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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21번째 이야기 장소는 서울의 거대한 녹지공간 서울숲과 함께 하는 동네 성수동이었다. 성수동으로 향하기 전 노란 개나리가 산 전체를 메운 응봉산의 풍경을 살폈다. 서울의 전망과 봄꽃이 공존하는 응봉산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름이었다. 

응봉산을 내려와 한강변을 뚜벅뚜벅 걷다 오래된 돌 다리를 만났다. 살곶이 자리하고 불리는 이 다리는 조선시대 수도 한양과 지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연결로였다. 이 살곶이 다리에는 아들 이방원, 태종의 왕위 찬탈에 반발해 함흥으로 떠났다 차사들의 설득에 한양으로 돌아온 태종의 아버지 이성계와 이방원이 재회한 장소라는 또 다른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금 살곶이 다리는 한강의 지천 중랑천을 산책하는 이들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애용하는 시민의 다리로 거듭났다. 

살곶이 다리를 건너 본격적인 성수동 탐방을 시작했다. 그 첫 번째 명소는 성수동, 성동구, 서울의 중요한 명소인 서울숲이었다. 서울숲은 과천으로 옮긴 경마장과 운동시설이 있었던 광활한 부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애초 아파트 등 주거 단지로 개발하기로 했지만, 그 계획을 변경하여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35만 평의 거대한 부지에 테마별도 공원이 조성되었고 운영은 비영리 단체인 서울 그린 트러스트에서 하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서울숲은 민간에 운영을 위탁한 최초의 공공 공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서울숲은 시민의 의견과 참여가 함께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서울숲은 과거 경마장과 운동시설의 잔해들을 그대로 사용해 공원을 조성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함께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숲은 도시 재생의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서울숲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서울경찰청 기마대는 과거 경마장에 있었던 성수동의 되살리는 한편 각종 행사에서 시민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치안 일선에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의 승마 체험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시민과 함께 하고 있기도 하다. 

이 서울숲을 벗어난 여정은 성수동 사람들의 삶 속으로 다가갔다. 성수동은 과거 자동차 정비소 창고, 작은 공장들이 밀집해 있던 준공업 단지가 많았다. 지금은 그 공장들이 많이 옮겨갔지만, 그때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그 공간들은 지금 색다른 장소를 찾는 이들을 위한 카페, 레스토랑, 예술인들의 작업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또 다른 공간이 성수동에는 많았다. 

성수동에서는 그렇게 조성된 상권이 과도한 임대료 상승으로 붕괴되는 것을 막고자 상생 협약을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함께 하려는 노력도 더해지고 있었다. 한 편에서는 은퇴한 노년 세대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컨테이너 상가가 조성되어 있는 등 다양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성수동에는 오랜 세월 한 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의 훈훈한 이야기도 함께 하고 있었다. 50년 경력의 수제화 장인이 운영하는 수제화 공장에서는 일반 구두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과 일에 대한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당뇨를 앓고 있는 단골손님을 위해 호밀빵을 만드는 등 천연 재료로 건강빵을 만들어내는 고집스러운 빵집 사장님에게는 저절로 응원의 박수가 보내졌다. 

젊은이들도 하기 힘들다는 윈드서핑을 한강에서 수시로 즐기는 80살이 넘은 할아버지에게서는 나이와 상관없는 뜨거운 열정과 의지를 배울 수 있었다. 수십 년간 가방가게를 운영하면서 동네 주민들과 식사를 나누고 심지어 어려운 이웃에서 따뜻한 밥 한상을 나누면서도 그 사람에 입맛에 맞을까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할머니의 따뜻한 시선에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성수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국말이 떡은 국밥에 넣어 먹을 수도 있는 독특함이 있었다. 오래전 둑도라 불릴 정도로 서울 속 섬으로 자리했던 지역의 특색이 담긴 국말이 떡과 국밥이었다. 지금은 곳곳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고 서울의 자랑이 된 서울숲이 함께하고 있지만, 성수동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과거로부터 이어진 그 무엇이 자리하고 있었다. 

성수동도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그 모습이 변했고 변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 흐름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따뜻한 마음만은 변하지 않고 있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만난 성수동은 성수동을 대표하는 도시 속 멋진 공원, 서웊숲에서는 만들 수 없는 행복의 가치를 만들어가고 지키는 사람들이 있어 더 멋진 곳이었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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