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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프로야구 초반은 날씨의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른 개막전 탓에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고 봄답지 않은 쌀쌀한 날씨와 우천 경기가 늘어나면서 주력 선수들의 부상도 늘어나고 있다. 상당수 팀들이 부상으로 전력에 손실을 입고 있다. 대부분 팀들이 100% 전력을 가동하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롯데도 다르지 않다. 롯데는 이미 1번 타자로 큰 활약을 했던 주전 중견수 민병이 몸 맞는 공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이 확정됐다. 팀 주력 타자 손아섭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하위 타선에 있지만, 최고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던 유격수 신본기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여기에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4번 타자 이대호도 와벽한 상태는 아니다. 주전 1루수로 나서는 채태인도 1할대 타율이다. 주전 포수 김준태 역시 1할대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는 불가피하게 백업 선수들의 대거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외야는 정훈과 김문호가 기회를 잡았고 2군에서 오랜 기간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고 허일도 1군에 콜업됐다. 내야는 허일과 같이 2군에 주로 머물렀던 강로한이 1군에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대체 선수의 성격이지만, 허일과 강로한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롯데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공격적인 면에서도 어느 정도 힘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가 5할 승률을 유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정의 연속이다. 롯데는 4월 9일까지 7승 7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그 7패 중 상당수가 마운드에서 원인을 제공했다. 비교적 여유 있는 리드를 지키지 못한 불펜진의 불 쇼가 있었고 초반 마운드가 하염없이 무너지면서 대패당했던 기억도 있다. 

롯데는 3월 27일 삼성전에서 무려 23실점했다. 그때는 시즌 초반이고 마운드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라는 변명이 가능했다. 경기 초반 선발 투수가 무너지면서 불펜진을 소모하기 어려운 사정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7일 일요일 홈경기에서 롯데는 3회 초 한 이닝에만 16실점하는 KBO 역사에 남을 기록을 남기며 1 : 16으로 패했다. 그 경기가 강우 콜드가 선언되지 않았다면 실점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컸다. 롯데는 앞선 삼성전과 함께 한화전까지 홈에서 마운드가 난타 당하며 홈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4월 7일 한화전에는 선발 투수 장시환의 초반 난조에 따른 강판, 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 윤길현의 동반 난조가 문제였다. 올 시즌 4선발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장시환은 시즌 첫 등판 실패 이후 두 번째 선발 등판의 호투로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3번째 등판에서 한번 무너지면 제어할 수 없는 약점을 노출했다. 아직은 어느 것이 그의 진짜 모습인이 알 수 없을 정도로 기복이 심한 투구를 했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윤길현은 선발 투수가 예상보다 일찍 강판되는 상황에 준비가 부족했던 문제도 있었고 비가 오는 악조건 속에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었다.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상대에 안타와 홈런을 헌납하는 듯한 투수로 큰 비난을 받았다. 비가 오는 날씨에 앞서고 있던 있는 한화 타자들은 적극적인 타격으로 나섰다. 이를 활용한 투구가 필요했지만, 윤길현의 공은 마치 배팅볼을 던지듯 가운데 몰렸고 예리함이 없었다. 왠지 모르게 의욕이 떨어진 투구 내용이었다. 

나름 비중 있는 불펜 투수인 그가 승부가 크게 기운 상황에서 패전처리로 등판한 것에 대한 반감이 아니었는지 우천 취소를 기대한 꼼수였는지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윤길현의 투구였다. 결국, 윤길현은 0.2이닝 10실점(수비 실책이 동반된 탓에 자책점은 2점)의 최악투를 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윤길현으로서는 보다 더 집중하고 책임감 있는 투수가 필요했다. 그의 2군행을 질책성의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장시환, 윤길현의 부진만으로 그 원인을 돌리기는 어려움이 있다. 롯데의 올 시즌 마운드는 확실한 카드가 부족하다. 그나마 확실하다 여겼던 카드도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선발 투수진은 레일리가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시즌 초반 호평을 받았던 새로운 외국인 투수 톰슨도 상대 분석에 노출되며 공략 당하기 시작했다. 2선발 역할을 하고 있는 김원중이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분전하고 있지만, 4, 5선발 투수의 자리를 여전히 유동적이다. 

불펜진 사정도 어려움이 있다. 마무리 손승락이 초반 부진을 딛고 점차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베테랑 좌완 고효준이 나름의 투구 해법으로 필승 불펜진의 한 축으로 자리했지만, 또 다른 필승 불펜 구승민, 진명호는 기복 있는 투구로 편안함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밖에 추격조 역할을 할 투수들의 역량이 필승 불펜 투수들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점은 고민이다. 이 때문에 초반 선발 투수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마운드가 무너져 내리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롯데의 대량 실점의 원인은 여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롯데는 추격조 불펜진에 젊은 투수들을 활용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최근 신인 서준원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경험이 부족한 신인이다. 롯데의 마운드 사정은 현재 양적으로 질적으로 부족함이 있다. 

이렇게 롯데의 마운드 불안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대량 실점 경기가 앞으로 더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실점의 정도에 따라 1패가 2패가 되는 건 아니다. 마운드 소모를 줄이고 승리할 수 있는 경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도 필요하다. 5할 승률 유지가 당면 과제인 롯데는 더 그렇다. 

하지만 경기 내용이 편차가 크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프로는 성적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팬들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구장을 찾는 팬들에게는 더 그렇다. 손도 써보지 못하고 초반부터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경기가 늘어나는 건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이제 팬들은 응원하는 팀의 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팬들은 응원하는 팀이 한경기 23실점하고 1이닝 16실점하는 치욕의 역사를 함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 기억이 쌓이면 쌓일수록 팬들이 팀과 멀어질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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