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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이닝 4피안타 6사사구 5탈삼진 6실점(5자책), 올 시즌 선발 등판에서 가장 많은 실점이었고 사사구 역시 가장 많았다. 6월 13일 KIA전이 롯데 에이스 박세웅에게는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KIA 타선은 1위 팀답게 강했고 짜임새가 있었다.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도 뛰어났다. 하지만 박세웅은 초반 실점에도 마음을 다잡고 6회 이상을 책임지며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팀 타선도 이런 박세웅을 득점으로 지원하며 그를 패전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했다. 만약, 롯데가 승리했다면 박세웅은 물론, 팀에게도 의미가 있는 경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후반 불펜진이 버티지 못했다. 롯데는 초반 1 : 5로 밀리던 경기는 7 : 6으로 뒤집는 역전 쇼를 펼쳤지만, 재역전을 허용하며 결국, 7 : 10으로 패했다. 롯데는 3연승 기회를 놓쳤고 순위는 7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됐다. 

KIA는 대체 선발 투수로 나선 신예 박진태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선두 팀의 힘을 보여줬다. IA는 이날 함께 승리한 2위 NC에 반 경기 차 1위를 지켜냈다. 7 : 7 동점이었던 8회 말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KIA의 불펜 에이스 김윤동은 1.1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다. 반대로 같은 동점 상황에서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롯데 불펜 투수 윤길현은 3실점으로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롯데로서는 꼭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한 주를 시작하는 경기이기도 하고 연승 분위기도 이어가야 했지만, 무엇보다 에이스 박세웅이 선발 등판했기 때문이었다. 박세웅을 제외하고 선발진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그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의 승률을 높여야 하는 롯데이기도 했다. 

그에 대한 높아진 기대만큼 박세웅의 부담감도 비례해서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풀 타임 3번째 시즌을 경험하고 있는 젊은 투수에게는 무거운 짐이라 할 수 있다. 박세웅은 그 부담을 잘 이겨냈다. 더 강해진 구위만큼이나 경기운영 능력과 멘탈도 강해진 박세웅이었다. 

하지만 6월 13일 KIA전은 이전 그의 투구와 다른 모습이었다. 정교하던 제구가 크게 흔들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KIA의 강타선을 의식한 탓에 더 좋은 공을 던지려는 마음이 그의 투구 밸런스를 흔들었다. 공을 던질 때 힘이 많이 들어갔고 스트라이크존을 빗나가기 일쑤였다. 대체로 경기 초반이 어려운 것이 선발 투수들의 성향이지만, 박세웅의 경기 초반은 평소보다 더 어려웠다. 

박세웅은 실점 내용도 좋지 않았다. 1회 초 볼넷과 몸맞는 공으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낸 박세웅은 KIA 4번 타자 최형우에게 높은 변화구를 구사하다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시즌 피홈런이 단 1개에 불과한 박세웅으로서는 경기 초반 큰 한 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의 부진은 2회에도 계속 됐다. 박세웅은 KIA 하위 타선인 김민식에 안타, 이어 김주형에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고 2실점과 연결됐다. 2회 2실점은 팀이 3 : 1로 추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아쉬움이 더했다. 

올 시즌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던 박세웅으로서는 1, 2회 5실점으로 방어율까지 2점대로 올라서고 말았다. 롯데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박세웅의 난조였다. 이대로 조기 강판될 상황까지 몰린 박세웅이었지만, 3회 부터 그는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았다. 마침 타자들이 2회 말 3득점으로 5 : 4 한 점 차 승부를 만들어주었다. 

심기일전한 박세웅은 제구가 안정을 찾으면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3회부터 6회까지 박세웅은 무안타로 KIA 타선을 막아냈다. 그 사이 그의 투구 수는 100개를 넘어섰지만, 박세웅의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다. 박세웅은 많은 투구 수에도 7회 초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투지를 보였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내야진의 실책은 그를 더는 마운드에 머무르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박세웅은 추가 1실점 후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정확히 111개의 투구를 한 상황이었다. 박세웅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벤치로 돌아왔다. 

박세웅으로서는 경기 초반 5실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매 경기 좋은 투구를 할 수 없는 것이 선발 투수지만, 자신의 사사구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점은 점검이 필요한 내용이었다. 그동안 박세웅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비중을 두며 투구를 했다. 실점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신의 공을 던지는 것이 주력했고 좋은 결과도 함께 따라왔다. 

하지만 이번 6월 13일 KIA전은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어려운 팀 사정과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가 이전과 다른 투구를 한 원인이었다. 그의 KIA전 초반 부진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마음가짐의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 박세웅으로서는 자신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교훈을 얻은 경기였다. 

롯데 타선은 이후 강민호의 역전 3점 홈런으로 박세웅의 패전 가능성을 완전히 지우며 에이스에 힘을 실어주었다. 올 시즌 소년 가장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고군분투했던 박세웅이었지만, 이번에는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은 셈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이후 KIA의 저력에 밀리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롯데는 장시환, 배장호, 윤길현까지 필승 불펜진을 모두 마운드에 올렸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KIA는 7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득점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롯데는 에이스가 선발 등판한 경기를 놓치면서 마운드 운영에 부담이 더해졌다. 대체 선발 투수들이 연이어 등판해야 하는 사정은 롯데를 더 암담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박세웅이 보여준 111개의 역투는 결코 평가 절하할 수 없는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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