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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우리 프로야구에서 최강팀은 단연 삼성 라이온즈였다. 삼성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올 시즌에도 무난히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5년 연속 이어 정규리그 우승의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더해  한국시리즈 5년 연속 우승의 또 다른 기록 달성도 앞두고 있었다. 마침 올해는 5위까지 포스트시즌이 주어지는 제도 변경으로 정규리그 1위 팀이 더 유리한 자리에 있었다. 


이런 삼성을 상대할 두산은 준PO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체력소모가 극심한 상황이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삼성의 절대 우위가 예상되는 한국시리즈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았던 변수가 난공불락 같았던 삼성을 흔들었다. 포스트시즌이 한창인 시점에 터진 삼성 소속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삼성은 팀 투수진의 주축인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사건이 연루되면서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윤성환은 팀 주축 선발투수였고 안지만은 국가대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불펜 투수였다. 임창용은 지난해 부진을 씻고 팀의 든든한 마무리 투수로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 세 선수가 사건에 연루됐고 삼성은 이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했다. 당연히 전력 약화는 불가피했다. 


삼성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대 역전승으로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팀의 저력을 발휘하는 듯 보였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준PO부터 놀라운 집중력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린 두산의 기세에 밀려 내리 연패를 하면서 우승을 내줘야 했다. 우려대로 주축 투수들의 전력 이탈이 발목을 잡았다. 이를 만회할 타선마저 두산의 강력한 선발진에 힘을 잃으면서 삼성은 무기력한 패배를 이어가고 말았다. 결과는 5년 연속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반 우승 실패였다. 


삼성은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내고도 올 시즌 패배로 기록되고 말았다. 외적 변수가 악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삼성의 아쉬움은 더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삼성은 이어진 스토브리그에서 FA가 된 중심 타자 박석민을 잔류시키지 못하고 그의 NC행을 지켜봐야 했다. 4년간 최대 96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제시한 NC의 공격적인 투자가 큰 요인이었지만, 내부 FA 잔류에 대부분 성공했던 삼성으로서는 1군 진입 3년에 불과한 신생팀에 중심 선수를 빼앗긴 현실이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삼성의 시련은 계속됐다. 삼성의 수호신으로 리그를 대표했던 마무리 투수 오승환마저 원정 도박에 연루된 사실이 불거지면서 삼성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그가 일본 리그에서 진출한 상황이긴 했지만, 삼성의 상승과 같았던 그의 사건 연루는 큰 충격이었다. 


여기에 삼성은 2년간 팀 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외국인 타자 나바로와의 재계약마저 불발되면서 전력 약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삼성은 올 시즌 함께 했던 외국인 투수 2명의 재계약을 포기한 데 이어 잡아야 할 선수였던 나바로마저 떠나보내며 외국인 선수 구성을 원점에서 새롭게 해야하게 됐다. 특히, 나바로와이 이별은 먼저 팀을 떠난 박석민과 더불어 팀에 부족한 우타 거포의 상실을 의미했다. 삼성은 내년 시즌 당장 중심 타서 구성부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들의 빠진 3루와 2루의 공백을 수비에서 메울 수는 있지만, 30홈런, 100타점 이상이 가능한 두 타자의 공격력은 당장 대체 불가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외국인 새로운 외국인 투수 두 명과 계약했지만, 타 팀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외국인 타자 역시 나바로급 활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삼성으로서는 전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채 내년 시즌에 임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야구단은 제일기획으로 관리를 이관하면서 자생력을 갖춘 구단으로 변모시킨다는 정책 기조 변화는 막대한 투자를 불가능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변화과정에 삼성은 박석민, 나바로에 큰 배팅을 하지 못했다. 삼성은 그동안 강점이었던 내부 육성강화를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이지만, 최강팀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시즌 새로운 홈 구장에서 구단의 새 역사를 써야 하는 삼성으로서는 그 시작이 만만치 않아졌다


지난 5년간 삼성은 절대 강자였고 구단 운영 또한 효과적인 투자를 통해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으면서 자체적으로 스타를 키워냈고 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올 시즌 삼성은 신인왕 구자욱을 비롯해 팀 주축 선수로 성장한 내야수 김상수, 새로운 도루왕으로 자리한 박해민 등 젊은 선수들이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신.구의 조화가 가능했다. 문제는 급격한 전력 약화가 팀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떠난 선수들은 어쩔 수 없지만, 마무리 임창용은 사실상 은퇴가 불가피하고 동계 훈련 명단에 포함되긴 했지만, 윤성환, 안지만 두 주력 투수들의 내년 시즌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런 마운드의 불안감은 내년 시즌 삼성의 가장 큰 불안요소다. 삼성으로서는 내년 시즌 준비 기간 투.타에서 대안을 빠르게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전력 약화를 효과적으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내년 시즌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이렇게 힘겨운 상황에 놓여있는 삼성이지만, 삼성 라이온즈라는 이름에는 왠지 모를 힘이 느껴진다. 삼성은 이미 리빌딩을 거쳐 강팀이 된 이력이 있다. 이번 시련이 어쩌면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풍족한 팜에서 나오는 젊은 선수들이 주어진 기회를 잘 살려낸다면 또 한번 리빌딩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 올 시즌 후 삼성의 정책 방향도 내부 육성과 구단 운영의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확실히 정해져있다. 


삼성이 지금의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홈 구장을 비롯한 선수구성 등에서 큰 변화기에 있는 그들에게는 올 시즌의 아픈 기억들이 새롭게 강팀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자양분으로 작용할지 힘겨운 시련의 시작을 암시하는 것이 될지 주목된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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