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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투자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거품논란까지 일고 있는 KBO리그 FA 시장의 상황에 보듯 수준급 국내 선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신인 선수들의 기량도 당장 실전투입이 힘든 현실에서 당장 팀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외국인 선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각 구단은 수준급 외국인 선수 영입에 온 힘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 이유로 외국인 선수에 대한 투자 비용도 커졌다. 꽤 이름이 있는 메이저리거 출신이 KBO리그에서 뛰는 일은 이제 흔한 광경이 됐다. 물론,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지나친 투자와 고용주라 할 수 있는 구단들이 불리한 계약을 감수하는 등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기도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팀 성적과 직결되는 것이 현실인 건 분명하다.



2017시즌 롯데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타 구단과 크게 다른 선택을 했다. 공식적인 계약금액만 본다면 롯데는 가장 적은 돈을 외국인 선수에 투자했다. 외국인 선수 3명의 면면도 그 무게감이 떨어진다. 우선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를 채울 레일리, 마켈은 원투 펀치로서 역할이 가능할지 아직 의문이다. 






(롯데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




레일리는 2년간 KBO리그에서 활약했고 까다로운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라는 장점이 있지만, 좋았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편차가 큰 투수였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에이스 역할을 할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부진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레일리와의 세 번째 계약에 다소 미온적이었지만, 그를 대신할 외국인 투수를 찾지 못하며 레일리와 세 번째 인연을 이어가기로 했다. 레일리는 냉정히 롯데의 우선순위가 아니었지만, 대안 부재라는 변수에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이런 사정은 그에게 많은 계약금을 안겨줄 수 없게 했다.



그와 짝을 이룰 우완 투수로 선택된 마켈은 젊고 싱싱한 어깨를 가지 투수로 발전 가능성까지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레일리와 함께 2년간 롯데 선발 마운드의 주축을 이뤘던 린드블럼과 비교하면 부족함이 느껴진다. 아직 20대의 메이저리그 경험이 거의 없는 마켈이 새로운 리그에서 원투 펀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다. 



메이저리거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타 팀 외국인 투수 구성과 비교하면 레일리와 마켈의 조합은 크게 기울어지는 느낌을 피할 수 없다. 외국인 타자 역시 롯데는 이전과 다른 선택을 했다. 롯데는 그동안 거포형 타자 또는 외야수를 외국인 타자로 주로 선택했다. 그 사이 가르시아와 아두치라는 훌륭한 좌타자가 팀에 큰 보탬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아두치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나면서 상황이 꼬였고 그를 대신해 영입된 외국인 타자 맥스웰은 훈련 중 부상으로 제 기량을 채 발휘하지도 못했다. 결론적으로 롯데는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의 역할이 크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외국인 타자 선택의 범위를 넓혔다. FA 대상자인 주전 3루수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롯데는 내야수 자원이 필요했다. 외야진에 김문호의 폭풍 성장, 전준우의 군 제대라는 긍정요소가 더해지면서 롯데의 선택폭은 넓어졌다. 결국, 롯데는 내야 전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번즈를 영입하며 내야진 보강을 선택했다. 



번즈 역시 새로운 외국인 투수 마켈과 함께 메이저리그 경험은 많지 않지만, 젊고 가능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는 선수다. 특히, 그동의 기록을 살피면 번즈는 수비에서 안정감이 돋보이는 선수였다. 롯데는 고질적인 약점인 내야 수비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번즈가 필요한 선수였다. 이대호의 영입으로 부족했던 1루 포지션의 공격력이 획기적으로 좋아졌고 황재균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3루 자리에 다수의 경쟁군이 존재하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었다. 



번즈는 주전 2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수년간 롯데 주전 2루수였던 정훈은 최근 수비불안과 함께 공격력에서도 내림세를 보이며 그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롯데는 정훈을 대신해 번즈를 주전 2루수로 기용하면서 정훈은 3루 주전 경쟁 또는 백업경쟁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바꿔말하면 정훈이 백업으로 자리할 정도가 된다면 롯데 내야진의 선수층이 그만큼 두꺼워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롯데다. 



하지만 번즈가 공격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그의 그동안 기록은 공격에서는 인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수비에 강점이 있다고 하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공격력에서 문제를 보인다면 존재감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번즈가 스프링캠프 기간 얼마나 빨리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고 공격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일지가 그의 영입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롯데는 외국인 선수 3인의 선택에 있어 이름값이나 경력보다는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함께 고려했다. 그 결과 투자비용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이대호의 롯데 복귀를 위해 초대형 계약을 마다하지 않았던 롯데임을 고려하면 단순히 비용절약의 관점으로 이를 살피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롯데는 내심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그렇지 않다면 소극적인 투자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롯데의 외국인 선수 3인이 롯데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해줄 수 있을지 이는 당연히 롯데의 올 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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