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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프로야구 현실에서 선수가 팀을 바꾸는 건  FA 계약때 그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마저도 일부 선수들에 국한된 일이고 주전급 선수들은 싫든 좋든 한 팀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구단간 이해관계에 따라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도 하는데요. 최근 그 규모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그렇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그리 재미를 못 본 구단중 하나입니다. FA 잔혹사를 끝낸 홍성흔 선수와 삼성에서 건너온 강영식 선수를 제외하곤 말이죠. 반면에 롯데에서 팀을 옮긴 선수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특히 두산에서 활약하고 있는 롯데 출신 선수들의 활약상은 반가움과 아쉬움이 교차합니다. 두산 베어스는 자체 선수 육성에도 능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타팀에서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던 선수도 두산에서는 펄펄 나는 경우를 자주 보게됩니다. 그 중에서 최준석, 임재철, 이원석 선수는 롯데에 있을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준석 선수는 롯데 시절 힘은 좋지만 거친 타격을 하는 미완의 대기였습니다. 이대호 선수와 체격에서 팀내 1,2위를 다툴 정도로 힘에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였습니다. 확율은 낮지만 힘있는 타격과 장타력은 미래 중심타선으로서의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최준석 선수의 성장은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변화구에 대한 약점이 드러나면서 그의 타격은 점점 추춤했고 이대호 선수와 수비위치가 겹치면서 팀내입지도 점점 좁아져만 갔습니다.

롯데 구단은 결국 두산 최경환 선수와 최준석 선수를 트레이드하게 됩니다. 롯데는 젊은 선수단을 이끌어갈 경험많은 선수를 필요로 했고 두산은 부족한 장타력과 미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진 거래였습니다. 최준석 선수는 두산에 입단해서도 고질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꾸준한 출장을 보장받았지만 기대했던 잠재력은 폭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홈런의 양을 조금씩 늘리면서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2009년 최준석 선수는 가능성이라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터뜨리게 됩니다. 타율 0.302, 홈런 17, 타점 97 로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부상으로 라인업에서 이탈되는 경우가 없었더라면 2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시즌이었습니다. 몇 년간의 기다림이 결실을 맺은 셈이지요.





2009년 시즌을 앞두고 최준석 선수는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전년도 성적이 부진했던 까닭에 연봉은 대폭 삭감되었고 풍부한 두산 내야진에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동계 훈련기간 체중감량에 집중하면서 타격 스피드가 살아났습니다. 이는 그의 천부적인 힘과 결합하면서 무서운 타자로 거듭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런 최준석 선수가 롯데전에서 맹타를 휘두를 때면 싫어할수도 좋아할수도 없는 기분이 들곤 했습니다.

이제 최준석 선수는 두산의 확실한 중심타선의 일원입니다. 그의 덩치만 김동주 선수와 비슷한 것이 아니라 김동주 선수를 받쳐주는 장거리타자로 입지를 다진 상태입니다. 2009년의 활약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의 자리는 더욱 더 공고해질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잠재력을 살려낸 최준석 선수가 있다면 노장으로 뒤늦게 피어난 임재철 선수도 있습니다. 롯데 입단 당시 빠른 발을 지닌 호타 준족의 외야수로 각광받았던 선수가 임재철 선수입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명승부가 있었던 1999년 신인이었던 임재철 선수는 한화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당시 최고의 구위를 보이던 구대성 선수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지쳐있던 타선에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롯데의 주전 외야수를 굳힐 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계속 되는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삼성에서 한화, 두산으로 트레이드 되는 저니맨이 되었습니다.

젊고 유능한 외야진이 포진한 두산에서 그의 자리는 없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화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주전으로서 매 시즌을 보내게 만들었습니다. 군대 2년이라는 공백이 있었지만 2009 시즌  훌륭하게 재기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된 수비와 팀 배팅은 하위타선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작년 시즌 임재철 선수는 부상선수가 연이어 발생한 두산에서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면서 꾸준히 역할을 해냈습니다.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도 두산 야수들에게 보이지 않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그가 부상으로 빠지자 코칭스탭이 아쉬움을 표시할 정도로 두산에서 그는 중요한 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두 선수와 함께 홍성흔 선수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옮긴 이원석 선수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고교시절 최고의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이원석 선수는 롯데 입단 당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당장 주전 자리를 차지할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플레이는 기복이 심했고 어렵게 잡은 주전자리에서 점점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롯데에서 그의 자리는 백업 요원이었거 경기 출장도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그를 롯데 구단은 FA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두산은 그를 지명했습니다.

풍부한 내야자원이 있는 두산의 선택은 의외였습니다. 2009 시즌이 끝나자 두산의 선택이 탁월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는 부상선수들로 생겨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거의 모든 경기에 출장했습니다. 부진하던 타격이 살아나면서 3할에 근접하는 최고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두산에서 주어진 기회를 그는 멋지게 살렸습니다. 이원석 선수가 없었다면 두산의 내야 운영은 큰 타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홍성흔 선수의 멋진 활약이 있었기에 망정이지 롯데 구단이 땅을 치고 후회할 뻔한 2009년의 이원석 선수였습니다.

이렇듯 롯데를 떠나 두산에서 자리잡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입지가 단단한 선수들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롯데보다 경쟁이 치열한 두산에서 살아남아 더 좋아진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롯데의 선수단 운영의 문제인지 선수들을 파악하는 안목이 모자란 것인지 두산의 선수육성 시스템이 우월한 것인지 여러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기회를 살려낸 선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점입니다. 새로운 환경과 자극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한 것이겠지요. 그것이 마침 두산이었고요. 롯데에 이들이 계속 남아있었다면 이런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그러그런 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들의 활약에 속이 쓰리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반가움이 생기는건 그들의 숨은 노력을 알기에 그럴 것입니다.

다음 달이면 또 다른 시즌이 시작됩니다. 동계 훈련기간 팀의 보완점을 찾아 각 팀 사이에 전격적인 트레이드의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트레이드의 성과는 당장 나타나기 보다 수년의 시간이 지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최준석 선수가 그런 사례고요. 롯데도 2010년 시즌에는 다른 팀들이 본전 생각을 나게 할 정도로 멋진 트레이드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침 구단 프런트가 전격 교체되었다고 하니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기대해 봅니다.

롯데 구단에 대한 기대와 함께 두산에 있는 롯데 출신 선수들의 계속된 활약도 기대합니다. 롯데전에서 조금 살살해 주면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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