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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게는 부처님 오신 날 대참사였고 상대팀 삼성에게는 짜릿한 대역전승이었다. 롯데는 5월 22일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6회까지 4 : 0으로 리드하던 경기를 역전당하며 4 : 10으로 패했다. 이번 주 삼성, 넥센으로 이어지는 하위권 팀들과의 대결에서 승수 쌓기를 하려 했던 롯데로서는 한주를 우울하게 시작했다. 

삼성은 최근 부진한 토종 에이스 윤성환이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힘겹게 마운드를 지켰고 타선이 롯데 선발 투수 듀브론트에게 수차례 득점 기회를 잡고도 이를 무산시키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경기 후반 뒷심을 발휘했다. 삼성은 7회부터 가동된 진명호, 오현택, 두 롯데 필승 불펜진을 상대로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5월 들어 승승장구하던 이들에게 쓰라린 기억을 남기게 했다. 9위 삼성은 이 승리로 최하위 NC와의 격차를 더 크게 하면서 순위 상승의 가능성도 높였다. 

FA 계약으로 롯데의 강민호에서 삼성의 강민호로 올 시즌 변신한 롯데 주전 포수 강민호는 7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 3타점을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상위 타선에서 이원석이 2안타 3타점, 하위 타선에서 박한이가 2안타 경기를 하면서 베테랑들이 공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7회 초 마운드 올라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삼성 불펜 투수 김승현의 팀 역전승과 함께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그에게는 시즌 첫 승이었다. 


이런 삼성 역전승은 그들의 집중력이 있어 가능했지만, 사실상 롯데가 헌납한 것과 같았다. 롯데는 1회 초 전준우, 손아섭의 솔로 홈런으로 2 : 0 리드를 잡았고 삼성이 거듭된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유리한 흐름을 잡았다. 삼성은 1회 말 1사 3루에서 중심 타선에서 득점타가 나오지 않았고 2회 말에는 무사 1, 2루에서 안타성 타구가 주자에 맞고 아웃 처리되는 불운이 겹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삼성은 선발 투수 윤성환이 1회 초 2실점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적시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다.

삼성이 추격 기회를 놓치는 사이 롯데는 6회 초 추가 2득점으로 확실히 승세를 굳히는 듯 보였다. 롯데로서는 좀처럼 실점하지 않는 필승 불펜조가 버티는 7회 이후 4점 차의 리드는 분명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7회 말 수비에서 롯데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해야 했다.

롯데는 7회 말 수비에서 투구 수 100개를 채운 선발 투수 듀브론트를 대신해 진명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정상적인 마운드 운영이었지만 첫 타자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 실책과 연결되며 경기 분위기가 바뀌고 말았다. 실책의 후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롯데 불펜 투수 진명호는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삼성은 대타 박한이의 안타로 기회를 계속 이어갔고 이원석, 러프, 강민호까지 중심 타선이 연속 적시 안타로 순식간에 5득점하며 경기를 역전했다. 롯데는 진명호에 이어 오현택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오현택은 강민호에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7회 말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8회 말 추가 5득점하며 그들의 역전승을 다 확고히 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외야에서 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대량 실점의 원인을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7회 말 실책으로 시작된 위기가 롯데를 완전히 무너뜨린 셈이었다. 삼성은 타선의 폭발과 함께 우규민, 최충연, 마무리 장필준까지 불펜진이 남은 이닝을 무난히 책임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롯데 선발 투구 듀브론트는 많은 출루를 허용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의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고 팀 세 번째 투구로 마운드에 올랐던 오현택은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롯데 상위 타선인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는 각각 2안타로 분전했지만, 패배로 웃을 수 없었다. 

롯데로서는 역전패의 결과와 함께 그동안 철옹성과 같았던 필승 불펜진이 하위권 팀이 삼성에 무너졌다는 점이 아팠던 경기였다. 물론, 실책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동안 진명호, 오현택 두 불펜 투수들은 부상 등의 이유로 엔트리에 빠져있는 박진형, 조정훈의 빈자리를 잘 메워주었다. 투구 내용도 훌륭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다. 풀타임 시즌이 부담이 될 수 있는 두 불펜 투수였다. 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롯데는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등판이 많았다. 구위 저하 등의 우려가 생길 수 있는 시점이었다. 그 우려가 삼성전에서 현실이 됐다. 불펜 투수들이 모든 경기에 완벽한 투구를 할 수는 없지만, 5월 22일 삼성전 역전패는 불펜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었다. 

롯데는 이 패배로 5할 승률이 무너졌고 순위가 7위로 급락했다. 이제 치열한 순위 경쟁이 시작된 시점에 그동안 최고의 활약을 하던 필승 불펜진의 난조는 롯데의 앞으로 일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역전패가 롯데 필승 불펜진에 좋은 자극제가 될 수도 있지만, 롯데로서는 패배의 후유증이 더 우려되는 경기이기도 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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