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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 대표팀은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전에서 우즈벡과 0 : 0으로 무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리했다면 자력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대표님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진출 확정을 위해 기다림이 시간이 필요했다. 동시에 열린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 결과에 따른 조 2위와 조 3위가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이란, 시리아전은 이람의 홈에서 열리는 경기고 이란의 무실점 무패의 기록으로 조 1위를 확정한 만큼 이란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내전으로 인해 홈경기를 치를 수 없고 자국에서 연습조차 할 수 없었던 시리아의 강한 의지는 이란전을 접전으로 만들었다. 시리아는 선제 골을 넣으며 한순간 대표님을 긴장하게 했다. 이란은 이후 2 : 1로 경기를 뒤집었고 대표님은 우즈벡전 무승부로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우즈벡과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자 대표님 선수들 표정에는 안도감이 나타났다. 신태용 감독도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본선 진출을 자축했다. 

하지만 이란 시리아전은 긴 추가시간 탓에 끝나지 않았다. 그 시각 시리아는 극적인 동점골로 2 : 2로 스코어를 바꿔놓아다. 만약 시리아가 남은 시간 득점한다면 대표팀은 플레이오프전으로 밀릴 수 있었다. 본선 진출을 자축하는 분위기에서 이런 급박한 사항은 전달되지 않았다. 자칫하면 역대급 설레발이 될 수 있었다. 결국, 시리아는 더는 득점하지 못했고 대한민국 축구의 9회 연속 본선 진출은 치열한 경우의 수를 뚫고 확정됐다. 






결과만 본다면 대단한 기록이다. 9회 연속 본선 진출국은 월드컵 역사에서도 그 사례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대단한 일을 했지만, 대표팀에 대한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진출을 한 것이 아니라 당했다는 조롱 섞인 비판도 있었다. 사실 이란이 시리아에 패했다면 대표님의 본선 진출 환호는 순식간에 깊은 슬픔으로 바뀔 수 있었다. 이란은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맞선 시리아에 고전했다. 이미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한 그들이 온 힘을 다한 경기를 하기는 어려웠다. 시리아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비록 승리하진 못했지만, 시리아는 플레이오프 진출만으로도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만큼 그들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이 절실했다. 

대표팀은 이런 절실함이 예선전 내내 보이지 않았다. 특히, 원정 경기에서 대표팀은 무기력했다. 원정에서의 부진은 대표팀을 탈락의 위기 까기 몰고 갔다. 마지막 2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대표팀이었지만, 준비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이란전 11 : 10의 수적 우위에도 0 : 0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 대표팀은  마지막 우즈벡전에서는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답답한 경기력을 여전했다.

물론, 조심스러운 경기를 한 탓도 있지만, 승리를 위해 필요한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한때 베테랑 염기훈과 이동국이 교체 투입되면서 활기를 띠기도 했다. 이들에게서는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엿보였다. 하지만 이들만으로 전체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상대 팀 우즈벡이 홈경기임에도 위협적인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후반전에는 지친 모습이 역력했음에도 대표팀은 승리를 위한 골을 끝내 넣지 못했고 경우의 수에 본선 진출을 맡겨야 했다. 승리에 대한 절실함은 베테랑들만의 몫이었다. 

대표팀은 예선 중간에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는 충격 요법과 여론의 강한 질책으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고 하지만, 경기 내용에서 그런 모습이 투영되지 않았다. 이는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이라는 결과물에도 대표팀이 축하보다 비판을 더 받는 결정적 이유였다. 국민들은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 이전에 아시아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가면 갈수록 퇴보하는 대표팀의 경기력에 더 실망했다. 여기에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학연, 지연 등이 얽혀 혁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축구 협회에 대한 불만도 함께 반영됐다. 선수들의 실망스러운 태도 역시 축구팬들의 실망감을 더 크게 했다. 

이런 대표팀에 깜짝 뉴스가 전해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히딩크 전 감독의 복귀설이 터져 나왔다. 한 뉴스 매체에서 나온 내용은 히딩크가 그의 감독으로서의 마지막 이력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이끄는 것으로 끝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보도는 금세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히딩크 전 감독의 의중을 확인한 뉴스라는 점에서 그 파급력은 상당했다. 이에 찬성하는 여론과 반대하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찬성 측에서는 현재의 대표팀 체제로는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 과거 월드컵 4강의 이끌었던 히딩크의 상징성, 그의 풍부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반대측에서는 이미 현 신태용 감독이 본선까지 대표팀을 이끌기로 계약된 상황이고 그 체제로 2경기만을 치른 상황에서 감독 교체를 검토한다는 것이 명분이 없고 2002년 상황과 지금이 너무 다르다는 점 등을 불가론의 이유로 들고 있다. 자칫 히딩크가 실패한다면 그가 그동안 쌓아온 감독으로서의 이력에도 큰 오점이 될 수 있는 걱정도 함께 있었다. 

이런 뜨거운 논란에도 이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결정해야 할 축구 협회에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고 성사된다 해도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신태용 감독의 선임에 있어서도 중요한 이유는 그가 각 연령별 대표팀 경험이 많아 빠르게 팀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다만, 축구팬들의 여론이 축구 협회와 같지 않다는 점은 부담이다. 

히딩크 복귀설이 큰 호응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현 대표팀과 축구 협회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본선 참패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경기력, 축구 행정의 계속되는 난맥상은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지역 예선의 부진은 비난 여론을 더 들끓게 했다. 히딩크 감독의 대표팀을 맡았을 당시 보여준 학연, 지연을 타파한 선수 선발과 선.후배 문화를 과감히 깨뜨리며 만든 수평적 팀워크, 이에 더해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강팀에도 밀리지 않았던 우리만의 압박 축구 등은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대한민국 축구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심어놓은 긍정 요소는 세월이 흐르면서 사라졌다. 축구 팬들은 이에 큰 아쉬움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축구팬들의 마음속에 히딩크는 영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의 감독 복귀는 성사 여부를 떠나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그가 돌아온다고 해도 2002년 월드컵의 신화가 재현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축구팬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히딩크 복귀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에도 대한민국 축구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이 상황이 하루빨리 정리될 필요가 있다.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극적인 전력 보강이 이루어질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에 필요한 일을 뭐든 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관행에 따른 구태의연한 대응만 한다면 러시아 월드컵은 참가에 의의를 둬야 할 수도 있다. 이는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이다. 또한 또 다른 혼돈의 시기를 불러올 수 있다. 

사진 : 러시아월드컵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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