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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 의병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9월 30일 24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각자의 위치는 달랐지만, 점점 하나가 되어 일본의 조선 침탈에 맞섰던 5명의 주인공 애신, 유진, 희성, 동매 그리고 쿠도 희나의 마지막 운명이 결정됐다. 애신을 제외한 4명의 주인공들을 각각 장렬한 죽음으로 최후를 맞이했다. 

조선인이었지만, 미국으로 살아왔던 유진은 만주에서의 항일 의병활동을 위해 평양행 기차에 오른 애신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주인공이 됐다. 친일파 집안의 자손이었던 희성은 비밀 신문사를 통해 일본의 만행을 고발했으나 그것이 발각되어 고문 끝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동매는 홀로 일본 무신회와 최후의 일전 끝에 최후를 맞이했다. 친일파 집안의 딸로 정략결혼에 희생되었던 쿠도희나는 인생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호텔을 일본군과 함께 폭파함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했다. 

이들의 희생으로 만주로 근거지를 옮긴 애신이 이끄는 항일 의병은 독립군으로서 일본과의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게 됐다. 애신은 사랑하는 연인 유진은 물론이고 항일 의병활동을 하면서 어느덧 하나가 된 동매, 희성, 쿠도희나와 독립된 조국에서 재회할 것으로 다짐하며 항일 의지를 다졌다. 

이들 5명의 주인공은 모두 자신의 위치만 잘 지켰다면 일본이 조선을 침탈하는 격변의 시기에도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 애신은 양반집 딸로 일본에 맞서지 않는다면 양반으로서의 지위와 부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찍부터 외세에 의해 침략당하는 조선의 상황을 인식한 애신은 이런 삶을 거부하고 의병에 합류했고 목숨을 건 활동을 했다. 






이런 애신 주변의 인물들은 애신을 통해 그들의 삶이 변했다. 유진은 불우한 유년 시절을 뒤로하고 우연한 기회가 다다른 미국에서 유능한 미국인 장교로 인생을 변화시켰다. 그에게 조선은 엄격한 계급 사회였고 지배층이 피 지배층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기억하기도 싫은 곳이었다. 실제 그 구도 속에 유진은 부모를 잃었다. 당연히 개인적으로 유진은 조선에 원할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의병 활동에 매진하는 애신과의 만남을 통해 그는 점점 조선이 처한 현실에 눈을 떴다. 애초에는 애신의 안위를 걱정하는 수준이었지만, 유진은 조선인으로서의 애국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결국, 유진은 애신을 위해 그리고 조선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친일파 집안의 자식이었던 희성의 집안의 부를 넘겨받기만 하면 되는 위치였고 실제 조선의 현실을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그 역시 애신을 통해 조선의 현실과 일본의 만행을 분노했고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항일 운동을 도왔다. 그 결과는 참혹한 죽음이었지만, 희성은 가장 행복함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끝냈다. 

하층 계급의 자식으로 힘든 유년기를 보낸 동매는 일본 무신회에서 빼어난 역량을 발휘해 조선으로 들어왔고 그들의 약탈과 조선 침략에 앞장서는 위치에 있었다. 동매는 주인공중에서 조선에 대한 악감정이 가장 강했다. 하지만 동매는 그가 사모하는 애신을 걱정하는 마음속에서 점점 조선을 위해 일을 하게 됐고 항일 활동에 힘을 더하게 됐다. 동매는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것을 멈추지 않았고 최후의 순간까지 애신에 대한 연정을 간직한 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쿠도희나는 애초 자신을 일본인과 정략결혼시킨 부친에 대한 원망이 원인이 되어 의병 활동을 돕게 되었지만, 일본의 만행을 겪으면서 자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호텔을 폭발시키기에 이른다. 그 역시 일본인으로의 삶을 살았지만, 조선인으로서의 마지막 긍지를 잃지 않았다. 

이렇게 각자의 주인공들은 격동의 시대 일본에 저항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이들 주인공 외에 일본의 침략에 맞섰던 일반 국민들과 무력으로 그들과 대결했던 의병들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뤘다. 드라마 초기 일본의 침략에 무기력하기만 한 조선의 상황이 그게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상당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일본의 조선 침략의 과정에 이에 항일 의병 활동을 면밀히 다루면서 호응을 얻었다. 특히, 일본의 침략에 앞장서는 친일파들의 행태와 대비되는 의병들의 모습은 분노와 안타까움을 함께 가져다 주었다. 

이들 의병 중에는 이름 모를 국민들이 상당수였고 이들은 일본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무기와 군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죽음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에서 의병으로 분한 조연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시청자들의 분노하게 하기도 했고 깊은 슬픔에 빠뜨리게도 했다. 조선은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들의 저항에도 패망의 길을 걷게 되지만, 국내 의병운동은 이후 만주와 연해주 지역에서의 독립군, 이후 임시정부의 광복군으로 그 명맥이 이어지며 항일 무장 투쟁을 지속토록 했다. 

미스터 선샤인은 이런 의병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풀어내면서 일본의 침략에 조선이 결코 무기력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신분을 초월한 일반 국민들의 의병으로서의 활동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미스터 선샤인의 주인공은 5명의 주인공이 아닌 의병으로 분한 모든 배우들이었다. 

이렇게 미스터 선샤인은 항일 의병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새롭게 조명해주었지만, 우리 역사에서 항일 의병 활동의 기록은 너무나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학교 역사 책에서도 항일 의병은 무장 독립 투쟁으로 얼마간 다루어질 뿐이다. 의병들의 활동과 전과, 그들의 기록이 너무나 부족하다. 일제에 의해 그 기록일 사라지고 왜곡되기도 했지만, 우리 스스로 항일 의병의 역사를 외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과거 고구려의 영토 확장 등 고대사에서 한민족의 우수성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곤 하지만, 근 현대사에서 일본의 침략에 맞선 이들의 역사에는 관심이 적었다. 조선의 늦은 개화에 따라 세계 흐름에 뒤처졌고 봉건 사회의 잔재를 털어내지 못하는 내부의 개혁 부재 등으로 나라를 발전시키지 못했고 그 결과 외세의 침략에 대응하지 못해 망국의 아픔을 겪었다는 정도로 인식할 뿐이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항일 의병 활동과 독립운동사는 역사 책에서 그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느낌이었다. 

마치 대한민국의 독립이 항일 의병과 독립군의 항전, 임시정부의 노력, 그밖에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던 독립운동이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2차 세계 대전에서의 일본 패망의 결과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 그것이 직접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독립을 위한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의 독립의지마저 인정받을 수 없었음을 함께 인지할 필요가 있다. 

항일 의병을 비롯한 독립운동사가 상대적으로 사료가 부족한 고대사보다 역사에서 비중이 낮은 건 어쩌면 여전히 뿌리 뽑히지 못한 친일의 잔재가 남아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친일 세력들에게 항일 의병과 독립운동의 역사는 그들의 비수를 찌르는 일일 수도 있다. 실제 상당수 친일파들이 광복 이후에도 사법, 행정, 입법 등 국가 운영의 중요한 직책을 차지하며 대대손손 부와 명예를 세습하는 현실 속에서 독립운동사가 세세하며 조명되기는 쉽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일제시대를 통해 대한민국의 근대화가 이루어졌다는 식의 식민사관이 곳곳에서 공공연하게 주장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미스터 선샤인은 어쩌면 항일 의병뿐만 아니라 독립운동사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이끌어내려 했을지도 모른다. 미스터 션샤인은 드라마이기에 고증이나 이야기 전개에서 역사적 사실과 다른 면이 있었고 극적 장치도 있었지만, 독립운동사가 우리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을 일깨워주었다. 드라마에서 의병의 이야기를 주인공을 위한 배경정도로 사용하지 않고 세밀하게 다뤄주었다는 점은 의미가 컸다.  

앞으로 드라마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역사에서 독립운동사가 더 비중 있고 상세하게 연구되고 알려져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의 한 부분으로 영원히 기록되고 많은 이들이 기억하길 기대해 본다.



사진,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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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空空(공공) 조우진이 황제에게 의병 이름을 하나 하나 말할때
    뭐라 형언할수 없는 감정이 솟구치고 눈물이 나더군요.
    극을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오랜만의 웰메이드 드라마였습니다.
    2018.10.01 08:05 신고
  • 프로필사진 봉리브르 아직 친일파의 뿌리가 건재해 있어서
    항일 의병들의 활약이
    가려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당시 상황을
    좀더 알 수 있게 되고 또 더욱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2018.10.01 08:06 신고
  • 프로필사진 여강여호 픽션이지만 한가지 놓치지 않은 게 있더군요.
    의병...유생, 양반이 주축이 되어다는 것.
    이런 게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싶네요.
    그들의 사대주의, 중화사상이 일본과 맞설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니...
    암튼 저도 오랫만에 드라마 재밌게 봤습니다.
    2018.10.01 11:07 신고
  • 프로필사진 sotori 미스터션사인 아직 안보고 있는데, 한번 몰아서 봐바야겠어요^^ 2018.10.01 13: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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