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5연패 늪에 빠진 롯데는 그 순위도 7위로 밀렸다. 최하위 KIA와는 1.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권과도 승차가 크다. 당장은 순위 상승보다 하락이 더 걱정인 롯데의 상황이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롯데는 그들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선두권 팀 두산과의 3연전에 원정의 부담이 있었지만, 롯데는 두산에 마운드는 물론이고 공. 수에서 한 마디로 상대가 안 됐다.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진 할 것 없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나마 믿을만한 선발 투수 톰슨과 김원중도 두산 타선에 버티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했던 불펜진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팀 타선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이영하, 린드블럼, 이현호에 이어진 두산 선발 마운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4월 26일 금요일 경기에 후반 두산 불펜진을 상대로 대량 득점하는 근성을 보였지만, 이미 승부가 크게 기운 상황이었다. 이후 토요일, 일요일 경기 롯데 타선은 그때의 근성은 사라졌고 무기력했다.
마운드의 부진과 타선이 부진이 겹친 것도 모자라 롯데는 수비마저 불안하며 두산에 실점을 헌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두산은 3연전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경기마다 타선에서 해결사가 곳곳에서 등장했고 수비는 단단했다. 두산의 단단한 전력을 롯데에 당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았던 롯데는 일요일 경기에서는 빈볼 시비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롯데 불펜 투수 구승민의 투구가 두선 정수빈에 옆구리를 강타하면서 정수빈은 바로 교체됐다. 이 과정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과 롯데 양상문 감독의 언쟁은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격한 표현도 문제였지만, 승부가 두산으로 크게 기운 상황에서 강한 직구가 상대 주력 타자 몸통으로 향했다는 점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더 이상의 확전은 없었지만, 롯데로서는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준 결과와 함께 씁쓸함을 더하는 장면이었다.
반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롯데지만, 전력에서 나아질 요소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 타선은 기복이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지고 있어 조금 나은 상황이지만, 마운드는 암울 그 자체다. 선발과 불펜진 모두 롯데 마운드는 부진하다. 5.77의 팀 방어율은 최하위 KIA와 팀 방어율 꼴찌를 다투고 있다. 팀볼넷 허용도 KIA, KT에 이어 최다 3위다. 팀 피 홈런은 3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롯데 마운드에 대한 우려는 시즌 초반부터 있었다. 10승 투수 노경은과의 FA 계약을 과감히 종료한 롯데는 그 대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불펜 투수 장시환의 선발 전환 카드와 1+1 5선발 전략은 사실상 실패했다. 장시환은 점점 나아지는 투구를 하고 있지만, 기복이 있는 투구로 5선발 자리가 더 어울이는 모습이다. 지난 시즌 4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김원중은 제2선발 투수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하고 있지만, 지난주 두산전에서 난타 당하며 무너졌다. 상위권 팀과의 대결은 아직 그에게 부담이다.
마운드의 중심 축 역할을 해야 할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도 부족하다. 제1선발 레일리는 6경기 선발 등판에 3패만을 기록하고 있다. 점점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지만, 불운까지 겹치고 있다. 그렇다 해도 그의 투구 내용은 에이스라 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또 다른 외국이 투수 톰슨은 시즌 초반 변화 심한 구질로 호평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투구가 분석당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투구 수 80개를 넘어서기 버겁고 한번 공략당하면 집중타를 허용하고 있다. 6경기 선발 등판에 1승 1패 방어율 4.41의 성적은 분명 기대 이하다.
선발 마운드의 불안은 불펜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시즌 초반 롯데는 불안으로 몇 경기 역전패를 허용하면서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다. 마무리 손승락은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가 있다. 마무리 투수의 부재는 전체적인 불펜 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 구승민, 고효준, 진명호, 오현택 등 필승 불펜 투수들이 부진하고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젊은 투수들도 기대 이하의 투구 내용이다. 투구 내용이 좋었던 불펜 투수는 잦은 등판으로 과부하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마운드 상항은 호전되지 않는다면 롯데의 반등은 꿈꾸기 어렵다. 일각에서 FA 미계약 투수 노경은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지만, 상당 기간 경기 공백이 있는 노경은이 롯데 마운드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는 그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고 새롭게 영입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 후보군도 한정적이다.
롯데로서는 5월 한 달이 그들의 시즌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 상위권과 더 격차가 늘어난다면 상위 5개 팀의 전력을 고려할 때, 추격이 불가능할 수 있다. 롯데에게 당장은 연패 탈출이 절실하지만, 4월 30일부터 5월 초 NC, SK까지 상위 2팀과의 연속되는 연전은 롯데에 큰 부담이다. 롯데로서는 홈에서 6경기가 모두 열린다는 점이 위안이지만, 지금 팀 상황은 그것이 유리함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극적 반전이 필요한 롯데지만, 지금의 마운드 상황으로는 그 가능성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롯데의 현실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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