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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롯데와 두산의 대결은 승패를 떠나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전날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실질적인 올 시즌 첫 맞대결이기도 했고 선발 투수의 면면이 관심을 가지게 했기 때문이다. 제1선발 투수가 나선 경기에서 롯데는 레일리, 두산은 린드블럼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양 팀 각각 6안타만을 때려낼 정도로 투수전 양상의 경기 결과는 두산의 3 : 1 승리였다. 두산 선발 린드블럼은 6이닝 1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이에 맞선 롯데 선발 레일리는 6이닝 3실점(2자책)의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타선이 두산의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면서 패전을 기록했다. 레일리는 올 시즌 4번째 등판에서도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채 시즌 3패만을 기록하게 됐다. 

롯데는 린드블럼을 상대로 2회 말 무사 만루, 4회 말 상대 실책까지 편승한 1사 1, 2루의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린드블럼의 벽을 넘지 못했다. KBO 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리한 린드블럼은 평소보다 컨디션이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위기에서 오히려 더 공격적이고 흔들림 없는 투수로 상황을 정면 돌파했다. 린드블럼의 관록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런 린드블럼의 투구를 보면서 상당수 롯데팬들은 씁쓸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린드블럼은 2015시즌부터 3년간 롯데의 에이스였다. 당시 그는 이닝이터로서 롯데가 원하는 선발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막내딸을 위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접고 해외리그행을 택한 그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더해져 린드블럼은 롯데  팬들에게 큰 호감을 주는 외국인 선수였다. 그 역시 롯데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는 듯 보였다. 2017 시즌 미국으로 돌아갔다 시즌 중간 복귀해 시즌 후반과 플레이오프에서 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주면서 또 하나의 감동스토리를 더했다. 

이런 린드블럼과 함께 레일리는 원투펀치를 형성하며 롯데 마운드의 중심 선수로 큰 활약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동행은 2017 시즌을 끝으로 더는 이어지지 못했다. 린드블럼이 2018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두산행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두산행을 두고 여러 가지 말들이 나왔지만, 그 과정에서 롯데와 린드블럼 사이의 알려지지 않았던 계약 내용이 불거졌고 구단의 불합리한 처사까지 더해지면서 롯데는 상당한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일부는 린드블럼이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났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롯데는 린드블럼을 대신해 메어저리거 출신 듀브론트를 영입했지만, 그의 영입을 완벽한 실패였다. 롯데는 2018 시즌 외국인 투수 한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해 고전했고 하위권에 머물고 말았다. 롯데로서는 시즌 중간중간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느껴야 했다. 

두산에 자리 잡은 린드블럼은 두산 타선과 안정적인 수비 지원을 더하면서 리그 최고 투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에게 두산행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린드블럼에게 롯데는 KBO 리그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팀이기도 했지만, 이별 과정에서의 아쉬움으로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였다. 

2019시즌을 앞두고 린드블럼과 롯데의 관계는 더 악화됐다. 과거 선수 계약 과정에서의 옵션 문제가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면서 또 하나의 악연이 쌓이고 말았다. 이 또한 롯데 구단의 미숙한 일 처리가 문제였다. 린드블럼과 롯데의 관계는 겉으로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내재적 갈등을 포함하고 있었음이 최근 밝혀졌다. 이로 인해 린드블럼과 롯데의 만남은 야구팬들의 관심사항이 됐다. 올 시즌 첫 만남에서 린드블럼은 팀의 3연패를 끊는 투구로 에이스 역할을 해주었다. 반대로 롯데에게는 지난 주말 대패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기회를 날리는 경기가 됐다. 

이런 린드블럼과 맞대결한 레일리는 2015시즌부터 5시즌 연속 롯데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강렬함은 덜하지만, 꾸준함과 팀과의 융화가 그의 장점이었다. 그의 꾸준함은 롯데와의 계속된 재계약을 이끌어냈다. 계약 과정에서 잡음도 없었다. 

하지만 시즌부터 심화한 우타자 상대 약점은 레일리에게 롯데가 기대한 제1선발 투수로의 역할에 큰 걸림돌이 되었고 올 시즌에도 그 경향을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 레일리는 경기를 치를수록 나아지고 있지만, 에이스다운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톰슨의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1경기에 불과하지만, 4월 10일 린드블럼과 레일리의 선발 맞대결은 과거를 추억하게 하면서도 달라진 양 팀 선발투수들의 처지와 역량을 비교하게 하는 장면 장면이었다. 

올 시즌 롯데와 두산은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린드블럼과 레일리의 선발 맞대결 경기를 더 볼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있다. 첫 만남에서는 린드블럼의 판정승이었지만, 2번째 3번째 만남에서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롯데와의 관계는 이제 크게 달라져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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