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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시즌 초반, 마운드 불안으로 고전하고 있는 롯데지만, 야수진에 몇몇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등장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그중 외야수 허일은 길었던 무명의 시간을 지나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경우다. 시즌 초반 주전 외야수 민병헌의 부상으로 외야진의 재편되는 과정에서 2군에서 1군으로 콜업된 허일은 근성 있는 플레이와 매서운 타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4월 24일 현재 허일은 4할을 훨씬 웃도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경기 출전은 8경기에 불과하고 타석수도 13타석에 불과하다. 주로 대타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표본이 많지 않다. 하지만 제한된 기회에서 이런 기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허일을 다시 보게 하고 있다. 특히, 0.833에 이르는 대타 타율과 6할이 넘는 득점권 타율은 팀 내 대타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를 경기 후반 믿고 쓰는 대타로 자리하게 하고 있다. 올 시즌 전까지 1군 출전 경기 수가 11경기에 불과했던 허일로서는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허일의 프로 데뷔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허일은 내야수로 롯데 2라운드 12순위의 비교적 높은 순위로 지명됐다. 지명 순위만 본다면 가능성 있는 신인이었다. 하지만 그의 프로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좀처럼 1군 출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등 여러 가지로 돌파구를 모색했지만, 그의 자리는 2군이었다.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외야로 전향했지만, 상대적으로 선수 자원이 풍족한 롯데 외야진에서 그의 자리가 없었다. 2차 드래프트나 트레이드의 등의 기회도 없었다. 



이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유망주 허일은 20대 후반의 중견 선수가 됐다. 하지만 퓨처스 리그에서 주로 활동하는 허일은 롯데 팬들 외에는 그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유망주의 보호막도 서서히 걷히고 해마다 입단하는 신인들과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주전들의 틈에서 허일의 팀 내 입지는 나날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기회가 없다면 서서히 그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허일은 기회를 잡았다. 

허일은 4월 초 1군에 콜업된 이후 1군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주전은 아니다. 민병헌이 빠진 자리는 베테랑 정훈이 주로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허일은 팀에서 가장 스피드가 뛰어난 나경민과 제4의 외야수 자리를 나눠 맡고 있다.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칠 공간이 많지 않지만, 허일은 타격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4월 18일부터 허일은 대타로만 4경기 출전했지만,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그 시점은 모두 경기 후반 승부처였다. 

대타로 출전해 타격감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허일은 매우 공격적인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그가 만든 안타로 타점은 상당한 가치가 있었다. 이런 활약이 이어지면서 허일은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신문 기사에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허일의 장점은 공격적인 타격과 강한 승부근성에 담대함이다. 허일은 타석에서 거침이 없다. 마치 손아섭의 타격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상대 투수가 어떤 유형이든 자신감 있는 자세로 상대하고 있다. 상대 투수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콘택트 능력까지 겸비한 허일은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가 됐다. 과거 롯데에서 전문 대타로 큰 활약을 했었던 박준서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물론, 허일의 목표는 전문 대타 요원은 아니다.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고 주전으로의 도약을 허일은 꿈꾸고 있다. 당장은 민병헌이 빠진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지만, 민병헌이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1군에 머물 수 있는 경쟁력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드문드문 주어질 선발 출전 기회가 허일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이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팀에 중요하다. 이들은 경기 출전에 대한 절실함이 강하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높다. 주전 선수들에게는 강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늘려나간다면 2군에 있는 또 다른 젊은 선수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 

허일은 10년 가까운 세월을 무명으로 보냈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 상대팀의 분석이 이루어지고 약점을 집중 공략해온다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고 의욕이 넘치면서 부상이나 오버 페이스로 이어질 우려는 상존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극복해야 1군 선수로 확실히 그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서서히 그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허일이 반짝 활약이 아닌 올 시즌 롯데의 새로운 전력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롯데 팬들에게는 그의 성장과 발전을 지켜보는 것도 큰 흥미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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