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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 달 두산과 함께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며 순위 판도를 뒤흔들었던 롯데가 9월을 승리로 시작했다. 롯데는 9월 1일 NC 전에서 선발 투수 김원중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앞선 공격 집중력으로 6 : 1로 승리했다. 롯데는 NC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롯데는 5위 넥센과의 승차를 2.5경기 차로 더 늘리며 4위 자리를 공고히 했고 3위 NC와의 승차를 2경기 차로 줄이며 순위 상승의 가능성도 열었다. 

롯데 선발 김원중은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투구로 시즌 7승에 성공했다. 김원중은 1회 초 NC 선두 타자 이종욱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시작이 좋지 않았지만, 이후 무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지켰다. 위기에도 흔들림이 없었고 투구수로 97개로 적절했다. 힘 있는 직구가 제구 되면서 자신감 있는 투구가 가능했다. 김원중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하며 롯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했다, 최근 4경기 3승을 수확했고 지금의 상승세라면 시즌 10승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롯데는 NC 선발 투수 이재학이 사이드암 투수임을 고려 최근 타격감이 좋았던 우타 거포 최준석을 선발 제외하는 등 변화한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롯데는 좌타자 김문호를 선발 출전시켰고 손아섭, 이대호, 박헌도로 클린업을 구성했다. 손아섭은 1 : 1로 맞서던 5회 말 2타점 적시 안타로 경기 흐름을 롯데 쪽으로 가져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대호는 0 : 1로 리드당하고 있었던 2회 말 동점 홈런으로 밀릴 수 있는 흐름을 대등하게 만들었다. 2번 타자로 출전한 김문호는 7회 말 적시 안타로 그를 선발 출전한 코치진의 기대에 부응했다. 





롯데는 타자들이 필요할 때 자신의 역할을 해준 것은 물론이고 2루수 번즈를 중심으로 한 안정된 내야 수비로 마운드에 힘을 실어주었고 전체적으로 팀플레이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는 경기 중반 이후 힘의 우위를 보이며 경기를 승리로 가져왔다. 

NC는 선발 로테이션 일정을 변경하면서까지 연패를 막으로 애썼지만, 이재학이 5회를 넘기지 못하며 선발 투수 대결에서 밀렸고 김진성, 강윤구 두 불펜 카드가 실패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팀 타선 역시 1회 초 이종욱의 솔로 홈런 외에는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다. NC는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베테랑 이호준을 4번 타자로 기용하는 등 타순의 변화를 주었지만, 팀 4안타의 빈공이었다. 4회 초 이호준의 주루사로 공격 흐름이 끊어진 이후에는 득점 기회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NC로서는 부상으로 빠진 박석민, 외국인 타자 스크럭스의 공백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반된 양 팀의 분위기는 지난 시즌과는 영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롯데는 NC 전 1승 15패라는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특정 팀을 상대로 철저하게 밀리는 경기를 한 롯데였다. 결과적으로 NC 전 1승 15패는 롯데의 하위권 추락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 반대로 NC는 롯데전 우위를 바탕으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 전적이 롯데에 더 아프게 다가왔던 건 NC가 창단 때부터 시작된 양 팀의 미묘한 관계 때문이었다. 롯데의 제2 홈구장이었던 마산 구장을 홈으로 하는 제9구단 NC의 창단은 롯데에는 분명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롯데는 NC의 창단에 가장 강장 반대 의사를 보였다. 이를 모를 리 없는 NC는 롯데전에 대한 승리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창단 첫해 NC는 신생팀의 어설픔을 극복하지 못했다. 

창단 2년 차부터 NC는 과감한 전력 보강으로 강팀으로 거듭났다. 롯데와의 관계로 변했다. NC는 2014 시즌 롯데전 9승 7패로 우위를 점한 이후 내리 우세 시즌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롯데에는 치욕적인 상대 전적으로 일방적 우위를 보이기도 했다. 이 기간 NC는 창단 후 단기간에 팀을 상위권으로 위치하면서 강팀이 됐고 롯데는 하위권을 맴돌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지역 라이벌이라는 말을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롯데와 NC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올 시즌 개막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NC 주장 손시헌의 롯데와 8승 8패를 해도 억울할 것 같다는 발언에는 이런 배경기 있었다. 롯데 팬들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말이었지만, 전력의 차이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양 팀의 관계는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NC는 롯데전에 강세를 보였다. 롯데는 이대호라는 걸출한 중심 타자를 전력에 더했지만, NC만 만나면 작아지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롯데는 NC와의 3연전을 스윕 하는 등 천적 관계를 벗어날 가능성을 열었다. 굳건하던 천적의 관계가 무너지자 롯데는 NC와의 관계를 역전시켰다. 

8월과 9월을 교차하는 2연전 연승으로 롯데는 NC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으로 9승 7패로 마무리하게 됐다. 2014시즌부터 시작된 NC와의 악연을 마침내 끝낸 롯데라 할 수 있다. 현재 팀 전력을 모두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NC의 사정과 여전한 상승세의 롯데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3, 4위 순위 경쟁이 시즌 막바지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도 생겼다. 

롯데로서는 지금의 팀 분위기라면 3위에 대한 희망도 가져볼 수 있다. 5위 팀과의 와일드카드전을 해야 하는 4위 자리보다는 3위 자리가 포스트시즌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이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 수가 많이 남지 않았고 5위권 팀들의 추격을 견제해야 할 롯데지만, 2경기 차 까기 좁혀진 차이는 그들의 시선을 더 높을 곳으로 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1위 KIA의 유일한 대항마로까지 여겨졌던 NC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다. NC는 롯데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도리어 롯데의 기세만 살려주고 말았다. 3경기 차로 앞서있던 2위 두산에 대한 추격에 골몰해야 할 NC로서는 남은 시즌 운영 방안에 대한 고민이 커지게 됐다. 무엇보다 절대 강세를 수년간 유지했던 롯데전 우위가 사라졌다는 점은 NC에게는 씁쓸한 상황 변화다. 

롯데는 스포츠에서 영원한 승자와 패자가 있을 수 없음을 8월 대 약진과 함께 증명했다. NC 전 우세 시즌을 롯데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팀 전체가 한 층 더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자신들에게 큰 짐이 됐던 천적의 족쇄를 끊어낸 롯데가 9월에도 8월의 상승세를 이어갈 동력을 얻은 건 분명하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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