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가장 많은 변수에 놓여있는 팀 중 하는 삼성이다. 삼성은 5년간 정규리그 우승을 하며 최강팀으로 리그를 평정했지만, 지난 시즌 돌출악재 속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데 이어 많은 변화를 겪었다. 아직도 그 변화는 진행형이다.
그래도 현대식 시설을 자랑하는 새로운 홈구장으로 이전한다는 건 긍정적인 요소다. 그동안 삼성이 사용했던 대구시민 운동장은 낙후된 시설에 따른 관중 수용능력과 안전도 등에서 문제가 있었다. 삼성으로서는 그동안 강팀으로 그들의 역사를 만들었던 구장을 떠나는 것이 아쉽지만, 명문 구단에 걸맞은 홈구장 이전은 팀은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명문 구단의 명성을 이어가기 힘들게 하는 환경적 변수다. 우선 팀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대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 5년간 삼성은 외부 FA에 투자하지 않고도 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투자를 안 한 것이 아니라 FA 투자금액을 시설과 2군 육성 등 다른 곳에 집중한 탓이었다. 그 결과 내부 자원으로 충분히 강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좋았던 탓에 삼성은 선수들의 충성도도 높았다. 하지만 올 시즌 삼성은 투자 대비 효율성을 더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구단 운영에 있어 풍족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는 분명 선수들에게는 부정적인 요소다.
여기에 전력 약화는 삼성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터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주력 투수였던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이 한국시리즈 출전을 하지 못했던 삼성이었다. 이는 전력약화로 이어졌고 한국시리즈에서 상승세의 두산에 허무하게 패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올 시즌에도 이들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KBO의 중징계를 받는 임창용은 삼성에서 방출됐다. 출전정지 징계가 풀리며 선수 복귀도 가능하지만, 그를 영입할 구단이 있을지 미지수다. 그렇다 하더라고 임창용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선수로 복귀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윤성환, 안지만은 수사가 진행중인 관계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징계가 없더라도 그들의 출전에는 상당한 비판 여론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이들을 동계훈련 명단에 포함해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했을 때 이들의 엔트리 등록은 상당한 부담이다. 삼성으로서는 이들이 없는 시즌을 구상해야 할 상황이다.
선발과 불펜진에서 구심점이 되어야 할 선수들이 빠진 삼성의 마운드는 그 경쟁력이 떨어진다. FA 계약으로 이적한 박석민과 외국인 타자 나바로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약해진 타선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 발디리스와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어느 정도 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마운드는 사정이 다르다. 내부 자원으로 이들 세명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새로운 선수로 교체했다. 웹스터, 벨레스터는 비교적 젊고 우리 리그에서 성공하려는 의지가 강한 선수로 소개됐다. 삼성은 이들이 마운드에 새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선수들의 입단 러시가 이어진 우리 프로야구 현실에서 삼성의 외국인 투수들은 지명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리그 적응의 변수가 있지만, 새 외국인 투수들이 기대했던 역할을 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토종 선수들의 경우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는 베테랑 선발 투수 장원삼과 지난 시즌 전천후 투수로 활약하며 탈삼진왕 타이틀의 주인공이었던 차우찬 두 좌완 투수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원삼은 외국인 투수 2명과 더불어 선발진에서 차우찬은 팀 사정에 따라 선발투수와 마무리 투수 보직중 하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차우찬은 삼성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다. 특히, 차우찬은 지난 시즌 힘에 의존하는 투구에서 벗어나 야구에 눈을 뜬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더 큰 활약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는 것도 큰 동기부여 요소다.
이들과 더불어 삼성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는 정인욱, 이케빈, 장필준, 백정현 등에 마무리 투수 가능성이 있는 심창민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중에서 정인욱과 심창민은 팀의 미래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완전히 유망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팀 내 비중이 커진 만큼 그에 걸맞은 활약이 필요하다.
이들 외에도 오랜 부상에서 벗어나 재기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권오준과 지난해 개명까지 하며 성공의 의지를 보였던 박근홍, 김건한 등 중견 투수들도 마운드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들이다. 삼성으로서는 윤성환, 안지만 두 주력 투수가 혐의가 풀리고 이상 없이 경기에 나서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 기대보다는 앞서 언급한 투수들로 최대한의 결과물을 얻어야 하는 올 시즌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긍정적 전망이 현실화됐을 때 일이다. 아직 삼성 마운드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한때 큰 이슈가 됐던 삼성발 트레이드 루머 역시 마운드 강화라는 명제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그만큼 삼성은 마운드에 대한 고민이 크다. 삼성이 마운드의 부정적 변수를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동안 유지해온 강팀의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남은 시즌 준비 기간 이에 대한 삼성의 해법이 궁금하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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