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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진출과 일본 잔류, 심지어 국내 복귀까지 거론됐던 거포 이대호의 행선지는 메이저리그였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1년 계약을 맺으며 큰 무대에 대한 도전을 선택했다. 하지만 긴 기다림의 결과로 체결한 계약 조건은 기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우선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이 보장되지 않은 마이너리그계약에 계약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스프링캠프 초청권을 얻었지만, 경쟁에서 밀리면 25인 로스터에 들어갈 수 없는 마이너리그계약이다. 보장금액도 인센티브를 모두 획득해야 받을 수 있다. 오랜 기간 우리 리그와 일본리그에서 팀의 중심타자로 리그 탑 클래스 성적을 기록했고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활약했던 그의 이력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대호로서는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 크게 상할 수 있는 조전이다. 현 소속팀인 일본의 소프트뱅크에 남았다면 수십억 원의 연봉과 함께 장기계약까지 보장된 상황이었다. 일본리그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며 커리어를 만들 수도 있었다. 일본리그에 잔류하더라고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이대호는 꿈을 선택했다.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의 냉정한 평가를 실력으로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하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우선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가 걸림돌이었고 장타력과 수비, 주루의 약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적됐다. 반면 검증된 타격 능력과 화려한 선수 생활 이력은 큰 장점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타격능력을 갖춘 1루수 지명타자를 원하는 팀에서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과의 협상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국내 리그의 박병호와 김현수가 각각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는 와중에도 이대호의 계약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계약 체결 예상 일자가 자꾸만 늦어졌고 스프링캠프 시작 일자가 다가오는 시점에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이대호 역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계약조건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유턴가능성이 커지는 시점에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계약하며 꿈을 향해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앞으로 이대호는 오랜 기간 경험하지 않았던 1군 엔트리 진입 경쟁을 시작으로 포지션 경쟁을 이어가게 됐다. 마침 그가 주전 경쟁을 해야할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새로운 소속팀 시애틀 입장에서는 그가 보험용 선수라 할 수 있다. 이런 냉혹하고 보장된 것이 없는 현실은 이대호의 힘든 메이저리그 여정을 예상케 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는 우리 선수들에게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일본리그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중심 타자로 활약했던 이력이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텃세가 심한 일본리그에서 이대호는 성적뿐만 아니라 팀의 리더의 역할까지 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경험은 메이저리그 생존경쟁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낙천적인 성격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대호로서는 스프링캠프에서 그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훨씬 빠르고 위력적인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지금의 계약 조건이라면 새로운 소속팀에서 그의 위치는 신인급 선수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떤 이들은 그의 결정에 선수로서 이룰 것을 다 이룬 그가 부담이 덜하기에 가능했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십억 원의 보장된 금전을 포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이대호는 선수 생활의 후반기를 새로운 도전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그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에 대한 부담이 더 큰 나이인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도전을 결정했다. 과연 이대호가 실망스러운 계약 조건을 풍성한 계약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 그의 도전 결과가 궁금해진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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