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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KBO가 주도하는 FA 제도 개선안이 나왔다. 주요 골자는 FA 계약 규모의 제한과 함께 FA 선수 등급제, 취득 기간 단축을 그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FA 제도 개선을 주장하는 측에서 항상 제기했던 문제들이고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었다. 

KBO는 이를 공론화하면서 선수협의 논의의 주체로 인정했다. 분명 긍정적인 일이지만, 발표 시점이나 내년 시즌 적용을 위한 준비 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문제는 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에 대한 선수협의 반응이 부정적이다. 선수협의 KBO의 제안을 반박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4년간 최대 80억원으로 FA 계약 총약을 제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FA 계약 규모가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거품론이 크게 일고 있는 것고 사실이지만, 금액 자체를 제한한다는 건 FA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고 기회를 제한하는 불공정의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선수협은 이에 더해 FA 선수 등급제의 경우 선정 과정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 최저 연봉 인상 없는 FA 제도 개선은 낮은 연봉은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KBO의 제안이 구단들의 입장만을 반영했다는 인식을 강하게 하고 있다.






사실상 구단주들이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KBO의 현실에서 KBO가 구단 쪽으로 기우는 건 분명하다. 실제 그동안 운영도 선수들보다는 구단들의 의견을 반영해왔다. 선수협의 입장은 KBO에 대한 불신감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FA 제도 개선에 대한 문제는 안팎에서 개선의 목소리가 크다. 선수협의 이번 개선안에 대해 논의조차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 분명 아쉬운 일이다. 자칫 선수협의 이익단체로 비칠 수도 있는 일이다. 이미 선수협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KBO 리그의 FA 제도는 몇 번 수정을 하긴 했지만, 과거 도입 초기의 규정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시대와 상황이 변했지만, 제도는 그것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몇몇 특정 선수들에게만 대박 계약이 편중된 FA 제도는 해마가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리그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면서 지금의 FA 계약 규모가 적정한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상당하다. 

물론, 이런 상활을 초래한 건 해마다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하면서 최고 FA 계약 금액을 경신하면서까지 선수 영입을 위한 배팅을 하고 있는 구단들 자신이다. 여기에 FA 거품을 조장하는 언론의 보도, 부족하기만 한 선수층까지 특급 선수들의 FA 계약 규모는 해마다 팽창하고 있다. 이제는 4년간 100억원이 크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이런 이면 뒤에서는 보상 선수 규정이 족쇄가 되어 FA 권리 행사가 선수 생명의 위기로 이어지는 베테랑 선수들의 아픔이 있고 역시 보상 선수 규정에 발목이 잡혀 필요한 선수를 FA 시장에서 영입할 수 없는 구단의 난감이 함께하고 있다. 또한, FA 계약의 성공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아지면서 계약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항상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구단들은 내부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FA 시장은 해마다 뜨겁기만 하다. 
이런 FA 시장의 현상은 FA 시장을 그들만의 잔치로 만들고 있다. 

현재 우리 프로야구는 여전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 기세가 꺾이는 추세다. 3할 타자가 보편화된 극단적인 타고 투저의 리그는 질적인 저하를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으면 선발 투수 5인 로테이션 구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투수들의 수준 저하는 심각하다. 스트라이크 존 확대 등 투수 보호를 위한 시도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투수들의 수준이 이를 활용할 정도가 아니다.

야구팬들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파행적인 리그에서 산출된 성적을 바탕으로 FA 계약의 지표로 삼는 것이 좋게 보일 리 없다. FA 거품론이 점점 커지는 단순히 금액이 늘어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과연 우리 리그 수준에서 이 정도의 계약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의문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FA 제도 개선 문제가 논의 자체가 어려워지는 현실은 상당한 비난 여론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우리 프로야구는 FA 제도 개선 외에 외국인 선수 제도 개편 등 시스템 적으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국내 선수들의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보유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선수 자원을 확충할 필요가 있지만, 선수협은 이를 국내 선수들의 기회 상실로 인식하고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마다 수많은 대졸, 고졸 선수들의 프로에 입단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내 선수들의 기회 확충은 실업리그 창설과 독립리그 활성화 등으로 풀어갈 필요가 있다. 단지 프로야구 엔트리에서 국내 선수 자리가 줄어드는 것에만 집착한다면 수준 높은 야구를 원하는 팬들의 기대에 역행하는 일이다. 

이번 FA 제도 개선 논의는 프로야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단순히 누군가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고받는 형식으로 협의될 성질이 아니다. 만약 KBO의 직권으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이를 피해가는 편번 계약이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에 프로야구 구성원 모두가 참여한 공론화와 제도 개선으로 새로운 규정의 권위를 높일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FA 제도를 비롯한 프로야구 시스템 문제는 더는 개선을 미룰 수 없는 일이다. 당장의 인기에만 매달려 스스로의 개혁을 미룬다면 프로야구는 팬들의 외면이라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아시안게임 졸전 이후 그 조짐이 보이고 있다. 더는 용두사미식의 개선 논의는 곤란하다. 

사진, 글 : 지후니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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