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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난 이후 9월 4일부터 시작되는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숨 가쁜 일정의 연속이다. 9월 말까지 이어지는 정규리그는 잔여 경기 일정이 더해지면서 많은 이동이 불가피하다. 만약 경기가 우천 등으로 순연된다면 더블헤더 가능성까지 있다. 그만큼 휴식기간 각 팀들의 대비가 철저해야 한다. 모든 팀들에게 최상의 전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남은 순위 경쟁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다. 

특히, 마운드의 재정비는 모든 팀들에게 가장 큰 과제다. 투수들의 휴식기를 통해 힘을 비축하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이는 모든 팀들이 같은 조건이다.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마운드를 만들어야 한다. 빽빽한 잔여 경기 일정을 고려하면 이를 버틸 수 있는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 선발 투수진에 군 제대 선수, 부상 회복 선수들을 조합해 5인 로테이션을 만들어야 한다. 선발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줄지가 가을 야구의 향방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5위 경쟁 군의 가장 끝자락에 있는 7위 롯데에도 절실한 문제다. 롯데로서는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인 12승 6패를 기록했던 20대 초반의 젊은 에이스 박세웅의 부활이 필요하다. 



박세웅은 2014시즌 KT의 1순위 지명 선수로 입단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투수였다. 하지만 프로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최하위로 쳐진 팀 분위기도 그에게 악영향을 주었다. 2015시즌 대형 트레이드로 롯데로 팀을 옮긴 이후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확신한 선발 투수로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롯데는 박세웅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었고 박세웅은 2016 시즌 7승 12패 5.76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자리를 잡았다. 

2017 시즌 박세웅은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내며 롯데의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로 자리했다. 이제는 유망주라를 꼬리표를 떼고 에이스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따라왔다. 2017 시즌 박세웅은 28경기 등판에 12승 6패 방어율 3.68로 선전했다. 제구 불안의 문제도 해결했고 171.1이닝을 소화하며 내구성도 입증했다. 포스트시즌에 이어 국제경기 경험까지 쌓았다. 

하지만 전반기 불안했던 롯데의 선발 마운드를 나 홀로 지탱하며 에이스 역할을 했던 것과 달리 후반기 구위 저하가 뚜렷했고 피홈런이 늘어나며 어려움을 겪었던 점은 아쉬운 점이었다. 이런 박세웅에 대해 아직 젊은 투수고 그것도 중요한 경험이 된 만큼 다음 시즌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많았다. 

이런 희망을 스프링캠프에서 무너졌다. 박세웅은 부상으로 컨디션을 쉽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후유증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는 박세웅이 천천히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제3선발 투수로 기대했던 박세웅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겼지만, 완벽하지 못한 몸 상태의 투수를 무리시킬 수도 없었다. 

긴 기다림 끝에 박세웅은 6월 롯데 1군 선발진에 합류했다.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컸던 롯데는 박세웅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했다. 박세웅 역시 부상을 털어낸 모습이었다. 하지만 박세웅은 부상 재활의 과정을 처음 경험한 투수였다. 지난 시즌 투구폼을 되찾기가 어려웠다. 연습과 실전은 분명히 달랐다. 지난 시즌 12승 투수의 투구폼이 아니었다.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세웅은 초반 난타 당하기 일쑤였고 투구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닝 소화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박세웅은 6월 복귀 이후 8경기 마운드에 올라 1승 4패의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퀄리티스타트는 한차례에 불과했고 대부분 5회를 넘기기 버거웠다. 이는 불펜진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연결됐다. 

결국, 박세웅은 8월 1일 등판 이후 1군 엔트리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아직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몸이 아닌 그를 더는 1군에 머물게 하는 것이 롯데에는 의미가 없었다. 롯데는 박세웅은 퓨처스 리그에서 투구감을 되찾기를 기대했지만, 퓨처스리그 박세웅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롯데로서는 박세웅의 남은 시즌 활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시점에 찾아온 휴식기는 박세웅과 롯데에 모두 중요하다. 박세웅은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자신의 폼과 자신감을 되찾을 기회가 생겼다. 부상 재발의 징후는 없는 만큼 부활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롯데 역시 박세웅인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잔여 경기 일정에 상당한 추진력을 얻게 된다. 물론, 기대와 달리 박세웅이 길을 잃고 헤맨다면 롯데는 박세웅 없는 잔여 경기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 롯데는 박세웅은 대신할 선발 자원도 있다. 

하지만 롯데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는 박세웅인 지난 시즌 모습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하고 올 시즌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까지 기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세웅 역시 부진이 계속된다면 어렵게 잡은 선발 투수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부상 여파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기회마저 잃은 박세웅으로서는 군 문제 해결이 당면 과제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박세웅이 부상 그림자를 지워내는 일은 롯데의 올 시즌은 물론이고 다음 그다음 시즌까지 영향을 주는 일이 될 수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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