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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깨울 뉴스가 터져 나왔다. 넥센 소속의 FA 타자 채태인의 롯데행이 확실하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채태인은 2017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고 시장에 나왔지만, 소속 팀 넥센은 물론이고 타구단과도 계약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힘 있는 좌타자에 수준급 1루수 수비 능력까지 갖추고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와 잦은 부상 이력이 계약에 걸림돌이었다. 

그의 소속 팀 넥센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중심 타자 박병호의 복귀로 그와 포지션이 겹치는 채태인의 필요성이 줄었고 백업 요원으로 젊은 야수들의 더 선호하는 상황에서 채태인과 FA 계약을 하기는 부담스러웠다. 넥센은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그의 타구단 계약 가능성을 더 열도록 해주었지만, 채태인의 새로운 팀을 해가 바뀌어도 나오지 않았다. 채태인으로서는 FA 신청이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지 못하는 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채태인은 분명 장점이 있는 타자다. 좌타자에 폭발적인 장타력은 아니지만, 좌우중간을 뚫어낼 수 있는 중거리형 타자로 생산력이 있다. 채태인은 해외 진출 선수 특별 지명 형식으로 2007시즌 삼성에서 KBO 리그에 데뷔했고 통산 타율 0.301을 기록하며 타격에서 정교함과 꾸준함을 보였다. 특히, 2013시즌부터 타격에 완전히 눈을 뜨면서 통산 타격 지표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1루수로서 상당한 수비 능력도 있다. 삼성 시설 채태인은 삼성이 최강팀으로 자리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거의 해마다 반복되는 부상이 더 큰 발전을 막는 요인이 됐다. 이는 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2015 시즌 후 채태인은 트레이드로 넥센으로 팀을 옮겼다. 삼성은 보다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시기였고 넥센은 경험 많은 타자로 중심 타선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 

2016 시즌 부상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던 채태인은 2017 시즌 0.322의 타율과 12홈런, 62타점, 5할의 장타율로 그 살아있음을 보였다.  부상으로 출전 경기 수가 109경기로 다수 부족함이 있었지만, 경쟁력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한 성적이었다. 문제는 FA 시장의 평가가 냉정했다는 점이었다. 베테랑 선수들의 입지가 각 팀마다 불안해지는 현실에서 보상 선수나 보상금을 지급하고 그를 영입하기는 부담이었다. 

이런 채태인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는 팀이 없는 건 아니었다. 당장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채워야 하는 팀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가 프로에 데뷔했던 삼성은 이승엽의 은퇴 이후 지명타자 자리를 채울 선수가 필요했고 공격력 강화가 필요한 kt로 가능성이 있었다. 롯데 역시 지명타자로 활약했던 FA 최준석과의 계약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채태인으로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었다. 

롯데는 많은 팬들이 채태인 영입의 필요성을 커뮤니트 등을 통해 공론화하기도 했다. 채태인은 장타력 있는 좌타자에 수비 능력이 있는 1루수 자원으로 롯데에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는 논리였다. 실제 롯데는 2018 시즌 라인업에서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좌타자가 손아섭 외에는 거의 없다. 좌타자 외야수 김문호는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의 주전 라인업을 뒷받침할 백업 요원이고 LG에서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이병규는 수준급 공격력을 보였던 베테랑 좌타자지만, 계속되는 부상과 부진으로 그 활약이 아직은 미지수다. 그 외에 뛰어는 주루 능력을 자랑하는 좌타 외야수 나경민은 아직 공격력에서 부족함이 있다. 

채태인은 그동안 성적에서 앞선 후보들보다 앞서있고 꾸준함이 있었다. 수준급 1루 수비 능력은 주전 1루수 이대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기존의 지명타자 최준석보다 앞선 기동력은 롯데의 고민이었던 느림보 중심 타선의 문제를 완전하지는 않지만, 해결할 수 있는 채태인의 장점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의 고향팀 롯데로의 복귀라는 상징성은 그에게 상당한 동기부여 요소도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선뜻 그의 영입을 결정할 수 없었다. 손아섭, 민병헌과의 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보상금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었지만, 기존의 지명타자 최준석과의 FA 계약을 그의 나이 등을 이유로 사실상 포기한 상황에서 또 다른 베테랑을 영입한다는 점이 부담이었다. 야수진의 고령화를 해결해야 하는 롯데라는 점에서 채태인의 영입은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그렇게 채태인의 롯데행은 각종 설만 남기는 듯 보였다. 

해가 바뀌어 반전이 일어났다.  아직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채태인이 넥센과 FA 계약 후 롯데로 트레이드되는 방식으로 롯데로 갈 것이라는, 일명 싸인 앤 트레이드 방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넥센은 선수 생활을유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명분과 가능성 있는 유망주를 얻고 롯데는 보상금 부담을 줄이면서 그를 영입할 수 있는 실리를 얻을 수 있다. 

롯데는 채태인 영입으로 좌타자 라인업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채태인 역시 고향팀에서 선수 생활의 후반기를 불태울 기회를 잡았다. 30대 이후 타격에서 큰 발전을 보였던 채태인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건분명하다. 물론, 고질적인 약점인 부상 관리는 그와 롯데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채태인의 영입은 2018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에는 분명 큰 플러스 요인이다. 라인업의 고령화가 문제지만, 2018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팀 정책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아직 진행형이다. 

사진,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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