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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장성휘의 죽음과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명나라행의 실패로 실의에 빠진 장영실은 부친인 장성휘의 절친한 벗이었던 이천과 한양으로 향하게 된다. 관노의 신분이었던 장영실로서는 자신의 명나라행을 막은 이천의 처분에 따라 자신의 거취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장영실은 한양으로 가는 도중 수 차례 도망갈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이천의 생명의 위험까지 감수하며 백성들을 사랑하는 그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그 마음을 접었다. 이천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바뀌는 혼란기에 자신의 가문이 조선 태조 이성계 의해 멸문되다시피 한 아픔이 있었다. 누구보다 조선 왕조에 대한 증오심이 큰 그였다. 이천은 그 마음을 억누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조선 건국에 힘을 보탰던 인물이었다. 아울러 이천은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세자 충녕대군와 막역한 사이였다.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충녕대군은 천문에 능통한 학사 장성휘를 곁에 두고 싶어 했다. 이천은 충녕대군의 명에 따라 장성휘를 설득하기 위해 그의 본가인 동래를 찾았었다. 하지만 장성휘가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뜻을 이룰 수 있었다. 대신 이천은 그의 아들 장영실의 재주를 눈여겨보고 당장의 속 마음을 숨기긴 했지만, 그의 조력자가 되기로 했다. 장영실은 그가 양반임을 들어 적대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와 허물없는 사이가 됐다.







이천은 장영실의 재주를 활용하기 위해 그를 서운관의 관노로 편입시켰다. 아울러 장영실에게 천문석각의 비밀에 대해 알아보도록 지시했다. 마침 조정에서는 고려왕조의 부활을 꿈꾸는 세력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었다. 반 조선 세력은 가뭄과 기근이 이어지는 흉흉해진 민심을 등에 업고 정변을 꾀하고 있었다. 


이미 조정 내 상당수 인사들이 이에 가담되어 있었다. 그들은 천문석각에 고려 왕조의 부활을 암시하는 표식을 해두었고 이를 반정의 또 다른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 당시만 해도 천체의 여러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과거 중국의 고서나 역학 등에 의존해 해석되어 왔기 때문이었다. 반정 세력은 천문현상을 조선 왕조가 하늘의 뜻을 저버린 결과로 해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백성들을 선동하는 괴문서를 퍼뜨렸다. 이는 신생국가 조선에 큰 위협이었다. 


이 과정에서 천문석각의 비밀에 접근하는 이들이 하나둘 목숨을 잃으면서 위기감은 더 커졌다. 이천은 장영실의 천문지식을 이 비밀을 푸는 데 활용하고자 했다. 장영실은 천문석각에서 왕을 뜻하는 별자리가 따르게 표시되었음을 발견했다. 장영실은 서운관내 이상 기류를 감지하는 한 편 과학 현상을 객관적으로 연구하지 않은 모습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이런 장영실에 반정세력은 그를 납치하려는 시도를 했고 장영실은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이천의 도움으로 이를 벗어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장영실을 통해 천문석각의 비밀을 풀어낸 이천은 배후세력에 대해 알고 있는 석공을 찾았다. 


하지만 그 석공을 노리는 이들이 또 있었다. 세자 충녕대군은 물론이고 반정 세력들도 그가 필요했다. 충녕대군이 가장 먼저 석공을 만났지만, 그가 자객의 화살에 목숨을 잃으면서 천문석각의 진짜 비밀은 다시 묻히고 말았다. 그를 만났던 충녕대군에게도 자객의 화살이 향했지만, 때마침 나타난 이천과 장영실의 도움으로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장영실은 자신이 부상 당하는 와중에도 충녕대군을 위기에서 구하며 그와의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와중에 석공은 죽어가면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또 다른 발전을 예고했다. 


천문석각의 진짜 비밀이 미궁에 빠진 사이, 반정 세력들은 자신들을 향한 감시가 심해짐을 느끼고 정변 일자를 앞당기려했다. 그들은 왕권 강화정책을 더 공고히 하려는 태종에 반감을 가지고 있엇던 사대부 세력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병행하며 세력을 키웠다. 


반정의 기운이 무르익어가는 위기 상화에서 임금 태종은 천문석각의 비밀에 접근하려는 세자를 멀리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 편 갑작스런 선위 의사를 밝히며 조정을 뒤흔들었다. 한편으로 태종은 세자를 흔들려는 세력들에 대한 강한 경고 메세지를 보내며 왕권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런 태종의 행동에는 숨은 의도가 있었다. 태종은 이미 반정 세력들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는 천문석각의 비밀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장영실은 천문석각의 비밀에 대해 좀 더 알고자 참고했던 부친 장성휘의 서책의 저자가 태종이었다. 태종은 이미 천문석각에서 왕의 별자리에 이상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를 빌미로 반정 세력들이 규합하고 정변을 시도할 것을 예측하고 있었다. 오히려 태종은 이를 기회로 고려 잔존세력과 왕권강화에 반하는 세력들의 동시 숙청을 하려했다. 


이런 태종의 측근에는 고려 잔존세력의 중심 인물이었던 장희제가 있었다. 장희제는 천문석각 석공을 그의 화살로 살해하고 그와 만나는 충녕대군에도 화살을 날렸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태종의 명을 받아 반정세력에 침투한 이중 첩자였다. 그를 통해 반정 세력을 면면을 파악한 태종은 대규모 숙청을 준비했다. 


이렇게 조정에 큰 태풍이 몰아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장영실은 혼상을 만드는 재주를 활용해 명나라로 도망칠 기회를 다시 잡았다. 그에 대한 감시가 허술한 상황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를 신뢰하는 이천과 자신의 의견에 경청하는 세자 충녕대군과의 만남은 그의 결심을 흔들리게 했다. 또한, 급변하는 정세 역시 그의 명나라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 속에 장영실은 노비의 신분에서 벗어날 기회를 잡은 장영실, 그의 선택은 무엇일지 그의 재주와 능력이 발휘될 수 무대가 어디 일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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