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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에서 최후 승자는 KIA였다. KIA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초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7 : 6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KIA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KIA는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올 시즌 진정한 챔피언이 됐다.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의 우승을 더하면 팀 통산 11번째 우승이고 한국시리즈 무패의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가 초반 무너지면서 0 : 7까지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7회 말 6득점으로 KIA를 한 점차로 추격하는 뒷심을 보였다. 두산은 포스트시즌만 되면 발휘했던 미러클 두산의 힘을 보이는 듯 보였지만, 한 점 차를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그들의 홈에서 KIA의 우승 헹가래를 지켜봐야 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과 함께 3년 연속 우승으로 최강팀의 자리를 굳히려 했던 두산은 KIA의 벽에 막히며 정규리그에 이어 또다시 2인자로 올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한국시리즈 5차전은 선발 투수 대결에서 그 희비가 크게 엇갈였다. 양 팀은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두산 니퍼트, KIA 헥터가 로테이션 순서대로 다시 맞대결했다. 1차전에서 두산은 KIA 선발 헥터 공략에 성공하며 승리를 가져왔고 니퍼트는 플레이오프 부진에서 벗어난 호투를 하며 에이스의 위력을 보였다. 이후 내리 3경기를 내줬던 두산으로서는 에이스 니퍼트의 호투가 절실했다. 불펜진 소모가 컸던 두산으로서는 니퍼트가 가능한 오랜 이닝을 버텨줄 필요가 있었다. 

선발 투수 대결에서 앞서며 3연승 했던 KIA는 에이스 헥터가 5차전에서 대미를 장식하길 기대했다. 헥터는 1차전 패전을 기록했지만, 구위가 살아있음을 보였다. 헥터 역시 자신의 힘으로 시리즈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벼랑 끝 승부에서 등판하는 니퍼트보다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있는 등판이었다. 팀 타선이 상승세에 있다는 점도 헥터에게는 큰 힘이었다.






실제로 KIA 타선은 초반 두산 선발 니퍼트 공략에 성공하며 헥터에 힘을 실어주었다. 1회 초와 2회 초 선두 타자 출루에도 득점에 실패했던 KIA 타선은 2회 말 헥터가 1사 2,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벗어나고 돌아온 3회 초 공격에서 폭발했다. KIA는 선두 타자 이명기의 안타로 시작된 기회에서 버나디나의 적시 타로 선취 득점했고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범호가 만루 홈런을 때려내며 5 : 0으로 앞서나갔다. 한국시리즈에서 타격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이범호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베테랑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타선의 지원에 KIA 선발 헥터의 호투에도 탄력이 붙었다. 헥터는 6회까지 큰 위기 없이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반대로 두산 선발 니퍼트는 6회 초 추가 2실점 후 마운드를 물러났다. 5.1이닝 7실점의 기록을 남긴 니퍼트의 강판과 함께 승부의 추는 KIA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듯 보였다. 언론사들도 서서히 KIA의 우승 기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두산이 반격에 나섰다. 큰 리드를 당하고 있는 7회 초 마무리 김강률을 마운드에 올려 승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두산은 7회 말 대 반격에 나섰다. 

7회 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KIA 선발 헥터는 투구 수 100개를 넘기는 시점에 구위에 떨어져 있었다.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진 두산 타자들의 집중력에 헥터는 무실점 행진을 멈추고 말았다. KIA는 심동섭에 이어 마무리 김세현까지 당겨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로 7회 말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그사이 두산은 6득점하면서 7 : 6까지 KIA를 추격했다.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했던 헥터는 6이닝 5실점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두산의 7회 말 6득점을 경기는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두산은 김강률에 이어 이현승까지 두 명의 전. 현직 마무리 투수가 9회까지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산으로서는 동점 또는 역전의 여지를 계속 남긴 채 경기를 이어갔다. 마무리 김세현을 당겨쓴 KIA로서는 우승 확정을 위한 불펜진 운영이 쉽지 않았다. 8회 말은 김윤동의 호투로 막아냈지만, 9회 말이 문제였다. KIA로서는 8회 말 투구 내용이 좋았던 김윤동이 그대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김재환, 오재일 두 좌타 거포를 상대하여 하는 상황은 우완 김윤동에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내야 한다는 상황도 그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남은 9회 말 수비에서 KIA가 커낸 카드는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그가 불펜 투구를 할 때 설마 했던 KIA 팬들은 9회 말 양현종이 마운드에 오르자 환호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2차전 선발 등판 이후 3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휴식일 이 부족했고 예정된 등판이 아니었다. 불펜 등판에 필요한 준비도 부족했다. KIA는 중압감이 큰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가 없었고 양현종에게 SOS를 보냈다. 두산이 힘 있는 좌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됐다. 문제는 양현종이 2차전 완봉승 당시와 같은 구위를 보일 수 있을지 여부였다. 

우려대로 양현종은 첫 타자 김재환과 어려운 승부를 했고 볼넷으로 그를 출루시켰다. 직구의 위력은 분명 떨어져 있었다. 양현종은 변화구 위주 승부를 했지만, 제구가 조금씩 빗나갔다. 큰 위기였다. 이 위기에서 상대하는 타자는 포스트시즌  최고의 타격감을 보이는 오재일이었다. 이 승부에서 양현종은 과감한 직구 승부로 상대 허를 찔렀다. 결국, 양현종은 예측 불허의 볼배합으로 오재일을 범타 처리했다. 한숨 돌리는 듯했던 양현종에게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1사 1루에서 두산 조수행이 번트 타구가 실책과 연결되면서 1사 2, 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미 엔트리를 모두 소진한 두산은 신에 조수행에게 사실상 보내기 번트 작전을 했지만, 그 타구가 두산에게는 더 큰 찬스가 됐다. KIA는 수비 강화를 위해 대거 선수 교체를 단행한 상황이었다. 3루수로 교체 출전한 김주형은 번트 타구를 악송구로 연결하고 말았다. 두산은 뜻하지 않게 역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KIA로서는 만약 양현종을 마운드에 올리고도 7 : 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한다면 그 후유증이 상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침착했다. 양현종은 만루를 채우고 박세혁, 김재호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KIA가 우승의 환희를 만끽하는 그 순간, 양현종은 마운드에 있었다. 5차전의 접전은 어쩌면 양현종의 영웅 스토리를 더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치와 같았다. 양현종은 2차전 완봉승으로 시리즈의 흐름을 KIA로 가져왔고 5차전 극적인 세이브로 KIA의 우승을 완성했다. 가장 극적인 순간을 이끌었던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MVP는 당연한 일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다 KIA와 1년 FA 계약을 한 양현종은 KIA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는 소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양현종은 정규리그 20승으로 헥터와 함께 팀 마운드를 이끌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에이스로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했다. 양현종은 시즌 시작과 함께 한 약속을 지키게 됐고 KIA는 8년 만의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KIA의 우승과 함께 한 양현종의 영웅 스토리는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남는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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