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프로야구] 무명에서 롯데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김상호

롯데가 연이틀 타선이 폭발하며 연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5월 13일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타선이 2회 초 홈런 3방으로 5득점 하는 장타력에 팀 14안타 14득점하는 집중력까지 선보이며 14 : 8로 완승했다. 롯데 선발 투수 레일리는 5.2이닝 동안 9피안타 5실점으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타선의 뜨거운 지원 속에 시즌 4승에 성공했다. 

삼성은 선발 웹스터가 초반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고 그 때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웹스터는 3이닝 7피안타에 무려 8개의 사사구를 허용하며 최근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삼성은 그의 초반 실점에도 그 에게 계속 투구 기회를 주며 컨디션 회복을 기대했지만, 웹스터는 자신감마저 떨어진 투구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그의 뒤를 이은 두 번째 투수 임대한이 4이닝 무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안정시키며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은 1 : 9로 크게 뒤지던 6회 말 롯데 선발 레일리의 난조를 틈타 잡은 만루 기회에서 최형우의 만루 홈런 포함 7득점하며 극적인 역전승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경기 후반 다시 불펜진이 무너지며 더 이상의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삼성은 롯데보다 하나 적은 13개의 팀 안타로 8득점하며 공격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사사구 14개를 내주며 자멸하다시피 한 마운드의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 야수진의 주목할 만한 새얼굴 김상호)

롯데는 레일리에 이어 나온 두 번째 투수 이명우가 무너지면서 진땀 나는 경기를 해야 했지만, 이후 등판한 불펜진이 무실점 투수로 승리를 지키며 2연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8회 초 삼성 불펜 투수 백정현, 김대우를 상대로 5득점하면서 삼성의 추격을 완전히 뿌리칠 수 있었다. 

이렇게 뜨거운 타격전의 경기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 중 한 명은 롯데 김상호였다. 전날 넥센전에서 3점 홈런 포함 프로데뷔 후 첫 4타점 경기를 했던 김상호는 삼성전에서는 4안타에 또 한 번의 4타점 경기를 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틀 연속 맹타로 김상호는 타율을 3할대 후반으로 끌어올렸다. 아직 11경기 출전에 불과하지만, 김상호는 홈런 2개를 때려냈고 0.385의 타율에 13타점으로 상당한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다. 장타율은 5할이 넘고 출루율로 4할을 넘겼다. 시즌 중간 그를 1군에 콜업해 5번 타순에 배치한 벤치의 결정에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 성적 표본이 많지 않지만, 연봉 2,800만원을 받는 선수로는 놀라운 활약이다. 

김상호는 2012년 프로데뷔 이후 그 이름을 크게 알리지 못했다. 일단 기회가 부족했다. 그가 경쟁할 1루수 자리에는 박종윤이 든든히 자리하고 있었다. 검증되지 않은 신인 김상호가 넘기는 힘든 벽이었다. 당시 롯데는 리빌딩 보다는 팀 성적이 중요했다. 

일찌감치 상무에 입단해 군 문제를 해결한 김상호는 올 시즌을 앞둔 스프링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그의 자리는 2군이었다. 하지만 김상호는 퓨처스 리그에서 폭발적인 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퓨처스 리그 17경기에서 김상호는 5할에 육박하는 타율과 7개의 홈런, 9할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했다.

마침 1루수 박종윤의 타격 부진으로 고심하던 롯데는 김상호의 활약에 주목했다. 타격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 시즌 박종윤의 주전 1루수 자리를 확고했다. 하지만 박종윤은 타격에서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롯데는 백업 내야수 손용석과 박종윤의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하며 1루수의 공격력을 끌어올리려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런 롯데에게 주전 3루수 황재균의 부상은 큰 변화를 불가피하게 했다. 

롯데는 1루수 플래툰 자원이었던 손용석을 3루수로 기용하면서 약해진 공격력 강화를 위한 대안으로 김상호를 선택했다. 마침내 김상호는 1군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5월 초 팀이 연패에 빠지면서 선수단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던 롯데는 공격에서 부진하면서 장점인 수비마저 흔들린 주전 1루수 박종윤을 2군으로 내리는 결정을 했다. 애초 박종윤의 컨디션 회복 기간 동안 한시적 조치로 여겨졌지만, 김상호는 공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주전 1루수로 도약했다. 

롯데는 다시 그를 5번 타순에 배치하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대신 6번 타순에 강민호를 배치하면서 상대팀이 김상호에 정면 승부를 들어올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예상대로 그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대 팀들은 강민호보다 만만한 상대인 김상호에 정면 승부 했지만, 이는 김상호의 존재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롯데는 그가 부진한 타격을 해도 신뢰를 보냈고 경기를 치를수록 1군 투수들에 공에 적응한 김상호는 최근 연일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며 중심 타자 역할을 해냈다. 롯데가 승리한 5월 13, 14일 경기에서는 득점권에서 해결 능력을 보이면서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상호의 활약과 함께 롯데는 기존 주력 선수들의 타격감 회복까지 더해지며 5월 초 침체했던 타선이 폭발력을 되찾았다. 김상호가 중심 타선에서 역할을 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상호는삼진을 두려워 하지 않은 파워 넘치고 거침없는 스윙을 하면서도 경기를 치를수록 정교함까지 갖추어가는 모습이다. 타석에서 여유가 있고 집중력도 좋다. 그의 타격감이 경기를 치를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한때의 바람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김상호의 등장은 경쟁이 없었던 1루수 자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주전 1루수 박종윤이 1군에 복귀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황재균까지 돌아온다면 롯데 타선은 상.하위 타선 모두 강해질 수 있다. 마운드가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시점에 전력 강화에 있어또 다른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프로 입단 4년 만에 큰 기회를 잡은 김상호다. 아직은 성공이라는 말을 하기에 이르다. 분명 타격 슬럼프 등 고비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김상호는 주어진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잘 만들어가고 있다. 4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김문호와 더불어 롯데 야수진의 새로운 얼굴로도 손색이 없는 김상호다. 김상호가 지금의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그의 프로선수로서 진짜 발걸음은 이제 시작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