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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롯데는 10년 넘게 주전 포스 마스크를 썼던 강민호의 공백을 크게 느껴야 했다. 2018 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강민호는 롯데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삼성과 전격 계약하면서 롯데를 떠났다. 롯데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이었기에 그 충격은 상당했다. 이에 대해 롯데 팬들은 구단의 미온적 협상 태도를 성토하는 등 비판을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 후에 삼성이 롯데보다 월등히 높은 계약 조건을 제시한 것이 밝혀지긴 했지만, 롯데는 FA 협상에서 내부 FA 중 손아섭과의 협상을 우선시한 것은 사실이었다. 삼성은 그 틈을 노렸고 대형 FA 계약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에 대한 대안이 필요했지만, 스토브리그 기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강민호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였다. 무엇보다 롯데는 올 시즌 2017 시즌 정규리그 3위 이상을 내심 기대하는 상황이었다. 포수 포지션에 대한 보강이 필요했다. 

하지만 롯데는 강민호의 삼성행 이후 외야수 민병헌과 전격 FA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FA 시장에서 철수했다. 민병헌은 국가대표급 외야수로 공. 수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지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롯데의 외야진에서 전력 상승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다수 의문이었다. 강민호를 떠나보낸 후 들끓었던 팬들의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영입이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도 있었다. 




이렇게 롯데는 강민호의 빈자리를 외부 영입으로 채우지 않은 채 2018 시즌을 시작했다. 롯데는 나종덕이라는 포수 유망주와 강민호의 보상 선수로 삼성에서 영입한 신예 포수 나원탁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경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포수 포지션을 신인급만으로 1군 엔트리를 채운다는 건 큰 모험이었다. 일부 롯데 팬들은 나이가 들면서 특히, 수비면에서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강민호보다 수비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거라는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공격력의 약화는 새롭게 영입한 민병헌, 채태인 등으로 메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이런 기대는 시즌 초반부터 빗나갔다. 나종덕, 나원탁은 신예 포수들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했다. 공격력은 이전 강민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했다. 좀 더 나을 것이라고 여겼던 수비도 불안했다. 불안한 투수 리드와 떨어지는 도루 저지 능력까지 포수 포지션은 롯데의 고민거리가 됐다. 

준비하지 않은 막연한 낙관론이 가져온 결과는 참혹했다.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롯데의 마운드는 포수 강민호 시절보다 나쁜 기록의 수치가 올라갔다. 젊은 포수들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사이 롯데는 하위권으로 추락했고 좀처럼 반전의 가능성을 찾지 못했다. 롯데는 그나마 1군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김사훈을 주전 포수로 기용하기도 했지만,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간간이 경기에 나섰던 김사훈이 주전 포수로 나서는 건 무리였다. 트레이드 시도는 포수 자원이 부족한 리그 현실에서 상당한 반대 급부가 필요했고 실현되기 어려웠다. 

이런 롯데에게 삼성의 강민호는 롯데전에 타격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하며 롯데에게 더 큰 아픔을 안겨주었다. 강민호의 롯데전 맹활약으로 삼성은 올 시즌 롯데와의 상대 전적에서 절대 우세를 보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롯데가 후반 막바지 순위 경쟁을 하는 데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 포수진에 희망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후반기 롯데는 긴 부상을 털어내고 엔트리에 복귀한 안중열이 주전 포수로 자리하면서 포수 고민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안중열은 공격과 수비에서 균형을 갖춘 경기력으로 포수 포지션의 팀 승리 기여율을 끌어올렸다. 이는 롯데가 후반기 5위 경쟁을 마지막까지 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였다. 안중열의 발견은 롯데의 올 시즌 중요한 긍정 요소였다. 현시점에서 내년 시즌 개막전 포수는 안중열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주전 포수 안중열로 내년 시즌을 치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안중열은 부상 전력이 있고 아직 군 미필 선수다. 지속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와 경쟁할 수 있는 포수 김준태는 올 시즌 중 군에서 제대한 군필 선수지만, 상무에서 부상으로 포수로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군 복무기간 퓨처스 리그에서 기량 발전을 이뤘다고 하기 어렵다. 올 시즌 1군에서 경험을 쌓은 나종덕은 아직 기량 발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포수 자원 나원탁은 군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1군에서 모습을 보였던 김사훈은 내년 시즌 1군 진입이 쉽지 않다. 

롯데로서는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는 포수 자원 확보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롯데는 내년 시즌에도 육성보다는 상위권 성적을 더 원하고 있다. 그렇자면 전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취약했던 포수 포지션을 지금 그대로 둘 수 없다. 

마침 이번 FA 시장에는 양의지, 이재원이라는 포수 자원이 나와있다. 두 포수 모두 공.수를 겸비한 리그 정상급 포수들이고 경험도 풍부하다. 당장 롯데의 약점을 지울 수 있는 포수들이다. 하지만 양의지는 두산, 이재원은 SK에서 줄 곳 선수 생활을 했고 그 소속팀에서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본인들 역시 원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크다. 수도권 팀이라는 장점도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잔류가 유력하다. 롯데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면 상당한 오버페이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은 롯데에게 큰 부담이다. 롯데는 이미 수년간 FA 시장에서 막대한 지출을 했다. 나름 성과도 있었지만, 투자 대비 결과는 아쉬움이 있었다. 막대한 투자의 결과 선수단 연봉이 큰 폭으로 올랐고 고액 연봉 선수들의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만약, 또 다른 고액 연봉 선수가 영입된다면 고액 연봉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들 간의 위화감이 커질 수 있다. 

이는 팀 융합을 해치는 일이 될 수 있다. 최근 프로야구 전반의 육성 기조와 FA 선수들에 대한 오버페이 자제 움직임도 롯데에게 부담이다. 즉, 롯데는 포수가 필요하지만,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다. 트레이드 시도 역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포수는 시도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단 롯데는 내부 육성의 방향성을 보이고 있지만, 당장 성적이 필요한 롯데가 이런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속단할 수 없다. 이미 롯데가 FA 시장에서 포수 영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언론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롯데로서는 FA 시장 상황과 내년 시즌 팀의 지향점을 고려해 외부 영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중열을 중심으로 내부 자원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방안도 여전히 살아있다. 분명한 건 내년 시즌 더 나은 성적을 위해 포수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롯데의 포수 보강 방안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youlsim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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