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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준 하루의 휴식은 추격자 롯데에게 고마운 단비였다. 롯데는 비로 일정이 하루 연기되어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7 : 1로 완승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만든 롯데는 홈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로 밀리던 팀이 시리즈를 역전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롯데는 확률 0에 도전하게 됐다. 

이런 상황을 떠나 4차전 롯데는 투. 타에서 NC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린드블럼은 8이닝 112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5피안타 1사사구 11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비로 하루 휴식이 더 주어지면서 애초 4차전 선발 투수로 내정됐던 박세웅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린드블럼은 승리가 절실한 팀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1차전 호투에 이어 믿음직한 투구였다. 직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과감한 몸 쪽 승부로 NC 타자들을 얼어붙게 했다. 다양한 구종은 NC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3차전에서 대폭발했던 NC 타선이었지만, 린드블럼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마운드에서 린드블럼이 있었다면 공격에서는 손아섭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타선 중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손아섭은 홈런포 2방이 포함된 3안타 4타점으로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손아섭의 팀의 선취 득점이 된 솔로 홈런에 이어 5회 초 3점 홈런은 경기 흐름을 롯데가 가져오도록 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5 : 1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선발 투수 린드블럼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한 방이기도 했고 승리를 예상케 하는 한 방이기도 했다. 

손아섭은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함에 동시에 수비에서도 수차례 외야에서 호수비를 연출하며 팀의 4차전 승리에 또 다른 주역으로 큰 역할을 했다. 손아섭은 플레이어로서 뿐만 아니라 큰 제스처와 홈런 세리머니 등을 통해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하면서 팀 분위기 메이커로서도 역할을 해주었다. 손아섭이 분전은 그동안 부진하던 주력 선수들의 활약을 이끌었다. 준 플레이오프에서 1번 타자로 중용되면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전준우는 홈런포를 때려내며 2안타 경기로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습이었고 4번 타자 이대호 역시 시리즈 첫 홈런으로 중심 타의 힘을 보여주었다. 3차전에서 NC 타선의 홈런쇼를 바라봐야 했던 롯데는 4차전에서는 4개의 홈런이 적재적소에 터져 나오며 NC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롯데의 분전에 준 플레이오프 이후 승부까지 대비했던 NC의 큰 그림은 흠집이 생겼다. NC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최금강을 내세우며 플레이오프까지 고려한 마운드 운영을 했다. NC는 1차전에서 호투한 에이스 해커를 4차전에 내세워 시리즈를 조기에 끝낼 승부수를 던질수도 있었다. 하지만 NC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5차전까지 고려한 결정이기도 했지만, 최금강으로 4차전을 승리한다면 해커와 2차전 호투한 장현식까지 선발 원투 펀치를 플레이오프 1, 2차전에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플레이오프 1, 2차전은 정규리그 2위 두산의 홈에서 열리지만, 두산의 홈 잠실은 경기장이 넓은 투수에서 유리한 구장이다. 원투 펀치의 위력을 높일 수 있는 여건이다. 게다가 휴식 기간이 길었던 두산 타자들의 타격감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NC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 해커와 장현식이라면 해볼 만한 승부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4차전 패배로 NC의 구상은 실현되지 않았다. 4차전 선발 투수 최금강은 나름 호투했다. 시즌 중 부진했지만, 롯데전에 강했던 그동안의 전적이 투구 내용에서 나타났다. 그동한 휴식으로 힘을 축적했던 최금강의 투구는 힘이 있었다. 경기 결과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롯데 타자들은 초반 최금강의 투구에 밀렸다. 최금강 역시 전력투구로 초반 호투했다. 만약 롯데가 먼저 실점한다면 롯데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었다. NC는 최금강에게 5이닝 정도를 기대했고 최금강은 NC의 계산대로 무실점 투구를 했다. 

롯데는 선발 투수 린드블럼이 완벽투로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면서 야수들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롯데는 4회 초 손아섭의 솔로 홈런으로 앞서가는 경기를 했다. NC는 4회 말 시리즈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창민, 권희동의 활약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5회 초 위기에서 마운드 승부수가 실패하면서 경기가 급격히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5회 초 롯데는 1사 후 번즈의 2루타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NC는 잘 던지던 선발 투수 최금강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NC는 불펜 투수 중 가장 위력적인 투구를 하던 원종현 카드를 일찍 꺼내들었다. 실점을 막고 동점을 유지하려는 의지였다. 하지만, 2사 3루에서 나온 롯데 신본기의 내야 안타가 NC의 마운드 승부수를 무색하게 했다. 신본기의 타구는 빗맞은 타구였지만, 절묘한 기습번트 타구와 같이 3루수 앞으로 향했다. NC 3루수 노진혁이 손을 쓸 수 없는 타구였다. 그 사이 3루 주자 번즈는 홈으로 파고들었다. 

롯데는 다시 2 : 1 리드를 잡았다. 롯데의 기회는 계속 이어졌다. 롯데는 전준우의 유격수 내야 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타석에는 최고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손아섭이 섰다. NC 투수 원종현은 바깥쪽 변화구로 승부했지만, 손아섭은 그 공을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과 연결했다. 팽팽한 경기는 순식간에 5 : 1 롯데의 완벽한 리드로 바뀌었다. 

이후 롯데는 경기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선발 투수 린드블럼은 공격적인 투구로 8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불펜진 소모를 줄여주었다. NC는 린드블럼 공략 해법을 찾지 못했고 경기 후반 주전들을 교체하며 5차전을 대비한 경기를 했다. 롯데는 9회 말 박진형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최소한의 투수로 승리하면서 필승 불펜조의 5차전 투입이 한 결 수월해졌다. 

4차전 승리로 롯데는 기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타격이 살아나고 있고 홈에서 5차전을 한다는 점은 홈 관중의 엄청난 응원을 등에 업을 수 있다. 하지만 NC는 에이스 해커가 충분히 휴식 후 대기하고 있다. 롯데는 1차전에서 해커에 크게 고전했다. 2차전 선발 호투에 장현식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NC다. 롯데는 2차전에서 호투한 선발 투수 레일리가 부상으로 등판이 불투명하다. 부상투혼을 발휘할 수도 있지만, 완벽하지 않은 상태로 등판하는 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어렵다. 

롯데는 5차전 선발 투수로 박세웅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박세웅은 중압감이 큰 승부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했지만, 포스트시즌 등판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그것도 시리즈 승부가 걸린 5차전은 그에게 큰 부담이다. 롯데는 박세웅이 초반에 무너질 경우 이를 뒷받침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 송승준은 3차전에서 부진하며서 신뢰를 잃었고 또 다른 선발 카드 김원중도 내용이 좋지 않았다. 그밖에 불펜 투수들도 NC 타선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까지 필승 불펜조의 조기 가동이 불가피하다. 롯데로서는 박세웅이 가능한 오랜 이닝을 버텨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타격감을 끌어올린 타선의 지원이 필요한 롯데다. 

하지만 NC는 쉽게 롯데에 승리를 내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에이스 해커가 건재하고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다. 린드블럼에 막히긴 했지만, 그 밖에 투수들에게는 강점이 있는 NC 타선이다. NC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 긴장감이 최고조에 다다를 5차전 승부에서 이는 상당한 
강점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1패로 앞서던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확률이다. 

과연 롯데가 이런 확률 0을 이겨내고 준플레이오프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NC가 준플레이오프의 기존 역사를 다시 반복할지 부산과 경남을 연고로 하는 지역 라이벌의 포스트시즌 첫 만남의 결과는 이제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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