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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이 막을 내렸습니다. 결국 일본에 진출을 한 선수들을 제외하고 팀을 옮긴 선수는 없었습니다. 막대한 보상금과 선수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타팀 선수를 데려올 구단은 없었습니다. 김태균, 이범호 선구가 이른 시간에 일본 진출을 확정지었고 시장은 금방 냉각되고 말았습니다. 호기있게 시장에 나온 선수들도 추워진 겨울 한파 만큼 차가운 시장 반응을 확인할 뿐이었습니다.

여기 아주 슬픈 FA 계약을 한 선수가 있습니다. KIA의 장성호 선수가 그렇습니다. 장성호 선수 역시 그의 의도와 달리 시장의 냉랭함을 느끼며 한해를 넘겼습니다. 그의 선택은  원 소속구단과의 재계약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건은 계약금 없는 연봉의 대폭 삭감이었습니다.  KIA가 어려웠던 시절, 홀로 타선을 이끌었고 거의 매해 3할을 넘기면서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장성호 선수였습니다. 거기에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는 처음 FA 시장에 나왔을때 많은 팀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팀들의 기대와 달리 KIA와 계약을 했고 KIA 역시 간판 타자를 후하게 대접했습니다. 이렇게 그의 야구 인생은 웃는 일만 있을 것 같았습니다.

팀과 팬들의 기대와 달리 장성호 선수의 성적은 FA 계약이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07년 타율 0.281, 홈런 11, 타점 62. 2008년 타율 0.304 홈런 7, 타점 46. 2009년 타율 0.284, 홈런 7, 타점 39. 이렇게 해가 갈수록 파워는 떨어지고 중심타자에서 필요한 타점 능력도 그 수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꾸준함의 상징이었던 타율도 3할을 넘지 못했습니다. 매년 거듭되는 부상과 그 후유증으로 풀 타임 시즌을 제대로 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타선의 중심에서도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2009년 시즌에는 혜성처럼 등장한 김상현 선수와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최희섭 선수를 중심으로 팀 타선이 재편되면서 그의 이름은 점점 잊혀져 가는 듯 했습니다. 급기야 그의 자리인 1루수 마저 최희섭 선수에게 내주고 외야를 전전하고 말았습니다. 나지완 선수 등이 성장하면서 그는 주전 자리마저 위협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팀은 올해 우승을 이루어냈지만 장성호 선수는 큰 위기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얻은 FA 기회에서 그는 시장을 선택을 받으려 했습니다. 장성호 선수에서 이번 FA 기회는 돈을 더 받겠다는 것 보다는 좀 더 많은 경기,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을 찾고자 하는 일종의 몸부림이었습니다. 날로 좁아지는 팀내 입지가 그의 시선을 밖으로 돌렸습니다. 연봉 삭감을 감수하면서 시장을 문을 두드린 그에게 관심을 갖는 팀은 없었습니다. 매년 하락하는 성적과 많은 나이, 부상 경력, 높은 연봉에 따른 막대한 보상금과 보상 선수를 그에게 투자할 팀을 찾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장성호 선수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결국, 대폭 삭감된 금액으로 KIA에 잔류하고 말았습니다. 모순된 우리 프로야구 FA 제도가 아니었다면 새로운 둥지를 찾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KIA에 남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바램대로 그를 필요로 하는 팀으로 재 트레이드가 될지 피 말리는 주전경쟁을 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의 입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시절 팀을 이끌었던 간판 선수가 이제는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말았습니다. 장성호 선수도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는 것일까요?

사실 그의 최근 부진은 노쇠화일수도 있지만 부상 재활을 제대로 하지 않고 경기에 나선 영향이 큽니다. 어려운 팀 사정을 고려, 그의 재활기간은 길지 못했습니다. 약한 팀 타선은 그를 쉬게 내버려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부상을 안고 계속 경기를 소화했고 팀도 그도 만족할만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부상 악령은 부위를 옮겨가면서 계속 되었고 KIA 우승의 주역이 되어야 할 선수는 이름없는 조연이 되었습니다.  

야구가 하고 싶어 삭감된 1년 계약을 한 장성호 선수입니다. 그의 바램대로 그는 다시 존재감을 되 찾을 수 있을까요? 우선 KIA 팀에서 주전 경쟁을 극복해야 합니다. 현재 KIA의 외야와 1루는 장성호 선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붙박이 1루수로 자리잡은 최희섭선수에 외야는 부동의 중견수인 국가대표 이용규 선수, 꾸준한 타격을 보여주는 김원섭 선수, 올 시즌 크게 성장한 나지완 선수, 선수생활을 연장한 이종범 선수, 부상에서 돌아로는 채종범 선수까지 여러 선수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수비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장성호 선수로서는 힘겨운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1루수인데 말이죠.

올 겨울 손바락 부상 재활로 동계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하는 장성호 선수에게 큰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의 바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KIA 팬들은 대타나 지명타자로 간간히 등장하는 장성호 선수를 더 익숙하게 볼지도 모릅니다. 그의 앞길에 막는 여러 어려움들은 그의 FA 계약을 더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장성호 선수가 좀 더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으로 옮길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KIA가 그를 핵심 전력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적당한 카드가 나온다면 유니폼을 갈이입을 확율은 높습니다. 장성호 선수가 관심을 보였던 한화도 약화된 타선을 보강한 카드로 장성호 선수를 염두가 둘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화가 KIA에 줄 카드가 마땅치 않습니다. KIA가 선수의 장래를 생각해서 많이 양보하지 않는다면 장성호 선수의 한화행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KIA가 원하는 내야 자원을 한화에서 내 줄 가능성도 적습니다. 자금 여유가 많은 기아를 상대로 현금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현재 분위기는 두산으로의 트레이드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교적 풍부한 내야 자원이 있는 두산은 KIA에 맞는 카드를 내 놓을 수 있습니다. KIA는 양적으로 부족한 내야를 보강하고 두산은 경험 많은 베테랑 타자가 가세하면서 김현수, 김동주 중심타선에 짜임새를 더할 수 있습니다. 최근 부진했지만 노련한 장성호 선수의 가세는 두산의 타선에 깊이는 더하고 하위 타선도 함께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장성호 선수 역시 새로운 환경에서 좀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는다면 특유의 날카로움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힘은 떨어졌지만 부상만 극복된다면 정교한 타격으로 두산 타선의 활력소로 거듭날 가능이 있습니다.

한 때 우리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타자지만 주전자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신세가 된 장성호 선수, 이번 겨울 그의 땀들이 모여 좀 더 많은 출장을 하는, 아니 주전자리에서 꾸준함을 보여줄 기회를 잡을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올 시즌 이후 더 초라해진 그를 볼지 모릅니다. 그의 주 무대가 KIA가 될지 다른 팀이 될지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10년 프로야구에서 한 노장선수의 거취가 또 하나의 관심사가 될 듯 합니다.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슬픈 연봉 계약을 한 장성호 선수입니다. 야구를 계속 하고 싶었다는 장성호 선수가 다시 살아나 스나이퍼로서의 그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을지, 당당하게 또 다른 FA 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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