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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권 진입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넥센에 든든한 원군이 생겼다. 올 시즌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던 에이스 밴헤켄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밴헤켄은 6월 23일 선발 등판한 LG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6피안타 1사사구 9탈삼진 2실점(1자책)의 빼어난 투구로 팀의 8 : 3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호투와 타선의 초반 폭발로 넥센은 지친 불펜진이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LG전은 넥센에 중요한 3연전이었지만, 주중 한화와의 3연전 후유증으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넥센은 주중 3연전 내내 한화와 타격전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선발 투수들이 모두 초반에 무너졌고 불펜진 소모가 극심했다. 결과도 1승 2패로 좋지 않았다. 특히, 목요일 경기는 12 : 7의 리드를 지키고 못 하고 경기 후반 역전패를 당했다. 주중 3연전을 통해 넥센 마운드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팀 분위기도 급속히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넥센이 상대하는 LG는 6위 넥센이 당장 추격해야 할 5위 팀이었다. 하지만 LG는 넥센에 상대전적에서 크게 앞서 있었고 주중 삼성과의 3연전에서 1승 2패로 주춤했지만, 이전까지 위닝 시리즈를 꾸준히 가져오던 중이었다. 게다가 주말 3연전을 여는 선발 투수가 LG는 에이스 소사였다. 마운드 불안에 전날 역전패의 후유증까지 더해진 넥센으로서는 선발 투수 밴헤켄의 호투가 절실했다. 

밴헤켄은 이런 팀의 기대에 그대로 응답했다. 밴헤켄은 경기 초반 7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경기 분위기를 넥센이 가져올 수 있도록 했다. 경기 시작 후 7타자 연속 탈삼진은 KBO의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밴헤켄은 그가 최고 컨디션을 보일 때 모습 그대로였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 직구와 특유의 다양하게 변하는 포크볼 조합에 LG 타자들은 대응하지 못했다. 제구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지면서 LG 타자들은 타석에서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밴헤켄이 LG 타자들을 꽁꽁 묶는 사이 넥센은 1회와 2회 각각 2득점에서 초반 리드를 잡았다. 

밴헤켄은 초반 득점 지원에 힘입어 투구에 탄력을 더 붙였다. 다소 힘이 떨어진 5회 초 LG 오지환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하고 6회 초 수비 실책과 3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1실점으로 상황을 마무리 했다. 주중 3연전에서 선발 투수들이 위기에서 그대로 무너지는 것과는 대조되는 관록이 돋보였다. 7회 초에도 마운드 오른 밴헤켄은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밴헤켄은 승리 투구 요건을 유지한 상황에서 그의 투구를 마쳤다. 이후 넥센은 7회 말 3득점으로 승리를 굳혔다. 밴헤켄은 편안하게 남은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넥센은 선발 투수의 호투와 긴 이닝 소화, 적절한 타선의 지원이 어우러진 이상적인 승리 방정식으로 결국 승리를 가져왔다. 넥센은 5위 LG와의 승차를 반 경기차로 줄이며 중위권 경쟁에 본격 가세하게 됐다. 

넥센으로서는 팀 승리와 함께 밴헤켄이 에이스 투수의 위용을 되찾았다는 점이 반가웠다. 밴헤켄은 LG전 이전 6월 17일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었다. 컨디션 난조로 긴 시간 2군에 머물다 1군에 복귀한 이후 첫 승리였다. 투구 내용도 훌륭했지만, 당시 롯데가 연패 분위기 속에 타선마저 크게 침체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밴헤켄의 부활을 확신하기는 어려웠다. 한 경기 더 그의 투구를 지켜봐야 볼 필요가 있었다. 

벤헤켄은 올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팀의 신뢰도 변함이 없었지만, 30대 후반의 나이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 중간에 부상도 있었고 구위도 이전보다 떨어지면서 공략 당하는 경기가 늘었다. 직구의 구위 감소는 장점이 포크볼에 대한 상대 타자들의 대응을 보다 쉽게 했다. 알면서도 당하는 밴헤켄의 포크볼이었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결국, 밴헤켄은 5월의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내야 했다. 그 사이 그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던 외국인 투수 오설리반은 부진을 거듭하며 팀에서 방출됐다. 그를 대신해 영입된 외국인 투수 브리검이 호투하면서 밴헤켄의 입지가 좁아졌다. 그가 컨디션을 되찾지 못한다면 팀 성적을 위해 교체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안팎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넥센은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넥센은 2012시즌부터 팀의 주력 선발 투수로 활약했고 지난 시즌 일본리그에서 돌아와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벤헤켄이 너무나 각별한 투수였다. 넥센에게 벤헤켄은 외국인 투수가 아닌 팀 동료나 다름 없었다. 그 어느 팀보다 비지니스 마인드가 강한 넥센 구단이었지만, 밴헤켄은 그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존재였다. 

넥센의 긴 기다림에 밴헤켄은 2경기 연속 호투로 화답했다. 직구의 구속이 회복되면서 주 무기 포크볼의 위력이 되살아난 것이 중요한 요인이었다. 6월 23일 LG전은 그의 부활을 확신하게 하는 경기였다. 넥센은 선발 투수진의 잇따른 전력 이탈에 따른 고민을 조금을 덜 수 있게 됐다. 물론, 30대 후반 나이인 밴헤켄에게 에이스의 짐을 지운다는 것이 다소 무리이긴 하지만, 넥센의 현재 마운드 사정은 부활한 밴헤켄에게 크게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밴헤켄의 최근 호투는 넥센에 큰 힘이 됐다.  

밴헤켄 역시 자칫 올 시즌 중 끝날 수도 있었던 KBO리그에서의 경력을 더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올 시즌은 그의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최근 2경기 호투는 그가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밴헤켄이 남은 시즌 에이스로서 넥센 마운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이는 넥센의 올 시즌 성적과도 직결될 수 있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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