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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선수의 연봉조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선수가 이기기 힘들다는 예상대로 KBO는 롯데 구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정훈 선수는 프로 선수생활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살릴 수 있는 연봉 협상을 했지만 100% 만족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10년이 넘은 기간 그는 롯데의 마운드를 지켰고 2009년 만개된 기량으로 팀의 4강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던 것일까요?

이정훈 선수는 프로 입단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그저그런 투수였습니다. 97년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이후 주로 중간 투수로 나서면서 지는 경기에 많이 투입되었습니다. 가끔 선발로도 기용되었지만 이기는 카드보다는 버리는 카드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자연히 그에 대한 팬들의 기억은 강렬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1군과 2군을 오가던 중간 투수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허약한 롯데 불펜진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습니다.

2008년 시즌, 부상 재활로 1년을 쉬었던 30대의 불펜투수는 2009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공은 빠르지만 무게감이 없었던 구위는 힘있는 구위로 거듭났고 정교한 제구력은 투구 내용을 좋게 만들었지만 여기에 다양한 변화구가 장착되면서 롯데 불펜의 에이스로 거듭났습니다. 이기는 경기에 자주 등판하면서 홀드와 세이브 기록도 쌓여갔습니다. 이런 기록을 떠나 경기 후반만 되면 마을을 졸이던 팬들에게 그는 새로운 수호신이었습니다. 필요하면 3이닝 마무리도 거뜬히 해내는 노장 투수에게 팬들은 다시금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10년 넘게 쌓아온 내공이 빛을 발하는 2009년 이었습니다.

이런 활약에 그도 연봉협상에 큰 기대를 걸었을 것입니다. 프로 입단 후 구단이 주는대로 받을 수 밖에 없었던 평범한 투수에게 올 스토브리그는 자신의 주장을 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그의 꿈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의 요구액은 8,000만원, 일반 직장인의 연봉을 생각하면 적은 금액은 아닙니다.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과 활약에 비쳐보면 소박한 금액이었습니다. 억대 연봉이 이제는 너문 흔한 프로야구에서 10년 넘게 한 팀에서 봉사한 선수는 요구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단은 6,60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대폭적인 인상율을 주장하면서 큰 선심을 쓴 듯 계약을 종용했습니다. 여기서 팬들은 10년이 넘게 활약한 투수의 연봉이 3600만원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구단의 행태에 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타팀과 너무나 비교되는 연봉 협상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심타자 이대호 선수의 연봉 삭감 방침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비판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팬들의 비판은 이대호 선수에 대한 구단의 방침을 바뀌게 했고 소폭 인상으로 협상은 종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정훈 선수는 지리한 협상대신 연봉 조정신청을 했습니다. 이것은 구단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었고 스타선수가 아닌 이정훈 선수에 대한 불이익을 감수한 것이었습니다. 예상대로 구단은 전지훈련 명단에서 이정훈 선수를 제외하는 조치를 했습니다.

질과 양에서 모두 부족한 롯데 불펜에서 마무리를 맞을지도 모르는 선수를 구단은 감정적으로 대했습니다. 한 선수의 연봉은 당해 활약뿐 아니라 팀에 대한 공헌, 기간 그리고 올 시즌 그의 역할과 활약에 대한 기대치가 종합되어야 합니다. 롯데 구단은 성적에 따른 수치화된 자료로 협상을 했습니다. 이정훈 선수의 달라진 위상과 역할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습니다. 팀의 마무리, 핵심 불펜요원에 대한 가치는 너무나 큽니다. 롯데 구단은 그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연봉조정 신청의 결과는 이정훈 선수의 패배, KBO는 객관적인 소명 자료의 부족을 들면서 구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롯데 구단은 800만원의 금액을 아낄 수 있었고 그들의 원칙(?)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정훈 선수가 전지훈련장까지 연봉 협상을 끌고갔다면 좀 더 많은 금액을 받았을이도 모릅니다. 그는 지리한 협상보다는 정면 돌파를 택했고 그 결과는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절대 패하지 않았습니다. 팬들은 그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게 되었고 그를 응원했습니다. 그의 연봉을 채워줄 모금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정훈 선수가 그 돈을 받지는 않겠지만 오랜 기간 팀을 위해 노력한 선수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2, 제3의 이정훈 선수가 나왔을 때 구단들은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이들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정훈 선수는 연봉 800만원 더 받기 위해 구단과 싸운 것이 아니라 그의 자존심, 스타가 아닌 대부분 선수들의 자존심을 위해 싸운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과를 패배로 끝났지만 선수들의 처우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2009년 이전까지 그는 스타도 아니었고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묵묵히 마운드에 올라 던졌을 뿐입니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부상없이 마운드를 지킨 그에게 2009년은 그의 이름을 알리고 가치를 입증한 한 해였습니다. 스타가 아니라는 사실이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말이죠. 

2010년 시즌 롯데 팬들은 이정훈 선수를 주목할 것입니다. 더 큰 애정을 가지고 그를 응원할 것이고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09년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면, 팀의 승리를 더 많이 이끈다면 2009년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습니다. 스타 선수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연봉 협상에서도 구단에 더 많은 요구를 할 수 있고요. 소박한 소망이 아닌 더 큰 소망을 말 할 수 있습니다. 동계 훈련의 출발은 늦었지만 더 좋은 활약으로 스타로 우뚝서는 이정훈 선수를 기대합니다. 구단도 속 좁은 대응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선수가 다시 팀을 위해 뛸 수 있게 배려해 주어야합니다. 롯데의 2010년 시즌 팀 구성에서 이정후 선수의 존재감은 너무나 크기 때문입니다. 

2010년, 롯데 자이언츠의 더 많은 승리과 함께 이를 지켜 줄 노장 투수가 마지막 까지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억 소리나는 선수로 거듭나기를 함께 기원합니다. 이정훈 선수가 아픔을 극복하고 변함없이 활약해 줄 것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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