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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프로야구 개막을 앞둔 시점에 한화에서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한화의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의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요청 파문 때문이다. 이용규는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점점 줄어드는 팀 내 입지와 포지션과 타순의 변경, 그 이전 FA 협상 과정에서의 아쉬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용규에게 한화는 육성군행을 통보했다. 2군도 아닌 육성군행은 사실상 그를 전력 외로 분류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한화의 올 시즌 전력 구상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한화와 이용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3년간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의 세대교체 강하게 진행되는 과정에 이용규와의 협상은 큰 어려움이 있었다. 전지훈련이 시작되는 시점에 가까스로 협상이 타결됐다. 

2017 시즌 종료 후 2번째 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유보하고 소위 FA 재수를 선택했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 타율은 3할에 조금 모자랐지만, 144개의 안타를 만들어냈고 30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테이블세터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이용규는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나은 FA 계약을 기대했지만, 베테랑들에 냉혹한 FA 시장의 현실을 체감해야 했다. 

이제 기량이 내림세로 접어든 30대 후반의 베테랑에서 원하는 다년 계약을 안겨줄 구단은 없었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풍부한 외야수라는 점도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결국, 타 팀의 오퍼를 받지 못한 이용규는 한화와의 협상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미 세대교체의 적극 나서고 있는 한화로서도 이용규에 대한 계약에 있어 냉정한 평가가 불가피했다. 한화는 협상 조건에 상당한 옵션을 넣었고 계약 기간도 4년을 채우지 않았다.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이용규는 한화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이용규와 구단과의 갈등은 축적됐다. 






한화가 냉정한 자세로 협상에 임했지만, 올 시즌 외야진에 구성에서 이용규는 꼭 필요한 존재다. 지난 시즌 성적과 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한화는 올 시즌도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마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외야진은 유망주들의 성장이 좀 더 더딘 편이다.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 중견수 기용 가능성이 커진 것도 이 이유다. 

한화는 정근우를 중견수로 기용하면서 이용규를 좌익수로 외국인 타자 호잉을 우익수로 기용하는 외야진을 구상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야 수비가 가능한 좌타자 이성열을 기용할 가능성도 있었다. 문제는 이용규가 이런 티의 방침을 모두 수용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용규는 자신의 그동안 유지했던 중견수 자리를 내줘야 하고 타순 역시 9번으로 조정되는 것에 반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정근우에 장타력이 있는 송광민을 묶어 새로운 테이블 세터진을 올 시즌 구성하려 하고 있다. 이용규로서는 전문 외야수가 아닌 정근우로 인해 포지션이 바뀌고 타순마저 조정당하면서 팀에서 자신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는 것에 상당한 우려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는 정근우 송광민 조합의 테이블 세터진을 통해 초반 득점력을 높이고 이용규를 9번 타순에 배치하면서 이용규, 정근우, 송광민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득점 루트를 만들어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용규는 이런 팀의 구상에 확실한 반감을 표출했다. 이용규는 변화의 대상이 되는 것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는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정근우의 대처 방법과 큰 차이를 보인다. 정근우는 지난 시즌 한화에 두 번째 FA 계약을 하면서 역시 큰 진통이 있었다. 정근우는 자신의 기량이 여전하다 여겼지만, 시장의 반응과 한화의 평가는 그렇지 않았다. 결국, 정근우도 기대에 못 미치는 계약을 해야 했다. 당연히 상당한 옵션이 추가됐다.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정근우는 스스로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자신의 주 포지션이 2루수 자리를 내려놓고 1루수는 물론이고 중견수 수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정근우는 자신의 출전 경기 수를 늘렸다. 정근우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변신은 한화 라인업 구성에 융통성을 가져다주었다. 이를 변화에도 정근우는 여전한 타격감으로 공격에서도 한몫을 했다. 정근우의 활약은 한화 팬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정근우가 스스로의 변신과 노력으로 가치를 입증했다면 이용규는 변화에 정면으로 맞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 체제가 들어선 지난 시즌부터 강력한 세대교체를 추진하면서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친숙한 이름들이 한화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이에 대한 우려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의 성적은 한화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한화의 체질 개선 작업은 올 시즌도 계속되고 있다. 부작용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한화는 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용규 파문은 이런 한화의 어떻게 보면 겪어야 할 일이었다. 이번에는 베테랑 선수보다는 구단에 대한 팬들의 지지 여론이 더 강하다. 이용규의 처신은 상당한 비난 여론을 불러오고 있다. 한화 역시 이용규에 대해 단호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의 트레이드 역시 각 팀별도 전력 구상이 마무리된 시점에서 쉽지 않다. 팀과 마찰을 빚은 선수를 영입하기도 타 구단으로서는 부담이다. 

이래저래 이용규는 탈출구가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구단과의 극적인 합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용규로서는 올 시즌 주전 자리를 보장받는 상황에서 경기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자신의 경쟁력이 있음에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전력에서 배제된다면 그때 가서 트레이드 요구 등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 

정근우가 어떻게 팀에서 자신의 흔들리는 입지를 다시 되찾았는지 이용규를 더 살필 필요가 있었다. 이용규의 정근우의 상반된 대처와 지금의 현실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 : 한화이글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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