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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가장 힘든 포지션을 꼽으라면 단연 포수라 할 수 있다. 특히, 수비 때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무거운 장비를 경기 때마다 착용해야 하고 투수와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을 시작으로 투구에 대한 포수, 도루 견제, 수비작전 지시, 여기에 타자와의 수 싸움까지 함께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버텨내기 힘든 포지션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공격적인 능력까지 좋은 포수의 덕목으로 여겨지며 부담이 가중됐다. 만약, 공격과 수비를 겸비한 포수를 보유한 팀은 전력에 있어 상당한 플러스 요소를 갖춘 팀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상위권 팀 중 상당수는 좋은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SK는 포수 부분에서 상당한 강점이 있는 팀이었다.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우선 입성할 수 있는 레전드 포수 박경완으로 대표되는 포수진은 든든했다. 박경완을 시작으로 정상호, FA로 영입돼 SK와 함께 했던 조인성, 최근 젊은 포수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원까지 그 면면이 화려했다.





하지만 올 시즌 SK의 포수진은 사정이 그리 넉넉히 않다. 오랜 기간 SK의 안방을 지켜왔던 베테랑 정상호의 FA 이적 공백이 상당하다. 비록, 정상호가 지난 시즌 잔 부상에 시달리며 출전 경기 수가 줄었지만, 풍부한 경험과 한방 능력이 있는 타격 능력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되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그가 있어 이재원이 공격형 포수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정상호의 공백은 당장 이재원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와 표수 자리를 나눠서 지면서 체력안배와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올 시즌은 홀로 그 부담을 져야 할 상황이다. SK는 박경완 코치를 1군 베터리 코치로 승격시켜 젊은 포수들의 기량 향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경험 축적이 좋은 포수가 되는 절대적 요소인 점을 고려하면 훈련만으로 단기간에 젊은 포수들의 발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 변화는 이재원에게 풀 타임 주전 포수로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하고 있다. 이재원은 2006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타격 능력을 갖춘 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팀의 두터운 포수진 탓에 포수로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중간 부상도 있었고 군 복무 공백도 있었다.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돌아왔지만, 그의 자리가 없었다. 


대신 이재원은 타격 재능을 살려 그의 입지를 넓혔다. 대타 지명타자로 역할 비중을 높이던 이재원은 2014시즌 완전히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였다. 지명타자로 풀 타임 출전 기회를 잡은 이재원은 한때 4할 타율에 도전할 정도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시즌 후반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이재원은 120경기 출전에 0.337의 타율, 139안타, 12홈런, 83타점을 기록하며 일약 팀의 중심 타자로 떠올랐다. 


타자로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재원은 포수로의 출전 기회도 늘려나갔다. 팀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카드로 이재원이 자주 선택됐다. 2015시즌 이재원은 정상호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는 사이 주전 포수로서 역할이 커졌다. 그러면서도 이재원은 0.282의 타율과 17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타격 능력을 보였다. 공격형 포수로 자신의 입지를 다진 2015시즌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이재원은 홀로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할 상황이다. 주전급 포수인 정상호의 이적으로 백업 포수진이 약해진 탓에 그의 출전 경기 수가 한층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가끔 지명타자로 출전하면서 수비부담을 덜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더 이루어져야 할 올 시즌이다. 여기에 아직은 공격력과 비교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수비능력 향상까지 이루어야 하는 이재원이기도 하다. 만약 이재원이 이런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제 이재원은 타격과 수비에서 SK의 중심 선수다. 높아진 위상에 비례해 역할 비중이 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올 시즌 변화한 환경은 그가 더 큰 선수로 발전하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포수로서 이재원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SK의 올 시즌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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