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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지역 출사 때 작은 어촌 마을을 찾았습니다.
최근에 각종 개발사업 등으로 개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는데요.
제가 방문한 마을 앞에서는 개펄이 넓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전라남도의 어느 바닷가에서 본 개펄은 살아있었습니다.
농촌의 광할한 들판과 같이 바다의 들판이 이 곳에 있었습니다.


물이 빠진 개펄 사이로 작은 수로가 생겼습니다. 넓은 바다로 갈 수 있는 비밀의 길 같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어떤 곳으로 갈 수 있을까요?



지금은 썰물입니다. 어촌 마을은 조용합니다.
작은 고깃배 몇 척만이 정거장의 버스처럼 포구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함께한 일행 중 몇 분이 개펄에 있던 뻘배에 도전했습니다.
예전에 농어촌 소개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장면을 한번 재현해 보았습니다.




마음은 앞서지만 앞으로 전진이 잘 안됩니다.
뻘배는 그 모양이 작은 나무 판자같고 보잘것 없습니다.
하지만 개펄 저 멀리까지 갈 수 있는 가볍고 실용적인 수단입니다. 개펄을 갈 수 있는 작은 교통수단인 셈이죠.

어설프지만 조용한 개펄에 사람이 어우러지니 또 하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조용해진 개펄,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바다와 개펄을 비추는 하늘과 작별을 고하려 합니다.


이 때, 어민 한분이 작업을 위해 개펄을 찾았습니다.
이 분은 너무나 능숙한 자세로 뻘배를 타고 개펄로 나가셨습니다.

저에게 개펄은 멋진 사진을 만들어 내려는 수단일지 모르지만 이 분에게 바다, 개펄은 삶을 이어가는 터전이 되겠지요?
사진을 찍기위해 벌인 우리들의 퍼포먼스가 이 분에게 어떻게 보여졌을지,

한 순간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점점 개펄 저 멀리로 뻘배는 멀어집니다.
저 곳에서 이분이 잡은 낚지, 조개는 한 가정을 살찌우고 이 것을 먹는이의 미각을 살찌울 것입니다.

이 개펄에서 여러 삶의 모습들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도시로 향합니다.
멋지고 색다른 풍경으로만 개펄을 담을 뻔 했습니다. 어민 한 분이 이곳에 담긴 삶을 보여 주셨습니다.

개펄에는 여러가지 삶이 녹아있고 추운 겨울에도 녹아들 것입니다.
그 중에 한 장면을 담았고, 개펄은 제 삶의 한 부분을 담았습니다.

이 개펄과 함께 이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삶이 나아지시길 기원하면서 발길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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