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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에게 FA 계약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장기간 주전급 선수로 꾸준한 활약을 해야 하고 외부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록들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막상 FA가 되었을 때 시장의 상황 등 변수도 작용한다. 이런 탓에 FA 계약은 몇몇 소수의 스타급 선수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스타급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은 보상 선수 규정에 묶여 팀 이동의 기회가 극히 제한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FA 시장에서도 이런 현상은 여전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롯데에서 한화로 팀을 옮긴 심수창은 예상치 못한 FA 계약 사례였다. 


심수창은 2015시즌 롯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롯데 마운드의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의 남긴 기록은 4승 6패 5세이브 3홀드 방어율 6.01으로 그리 좋지 않았다. 통상 기록 역시 33승 61패 10세이브 방어율 5.29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평범 이하의 성적이라 해도 될 정도였다. 



(심수창 한화에서 비상할 수 있을까?)



대신 심수창은 그동안 불운의 투수로 더 알려져 있었다. LG, 넥센, 롯데를 거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고비를 넘지 못하고 좌절하는 일이 많았다. 2006시즌 LG의 선발 투수로 10승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이후 선발과 불펜의 오가는 과정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트레이드로 넥센으로 팀을 옮겼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등판 기회마저 크게 줄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될듯될듯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5시즌 심수창은 드디어 반전의 가능성을 보였다. 투구폼에 변화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투구 스타일을 만들었다. 직구의 스피드가 올라갔고 장기인 포크볼의 위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심수창은 시즌 초반 선발투수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았다. 불운한 경기가 이어지면 승수를 쌓지 못했지만, 선발 투수가 부족했던 롯데에게 심수창은 생각지도 못했던 플러스 요소였다.  


하지만 심수창은 팀 사정에 따라 마무리 투수에서 불펜, 선발, 불펜을 오가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의 좋았던 모습을 유지하지 못했다. 마무리 투수 변신 이후 롯데의 새로운 마무리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마무리 투수로서의 성공 스토리는 오래가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로 몇 차례 실패를 경험한 이후 심수창은 자신감을 잃었고 부진에 빠졌다. 이후 심수창은 보직을 수차례 변경하거나 2군에서 조정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지만,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심수창은 아쉬움 속에 2015시즌을 마무리했다. 심수창은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그동안의 성적을 고려할 때,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워보였다. 그의 팀 이동 가능성 역시 크지 않았다. 롯데 잔류가 유력해 보였던 심수창을 주목한 팀은 한화였다. 한화는 심수창이 롯데와의 우선 협상이 결렬된 이후 그를 영입했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투수를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내주며 영입한다는 건 큰 모험일 수 있었지만, 한화는 2015시즌 심수창에 보여준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화로서는 선발과 불펜투수로 모두 활용 가능한 심수창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다면 마운드에 큰 힘이 될것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심수창 외에 FA 투수 정우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송신영을 영입한 데 이어 자유계약으로 풀린 두산 출신 이재우 등 베테랑 투수들의 대거 영입했다. 한화는 이를 통해 마운드에 경험치를 더했다. 이들은 다양한 투수 옵션을 활용하는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기도 했다.


심수창 역시 이런 한화의 전략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간 심수창의 기록들을 고려하면 한화에 선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상당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유망주를 내주고 영입한 심수창이 실패한다면 한화는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잃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수창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이것이 그에게는 큰 부담이 될수도 있다. 


심수창으로서는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올 시즌이다.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심수창은 구질이 가볍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직구 스피드가 살아있고 지난 시즌 밋밋하던 주무기 포크볼도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구질을 가지고 있다. 


만약 심수창이 2015시즌 초반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마운드에서 역할 비중이 커질 수 있다, 토종 선발 투수가 부족한 선발진은 물론이고 송창식이 고군분투하던 우완 불펜진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외부로부터 대거 선수들을 영입한 만큼 내부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하지만 긍정의 요소는 충분하다. 투수 지도에 일가견이 있는 김성근 감독과의 만남과 우승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팀 분위기도 그에게 큰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은 그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과연 심수창이 올 시즌 FA 선수로서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한화의 선택의 가져올 결과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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