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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하위 롯데가 투. 타의 조화 속에 올 시즌 처음 한 주를 승리로 시작했다. 롯데는 4월 10일 제2 홈구장 울산에서 열린 넥센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는 접전 끝에 4 : 3으로 승리했다. 시즌 3승을 기록한 롯데는 8위 그룹과의 승차를 2경기로 좁혔다.

승리한 롯데나 패한 넥센 모두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한 주를 시작하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최하위로 쳐진 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1승 1승이 소중했고 넥센은 주말 KIA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패한 후유증을 승리로 반전시킬 필요가 있었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이 넥센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넥센은 제5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에이스 못지않은 투구를 하고 있는 사이드암 한현희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한현희는 이전 2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가져가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 선발 투수 김원중은 들쑥날쑥한 투구로 불안한 모습이었다. 최근 선발 등판에서는 7실점하며 극히 부진한 모습이었다. 이런 김원중에 넥센의 강타선을 큰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경기 출반은 넥센이 좋았다. 넥센은 1회 초 롯데 선발 김원중을 상대로 2번 타자 임병욱의 솔로 홈런과 이어진 고종욱의 적시 안타로 2득점했다. 김원중은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김원중의 제구는 그가 마운드에 서 있는 동안 지속됐다. 이는 투구 수를 급격히 늘어나게 했고 김원중은 5이닝만을 책임질 수 있었다. 김원중은 5이닝 3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많은 사사구에 비해 실점이 적었다는 점과 탈삼진 6개로 구위나 살아났다는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제구 난조가 지속되고 안정된 투구를 하지 못했다. 2실점만 했다는 건 위기관리 능력이라 포장하기에는 다소 운이 따른 결과였다.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선발 투수 김원중이 1회 2실점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자 롯데 타선이 반격할 여지가 생겼고 결과나 나타났다. 롯데는 2회 말 부상에서 돌아온 신인 한동희의 적시 안타로 1득점했고 3회 말에는 부상 중인 주전 외야수 민병헌을 대신해 모처럼 외야수로 선발 출전한 이병규의 솔로 홈런을 동점에 성공했다.

롯데는 상대 사이드암 선발 투수 한현희에 대비해 주전 외야수 전준우를 선발 제외하고 좌타자를 대거 상위 타선에 배치했다. 좌타자 이병규는 동점 홈런으로 그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고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또 다른 좌타자 채태인은 5회 말 한현희로부터 역전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맞춤 라인업의 효과를 또다시 증명했다.

롯데 좌타 라인은 테이블 세터를 구성한 김문호, 손아섭이 각각 2안타, 이병규가 1홈런에 3번의 사사구 출루, 채태인의 홈런 포함 2안타로 성공적인 경기를 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롯데는 활발한 공격을 할 수 있었다. 롯데는 4번 타자 이대호가 여전히 부진했지만, 안타수 11 : 6으로 넥센에 앞서며 우세한 경기를 했다.

이렇게 경기 내용은 롯데가 우세했지만, 승리가 가는 길은 험난했다. 롯데는 3 : 2로 앞서자 6회 초 새로운 필승 불펜 투수로 자리한 오현택에 이어 7회 초 2사 2루에서 필승 불펜 박진형으로 불펜을 운영했다. 하지만 박진형은 넥센 이정후에 동점 2루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궈야 했다. 박진형의 실투라기보다는 이정후의 타격이 좋았던 결과였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계속된 구원 실패를 경험하고 있는 박진형으로서는 힘이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는 팀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팀 분위기를 바꾼 건 중심 타자 채태인의 투지였다. 8회 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선 채태인은 자신을 상대로 한 넥센 내야진의 시프트를 역이용한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채태인의 시도는 넥센 내야진의 실책을 유발했고 채태인은 자신의 발로 무사 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 기회는 이후 롯데 외국인 타자 번즈의 적시 2루타로 연결되며 롯데의 결승점과 연결됐다.

최근 부진한 타격으로 아쉬운 장면을 자주 연출했던 번즈는 1사 1, 2루 기회에서 넥센 불펜 투수 김선기와 긴 승부 끝에 소중한 적시 안타를 때려내는 끈질긴 면모를 보여주었다. 볼넷에 대한 부담이 있던 넥센 배터리는 번즈와 정면 대결을 고집했고 번즈는 계속된 정면승부를 이겨내며 팀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넥센은 필승 불펜 이보근을 대기시켰지만, 교체를 한 템포 늦춘 것이 결과적으로 아픈 실점을 허용하는 원인이 됐다.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시초는 채태인의 기습번트 안타였다.

이후 롯데는 박진형의 8회 초 무실점,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손승락의 무실점 투구로 한 점차를 지키며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구원에 실패했지만, 박진형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고 손승락은 9회 초 2명의 주자를 출루시킨 위기를 극복하며 시즌 2세이브에 성공했다.

롯데는 팀 승리와 함께 투. 타에서 팀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민병헌의 부상 악재가 있었지만, 김문호, 손아섭, 이병규로 이어지는 좌타 외야진의 활약은 그 공백을 잊게 했고 채태인이 타격감을 되찾으며 중심 타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채태인은 높은 출루율에 비해 타율이 극히 떨어졌지만,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팀 공격 기여도를 높이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에 채태인은 4월 10일 경기에서 재치 있는 플레이로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며 팀 사기를 끌어올려 주었다. 채태인은 이 경기 활약과 함께 1할대 타율을 2할대 중반으로 끌어올렸고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 1.0이상을 기록하며 내용있는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채태인의 활약은 시즌 초반 롯데에서 NC로 팀을 옮기고 나서 맹활약하고 있는 최준석의 활약과 비교되며 마음고생을 했을 채태인에게는 자기 스스로 가치를 입증한 것과 다름없다. 한편으로서는 지금 롯데가 부진을 탈출하는데 있어 무엇이 필요한지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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