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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결승전은 일본과의 수준차를 느끼게 하는 경기였다. 대표팀은 투. 타에서 모두 밀리는 경기 내용으로 0 : 7로 완패했다. 대표팀은 예선전 7 : 8의 패배를 결승전에서 대갚음해주고 싶었지만, 다시 만난 일본은 더 강해져있었다. 대표팀은 대회 시작 전 공언한 대로 25명의 엔트리 전원을 모두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결승전이었다. 

대표팀은 결승전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예선전 접전으로 일본전에 대한 자신감을 높였고 대만전 1 : 0 신승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 상황이었다. 여기에 하루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대표팀이었다. 상대 선발 투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경기는 대표팀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우선, 선발 투수 대결에서 밀렸다. 대표팀 선발 투수 박세웅은 자신감 있는 승부를 하지 못했다. 변화구에 의존했고 제구도 정교하지 못했다. 어려운 승부는 볼 카운트를 불리하게 이끌었고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박세웅은 내야 수비진의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넘기면서 안정감을 되찾는 모습도 보였다. 1, 2회 실점을 막아낸 박세웅은 3회 말 세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4회 말 석연치 않은 판정에 흔들렸고 고비를 넘지 못했다. 






첫 타자와의 대결에서 박세웅은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는 듯 보였지만, 스윙이 인정되지 않았고 삼진 처리를 했어야 할 타자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뒤이은 희생 번트 때 대표팀은 내야진은 2루 아웃을 노렸지만, 세이프가 선언되면서 위기가 더 커졌다. 박세웅의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했지만, 박세웅은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했다. 첫 타자 승부의 실패의 여운이 계속 남는 모습이었다. 결국, 박세웅은 두 명의 주자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불펜에 넘기고 말았다. 

박세웅은 두 번째 투수 심재민이 추가 실점을 막아 1실점에 그쳤지만, 3이닝 3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 투구는 선발 투수로서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손꼽히는 선발 투수로 성장한 박세웅이었지만, 국제 경기 결승전 선발 투수라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투구로 위기를 자초하는 등 내용면에서 불만족스러운 투구였다.

선발 투수의 이른 교체는 마운드 운영에 악재였다. 대표팀은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심재민, 김명신, 김대현에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부진했던 김윤동 등으로 불펜 운영을 했지만, 대부분이 실점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했다. 일본은 4회 말 1득점에 이어 5회부터 7회까지 꾸준히 득점하며 격차를 더 늘려나갔다. 일본 타자들은 대표팀 투수들의 투구 패턴에 대비한 모습이었다. 유인구에는 좀처럼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고 실투는 놓치지 않았다. 일본은 11안타에 사사구 8개을 얻어내며 7득점했다. 

마운드의 부진과 함께 대표팀은 방망이도 예선전과 달리 동반 부진했다. 일본 선발 투수 다구치에게 대표팀 타자들은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애초 다구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교한 제구는 강속구 이상의 위력을 보였다. 각도 큰 커브는 물론 다양한 변화구도 대표팀 타자들에게는 생소함 그 이상이었다. 대표팀은 다구치가 마운드를 지킨 7회까지 단 3개의 안타만을 때려냈다. 7실점을 극복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안타수였다. 일본은 선발 투수 다구치에 이어 불펜 투수 2명의 완벽한 투구를 하며 대표팀의공격을 무력화시켰다. 결국,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팀 완봉패를 피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강한 의지와 팀 워크로 대회 우승에 도전했지만, 그것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실력차를 인정해야 했다. 일본의 마운드는 예상 이상으로 강했고 타자들은 힘과 스피드, 선구안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수비 역시 안정적이었다. 한 마디로 빈틈이 잘 보이지 않았다. 상대팀에 분석력이나 상황 대처능력도 좋았다. 홈경기장의 이점도 작용했지만, 우리 대표팀 선수들보다 경기 경험이 많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만큼 일본의 수준은 높았다. 우리보다 훨씬 많은 선수 자원과 질 좋은 인프라 속에서 선발된 점은 분명 큰 장점이었고 이번 국가대항전에서 위력을 보였다. 

그동안 국제경기에서 일본전에서 선전했던 대표팀이었지만, 젊은 선수들에게는 아직 극복하기 힘든 상대가 일본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대표팀은 장현식, 임기영이라는 선발 투수 자원을 발견했고 박진형, 장필준은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 김하성은 유격수라는 수비 부담에도 중심 타자로서 큰 역할을 해주었다. 

이들 외에도 대부분 국제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애초 대표팀은 와일드카드 선발을 포기하면서 결과보다는 젊은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이라는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패배는 분명 쓴 경험이었지만, 이는 앞으로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향해가는 대표팀에게는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일본 야구의 저력이 상당함을 느끼는 대회이기도 했다. 대표팀에게 일본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꼭 넘어야 할 산이라는 점에서 2번의 맞대결은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기도 했다.

사진 : 대회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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