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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7번째 이야기는 동해바다와 접한 강릉, 그중에서도 정동진과 중앙동이었다. 과거 대관령 고개를 넘어야 갈 수 있었던 강릉은 서울에서 가기에는 먼 곳이었지만, 이제는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까지 개통되며 수도권에서도 보다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됐다. 특히, 한 해가 시작되는 1월 1일은 해돋이를 보려는 인파로 가득한 곳이 강릉이다. 

동네 한 바퀴의 여정은 1월 1일 2019년 새해를 맞이해 해돋이 명소인 정동진에서 시작됐다. 역시 정동진에서는 해돋이를 보고 한 해를 시작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그들의 새해맞이 소원들을 동해 바다는 넓은 품으로 가득 다 안고 있었다. 

한 해를 시작하는 해돋이와 함께 발걸음은 정동진 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25년 넘은 낡고 작은 배로 고기잡이를 하고 그와 함께 물질을 하는 노년의 어부와 해녀 부부를 만났다. 이들은 남편이 제주에서 군 생활을 하던 당시 군인과 해녀로서 만나 연예 끝에 부부의 인연을 맺었고 수십 년 동안 강릉에서 고기잡이와 물질로 생계를 이어왔다. 






거친 바다에서의 일이 1년 내내 이어지고 위험이 항상 따르지만 노부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바다를 삶은 터전으로 삼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 힘들 수도 있는 일이지만, 노부부는 한결같이 이른 아침부터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들에게 바다는 그들의 삶은 지탱하는 에너지원과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들 부부와 바다에서 방금 잡은 물고기로 아침 한 상은 따뜻함 그 자체였다. 

정동진에서의 아침을 보내고 여정은 강릉시내로 향했다. 이동 수단은 정동진에서 강릉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였다. 이제는 빠르고 편한 고속 열차가 보편화된 요즘이지만, 무궁화호 열차는 빠르고 편안함 대신 편안함과 과거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진행자는 젊은 시절 기차를 타면 준비해야 하는 필수 아이템인 삶은 달걀과 사이다로 과거의 행복한 기억을 추억했다. 

정동진에서 강릉역까지 짧은 기차 여행 후 강릉에서의 여정은 강릉의 번화가라 할 수 있는 중앙동에서 다시 이어졌다. 중앙동은 과거 신라시대부터 행정의 중심지로 일제시대 원형이 상당 부분 훼손되는 비운이 있었지만, 행정 관청인 강릉 중앙 대도호부 건물이 남아있어 과거의 영화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근처에는 과거 임당동으로 불리던 오래된 마을의 벽을 벽화로 채워 넣은 벽화골목이 또 다른 명소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 골목은 구시가지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그 기억만을 간직한 채 오래된 집들이 골목을 지키고 있었다. 곳곳에서는 일제시대 일본들이 지어 거주했던 적산가옥이라 불리던 일본식 건물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벽화 골목은 강릉의 과거를 그대로 품에 안고 있는 곳이었다. 

골목을 따라가다 70년 넘게 한자리에서 영업 중인 방앗간을 만났다. 이 방앗간은 3번째 주인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보통은 가업으로 가게가 이어지는 것과 달리 이곳은 서로 다른 이들이 가게를 인수인게하면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방앗간은 70년 전 기계를 그대로 사용하고 떡을 만드는 방식도 과거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힘들고 번거로운 작업일 수도 있지만, 이 방앗간을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과거의 맛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80살이 넘은 2대 사장은 은퇴 후에도 이 방앗간 일을 도우며 3대 사장이 방앗간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었다. 치열한 경쟁만이 남아있는 도시 속 가게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방앗간에서 방금 나온 가래떡의 쫀득 쫀즉 한 맛을 느끼며 발걸음은 과거 건축물들이 보존되어 있는 중앙동 근대화 거리를 향했다. 이곳에서 일본식 건물을 카페로 보수해 사용 중인 곳을 찾았다. 거의  100년은 되어 보이는 이 건물은 이제 색다름과 독특함을 찾는 젊은이들과 과거의 향수를 느끼려는 장년층 모두가 찾는 명소가 됐다. 일제 시대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장소지만, 지금은 특색 있는 카페가 된 이곳에서 왠지 모를 아이러니가 느껴졌다. 

발걸음은 강릉의 관광 명소로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된 중앙시장의 풍경과 함께 코다리 가게와 다양한 전을 만들어 파는 전집을 거쳐 강릉을 찾는 이들이 꼭 맛봐야 하는 감자 옹심이 맛집과 연결됐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이 옹심이 식당은 지역민들은 물론이고 관광객들에게도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식당 문을 열기 한참 전부터 줄을 서야 맛을 볼 수 있는 강릉 맛집이었다. 

옹심이는 감자를 갈아 물기를 제거하고 다시 반죽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 만드는데 이 식당은 그 과정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었다. 기계로 만드는 것과 별 차이도 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이 이 식당을 일부러 찾는 건 사람의 정성 가득한 맛이 기계를 대신할 수 없음을 증명하는 것 같아 보였다. 

옹심이 맛집에서 든든한 한 끼를 한 여정은 강릉의 새로운 명물이 된 바다 부채길에서 대자연의 신비를 체험하여 절정으로 향했다. 바다 부채 길은 우리나라 유일의 해안 단구 지형으로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탐방로는 바다를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과거에는 해안을 지키는 철책과 이동로로 사용되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통제되었지만, 최근 개방되어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됐다. 

이 바다 부채길에서 잠시 벗어난 발걸음은 금진해변에서 차가운 겨울바다에 몸을 맡긴 채 서핑을 즐기는 이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서핑은 여름에만 즐기는 스포츠가 아닌 사계절 즐기는 스포츠로 발전했다. 일 년 내내 파도가 몰아치는 동해안은 서핑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고 강릉 해안은 서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곳에서 진행자는 30대의 나이에 서울에서의 직장을 떠나 서핑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젊은 대표가 그 밑에서 서핑을 수년째 배우고 즐기는 60대의 은퇴한 수강자를 함께 만났다. 이들에게 행복은 돈을 많이 벌고 풍족한 삶을 사는 것만이 아니었다. 바다와 함께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큰 행복이었다. 넓은 강릉 릉 바다와 접한 삶이 이들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이렇게 새해 시작과 함께 찾은 강릉에서도 다양한 이들이 나름의 방식대로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며 살고 있었다. 이들의 삶과 함께 바다와 접한 강릉에서만 느낄 수 있느 감성도 함께 할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행복의 가치가 과연 정답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여정이었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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