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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 1세대 중 또 한 명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올 시즌을 준비 중이던 KIA 서재응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서재응은 메이저리그 개척자 박찬호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발자취를 남겼던 선수였다. 이후 국내 복귀후 KIA에서는 팀의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함께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서재응은 세월의 흐름 속에 부진했고 올 시즌 강한 의지로 부활을 준비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재응의 은퇴로 먼저 은퇴를 선언한 최희섭에 이어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KIA의 3인방 중 김병현만이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서재응은 아미시절부터 될성부른 나무로 국.내외 팀에서 주목을 받았다. 서재응은 더 큰 무대로의 도전을 선택했고 프로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다. 과거 박찬호의 경로와 비슷했고 또 한 번의 성공 스토리가 기대됐지만, 큰 부상으로 상당 기간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다시 그가 돌아왔을 때 그는 강속구 투수가 아닌 평범한 투수였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어 보였다. 






서재응은 포기하지 않았다. 긴 마이너리그 시기를 버텨내면서 새로운 투구 패턴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주 무기로 개발한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직구 구속이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하고 정확한 제구로 타자와 대결했다. 그의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명품 구질이 됐다. 빠르지 않은 구위지만 능수능란한 제구로 힘 있는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상대를 이겨내는 그의 투구를 두고 사람들은 아트피칭이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 그렇게 서재응의 메이저리그 스토리는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할 것 같았다. 


하지만 수년간의 화려한 기억을 뒤로하고 서재응은 그의 주 무기 체인지업이 공략당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참 좋은 감각을 유지할 때 팀 사정으로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기도 했고 중간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기도 했다. 서재응은 계속 도전을 이어갔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입지는 갈수록 줄었다. 


2008시즌 서재응은 고향팀 KIA로 돌아와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었다. 현역 메이저리그 출신의 국내리그 복귀에 야구팬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2008, 2009시즌 팬들의 기대와 달리 서재응은 각각 5승에 그쳤다. 타자들의 기량이 높아진 상황에서 떨어진 구위로는 한계가 있었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벤치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반등하지 않은 성적에 팬들의 여론도 차갑게 돌아섰다. 억대 연봉의 응원단장이라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자칫 흘러간 스타로 기억될 위기에서 서재응은 또 한 번 반등에 성공했다.


2010시즌부터 서재응은 선발투수로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2010시즌 9승 7패 방어율 3.34로 회복세를 보인 서재응은 2011시즌 8승 9패 방어율 4.28로 주춤했지만, 2012시즌 최고의 활약을 했다. 그 해 서재응은 160이닝을 투구하며 방어율은 2.59, 9승 8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당시 소속팀 KIA 불펜진의 붕괴와 타선의 지원 부족이 겹치는 불운때문이었다. 


특히, 후반기 선발투수로 44이닝 무실점은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대기록이었다. 당시 서재응의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다. 체인지업 외에 추가된 다양한 변화구와 날카로운 제구,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그렇게 서재응은 늦었지만, 제 2의 전성기를 여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2시즌을 정점으로 서재응은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방어율은 급격히 올라갔고 투구 크게 줄었다. 불펜 투수로의 변신도 모색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15시즌 서재응은 1승 4패 방어율 4.95를 기록했고 투구 이닝은 40이닝에 불과했다. 팀내에서 그의 역할비중은 크게 줄었다. 리빌딩의 주력하는 팀 사정으로 그의 기회는 더 줄었고 젊은 투수들의 그 자리를 대신했다. 


서재응은 2016시즌을 앞둔 시점에 은퇴 가능성이 컸지만, 대폭의 연봉 삭감을 감수하며 현역연장 의지를 보였다. KIA 역시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40대의 나이에도 팀 주력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최영필의 예는 서재응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었다. 이번 동계 훈련이 서재응에게는 현역 연장을 위한 중요한 시간이었다. 


어렵게 현역 연장의 기회를 잡은 서재응이었지만, 서재응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도전의 접는 결정을 했다. 내심 베테랑의 부활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그의 말대로 서재응의 은퇴로 젊은 선수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서재응은 기록상으로 빼어낸 성적을 남기진 못했다. 단 한번도 선발 10승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 우리 리그에서 통산 42승 48패 방어율 4.30의 기록은 평범해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도전의 역사에서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기억될 수 있는 선수다. 앞으로 서재응은 선수로서의 기억을 뒤로하고 어떤 모습으로 야구팬들과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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