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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두산으로 떠난 전 에이스 린드블럼과의 악연이 다시 재현됐다. 린드블럼은 최근 롯데를 상대로 계약에 명시됐던 바이아웃 금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린드블럼은 2016시즌 후 재계약 협상 당시 롯데가 구단 옵션이었던 140만 달러의 연봉 재계약을 실현하지 않는 대신 지급해야 하는 바이아웃 금액 20만 달러를 지급하지 않았고 이후 이에 대한 지급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언론의 보도를 통해 드러난 당시 재계약 협상은 이랬다. 2015시즌 롯데에 입단한 린드블럼은 그 해 13승 10패 방어율 3.56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무려 210이닝을 소화할 정도의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에 롯데 팬들은 과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살인적인 투구 이닝을 소화했던 레전드 최동원에 빗대어 그에게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당연히 롯데는 그와 재계약을 했다. 

KBO 리그 2년 차를 맞이한 2016 시즌 린드블럼은 그전 시즌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5시즌 200이닝 이상을 소화했던 후유증이 영향을 주었다. 롯데에 입단하기 전 불펜 투수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섰던 그로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2016시즌 린드블럼은 10승 13패 방어율 5.28로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롯데는 2016 시즌을 앞두고 린드블럼과 재계약을 하면서 2017 시즌 재계약을 위한 구단 옵션을 설정했다. 그가 2016 시즌 만족스러운 성적을 기록했다면 그 옵션을 실행되었겠지만, 롯데는 그의 부진에 이를 망설였다. 롯데는 대신 그에게 애초 구단 옵션으로 설정한 140만 달러의 연봉 대신 90만 달러의 재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구단 옵션이 실행하지 않음에 따른 바이아웃 20만 달러의 지급을 미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런 경우 설정된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고 다시 연봉 계약 협상을 통해 계약 조건을 조정하게 되는데 롯데는 바이아웃 지급을 미룬 채 연봉 조건 조정만을 하려 했다. 결국, 린드블럼과 롯데의 재계약을 무산됐고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마이너리그 계약을 감수하며 미국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바이아웃 지급은 없었다. 대신 롯데를 그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키며 그의 KBO 리그 복귀 시 타 팀과의 계약 가능성을 막았다. 결국 당시의 협상은 롯데와 린드블럼과의 분쟁의 불씨가 됐다. 

2017 시즌 중반 롯데는 외국이 투구 교체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에이스 역할을 해줄 외국인 투수가 절실했다. 롯데는 마이너리그에 머물고 있던 린드블럼에게 손을 내밀었다. KBO 리그 복귀를 위해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린드블럼은 롯데로의 복귀를 택해야 했다. 대신 린드블럼은 시즌 후 자유계약 선수로 자신을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당장의 성적이 필요했던 롯데는 이를 수락했다. 린드블럼이 돌아온 롯데는 2017 시즌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유지하며 정규리그 3위의 성과를 냈다. 후반기에만 경기에 나섰지만, 린드블럼은 이에 큰 역할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린드블럼은 에이스 다운 투구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2018 시즌 재계약 협상은 쉽지 않았다. 린드블럼은 계약대로 자유계약으로 풀렸고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롯데 구단은 린드블럼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식의 주장을 했고 상당수 롯데 팬들은 린드블럼이 돈과 조건을 쫓아 떠났다는 부정적 생각을 가지기도 했었다. 

이에 맞서 린드블럼은 계약 협상 과정에서의 롯데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으며 SNS 통해 입장을 밝히며 맞섰다. 린드블럼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나면서 롯데 프런트의 무능함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프런트의 미숙함과 무능함으로 인한 여러 사건들이 다시 한번 조명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 롯데 팬들은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롯데 시절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린드블럼의활약상과 그가 떠난 이후 선발 투수난에 시달리며 고전했던  롯데의 사정을 비교하며 쓴맛을 다셔야 했다. 

이렇게 롯데와 린드블럼의 악연은 그의 두산행으로 정리되는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 바이아웃 지급을 둘러싼 법적 공방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언론의 보도대로라면 롯데는 구단 옵션을 실행하지 않았고 바이아웃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롯데 구단은 그 지급을 약속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를 실행하지 않았고 그의 보유권을 유지했다. 그렇다면 2017 시즌 그를 시즌 중 다시 영입할 당시에도 그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롯데는 이를 미루고 말았다. 당연히 린드블럼으로서는 이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롯데와의 재개약 협상이 순탄할 수 없었다 그가 왜 2017시즌  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옵션을 넣었는지 이해되는 부분이다. 

롯데는 이 문제에 대해 내부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책임지고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고 집행을 하면 되겠지만, 그것아 안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법적 공방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책임회피의 수단일 뿐이다. 계약서 작성이나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을 이렇게까지 끌고 왔다는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 

만약, 내부 결정이 지연되어 이런 상황이 되었다면 내부 의사결정도 할 수 없는 구단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도 롯데는 마치 린드블럼이 돈만 밝히는 선수라는 식의 언론 플레이를 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분명한 건 이 문제의 원인 제공은 롯데가 한 것이고 해결의 주체가 그들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법원의 결정으로 미룬다는 건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롯데는 그동안 과거 7천만원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간판타자 이대호와 연봉 조정 분쟁을 하거나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장원준, 김주찬, 강민호 등을 FA 협상에서 잡지 못하고 떠나보낸 기억이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꼭 필요한 선발투수 자원인 노경은과의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행에 이른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사상 유례가 없었던 선수단 숙소에 대한 CCTV 사건으로 구단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롯데는 1982년 원년 프로야구 멤버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정규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 유일한 구단이다. 최근 다수의 외부 FA 선수를 영입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얻었다. 신인 선수들의 육성은 지지부진하고 내부 FA 선수 상당수도 팀을 떠났다. 그러면서 팀 연봉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구단 운영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양측의 주장을 좀 더 면밀히 듣고 검토해야 하지만, 언론에서 알려진 사실에 근거한 린드블럼과 법적 공방까지 해야 하는 롯데의 모습은 롯데 프런트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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