다. 와일드카드전에서의 전력 소모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전 패배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이렇게 포스트시즌 패배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넥센은 주력 선수 상당수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강정호에 이어 팀의 간판 타자 박병호가 포스팅 절차를 거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했고 FA시장에서 주력 타자 유한준과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잃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넥센은 4년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벤헤켄도 일본 팀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모두 한정된 예산에 따른 불가피한 이별이었다. 재정적으로 안정됐다고 하지만 넥센은 모기업 지원이 없이 자체 생존을 해야 하는 구단이다. 폭등하는 FA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었다. 


넥센은 주력 선수들이 떠나면서 남겨준 막대한 자금을 확보했지만, 전력 약화라는 상처는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자체 육성 강화로 이를 메우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지만, 리그 최상급 타자와 투수들이 빠진 자리를 단기간에 메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지난 3년간 그들이 누려왔던 강팀으로서의 황금기가 끝났음을 의미하고 있다. 


전력 약화극복과 더불어 넥센은 고척돔으로의 홈구장 이전과 정착이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는 고척돔 사용에 따른 서울시와의 협의가 남아있고 새로운 홈구장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이에 맞는 리그 운영방안 마련이 급해졌다. 당장 이전 목동구장에 비해 장타가 덜 나올것이 예상되는 구장 사정은 거포들의 대거 이탈과 맞물려 넥센의 트레이드마크인 빅볼야구의 수정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넥센으로서는 경기력 유지를 위한 내부 선수 육성과 더불어 새로운 홈구장 안착을 모두 이루어야 하는 상황이다. 넥센이 스토브리그 동안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선수 영입에 사용하지 못한 것도 변화한 환경과 팀 사정에 따른 구단 운영 정책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냉정히 전력을 평가하면 당분간 넥센은 상위권과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넥센으로서는 지난 3년간의 전력을 다시 구축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그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금세대들을 추억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없다. 그동안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딛고 일어났던 넥센이다. 그들에게 닥친 또 다른 위기를 다시 한 번 또 다른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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