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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팀이 경합했던 5위 경쟁의 최후 경쟁자는 롯데와 KIA로 확정됐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시즌 막바지 4번의 대결을 남겨두었고 그중 첫 대결의 승자는 롯데였다. 롯데는 10월 9일 KIA와의 홈경기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붓는 치열한 연장 승부 끝에 연장 11회 말 문규현의 끝내기 안타로 11 : 1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여전히 6위 자리에 머물렀지만, 5위 KIA와 승차를 없앴다. KIA가 절대 우세하다고 했던 5위 경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롯데는 현재 상대 전적에서 KIA에 8승 5패로 앞서있고 2경기를 더 남겨주고 있다.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팀 전체가 상승세라는 점도 롯데의 강점이다. 롯데는 10월 9일 경기 맞대결 승리로 5위 경쟁에서 기선제압한 성공했다. 

5위를 향한 두 팀의 의지는 뜨거운 접전을 불가피하게 했다. 경기에 대한 부담은 득점 기회에서 후속타 불발, 수비에서의 아쉬움, 마운드의 부진 등 내용상 모두가 아쉬움이 있었지만, 승리를 향한 의지는 남달랐고 경기는 마지막까지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이었다. 마치 또 하나의 포스트시즌을 보는 듯한 경기였다. 





경기 초반 기세는 롯데가 가져왔다. 롯데는 KIA 선발 투수 임기영을 1회부터 공략하며 3 : 0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언더핸드 임기영에 겨냥에 주전 중견수 민병헌을 선발 제외하고 좌타자 조홍석을 선발 출전시키는 맞춤형 라인업으로 나섰다. 롯데의 전략을 초반 적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2회 말 무사 1, 3루 조홍석 타석에서 나온 주루사와 조홍석의 범타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롯데는 1회 말 2득점 이후 2회 말 하위 타선의 연속 안타로 3 : 0 리드를 잡은 상황이었다. 추가 득점이 있었다면 보다 유리한 경기가 가능했다. 이 고비를 넘긴 KIA는 반격의 가능성을 다시 열 수 있었다. 

3회 초 KIA는 타선의 집중력으로 무려 8득점하면서 경기 흐름을 그들 쪽으로 돌려놓았다. 시작은 1사후 볼넷이었지만, 진짜 문제는 롯데 외야 수비에서 발생했다. 1사 1루에서 KIA 나지완의 좌중간 타구는 잘 맞았지만, 롯데 중견수 조홍석이 처리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조홍석은 그 타구를 머리 위로 통과시켰고 KIA는 1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이 위기에서 롯데 선발 투수 송승준은 KIA의 중심 타자 최형우를 삼진 처리하며 고비를 넘기는 모습이었다. 이후 KIA 안치홍의 우중간으로 향할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위기는 무실점으로 끝날 것 같았지만, 롯데 중견수 조홍석은 그 타구를 또다시 흘려보내면서 2루타로 만들어졌다. 분명 두 번의 타구는 잘 맞는 타구였지만, 조금만 기민한 수비를 했다면 처리가 가능했다. 선발 출전하지 않은 주전 민병헌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롯데로서는 주지 않아도 될 2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는 롯데는 물론이고 마운드의 베테랑 투수 송승준을 더 크게 흔들었다. 결국, 송승준은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고 연속 안타로 볼넷 2개, 3루타를 연속 허용하며 7실점하고 말았다. 송승준은 경기 초반 좋은 컨디션을 보였지만, 수비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면서 3회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고 말았다. 이어 나온 불펜 투수 이명우가 그가 남겨준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며 송승준의 실점은 8실점으로 늘어나고 말았다.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과 3 : 8의 점수는 롯데의 팀 분위기를 침체국면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실점하며 더 강하게 반등하는 롯데 타선은 3회 말 4득점으로 경기 분위기를 다시 대등하게 만들었다. KIA 역시 선발 투수 임기영을 조기 강판시키며 불펜 가동을 서둘 수밖에 없었다. 이후 경기는 불펜 대결도 중반 흐름을 이어갔다. KIA는 8 : 7의 불안한 리드를 유지했지만, 6회 말 롯데는 교체로 출전한 민병헌의 안타로 시작한 기회에서 이대호의 적시 안타로 기어코 동점에 성공했다. 

8 : 8의 경기는 불펜 총력전과 함께 더 치열하게 전개됐다. KIA가 앞서가면 롯데가 반격해 동점을 만들면서 경기 승패는 정규 이닝에서 결정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필승 불펜 구승민과 마무리 손승락이 각각 실점하는 상황이 있었고 KIA 역시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 팻딘과 마무리 윤석민이 각각 실점하며 승리를 가져올 기회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와 KIA는 득점 이후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 역시 각각 놓치며 승부를 더 미궁 속으로 빠뜨렸다. 

낮에 시작해 야간 경기를 이어진 경기는 11회 말 승패가 결정됐다. 롯데는 11회 말 1사후 대타로 나선 신인 한동희의 2루타와 이어진 채태인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 2루 기회에서 문규현이 KIA 불펜 투수 문경찬의 직구를 좌중간 안타로 만들어내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문규현은 앞선 10회 초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을 했지만, 끝내기 안타로 마음속 부담을 완전히 털어낼 수 있었다. 

롯데는 문규현 외에 4번 타자 이대호가 3안타 2타점, 교체로 경기에 나선 민병헌이 2안타 3득점, 전준우가 2안타로 활약했다. 후반기 롯데 내야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전병우는 2안타 3득점으로 그 활약을 계속했고 안중열이 2안타 2타점으로 하위 타선에 힘을 더했다. 

KIA는 롯데보다 한 명 더 많은 9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8 : 3의 리드를 불펜진이 지키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무엇보다 마무리 윤석민에 대한 신뢰를 더는 유지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 앞으로 5위 경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앞으로 시즌 막바지 KIA와의 원정 3연전에서 5위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불펜진의 소모가 극심했고, KIA와의 3연전 전 KT와의 더블헤더라는 중요한 고비를 넘겨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롯데는 선발 투수진 운영과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앞으로 경기에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기적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롯데의 기세와 선수들의 의지는 KIA와의 경쟁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9일 경기는 그 가능성을 한 번 더 확인시켰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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