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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25번째 여정은 경남 창녕의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1930년대 개통되어 지금까지 보전되어 있는 창녕 남지 철교를 지나 낙동강변의 드넓은 유채꽃밭 풍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됐다. 이 낙동강을 터전으로 하고 있는 창녕은 전 세계적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습지인 우포늪으로 대표되는 곳이다.

실제 이야기의 시작도 우포늪이었다. 우포늪은 250제곱 미터에 걸쳐 형성된 습지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습지의 환경보존적 가치고 커지는 상황에서 우포늪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보전적 가치와 함께 우포늪은 태초의 자연을 간직한 멋진  풍경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었다. 우포늪만의 물안개 가득한 풍경한 일몰의 풍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이로움으로 다가왔다. 우포늪은 이렇게 자연 그 자체로도 보존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대외적으로 그 이름을 잘 알려진 우포늪 속에서도 그 우포늪을 또 다른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수십 년의 세월 우포늪의 우렁이와 다슬기를 잡아 살아가는 할머니는 지금도 거친 늪을 헤쳐가며 그 일을 하고 있었다. 






20년 넘게 부친의 일을 이어 어부일을 하고 있는 할머니와 그 일을 함께 하고 있는 딸까지 어부 모녀는 매일 같이 우포늪과 함께 하고 있었다. 남편이 어린 자식들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할머니는 홀로 우포늪에 나가 물고기를 잡고 자식들을 키웠다. 모질고 힘든 세월이었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그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 할머니가 걱정된 딸은 도시에서 창녕으로 내려와 어머니를 도왔고 지금은 할머니 못지않은 어부가 되었다. 자연보호 구역인 우포늪의 어업은 주민들에게만 주어지는데 이제 10명뿐인 우포늪 어부에 이 모녀가 속해 있었다. 어부 모녀는 우포늪의 전통을 이어가는 이들이기도 했다. 

우포늪의 풍경에서 벗어나 창녕 5일장으로 향했다. 마침 산에서 직접 캔 산나물을 시장에 내다 팔러 나가는 할머니와 동행할 수 있었다. 9순을 넘긴 나이지만 이 할머니는 창녕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산나물을 파는 일을 멈추기 않고 있었다. 그 할머니에게 창녕 5일 장은 삶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공간 같았다. 

할머니의 자판을 뒤로하고 시장 한편에 자리한 참기름집은 찾았다. 이 참기름집은 60년이 넘는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팔순의 사장님이 이 가게를 기억하고 찾는 이들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하고 있었다. 이 사장님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손님들은 스스로 일손을 거들기도 하고 말벗이 되기도 하면서 사장님을 돕고 있었다. 사장님도 한 번만 짜내면 되는 참기름을 두 번 짜내는 정성으로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참기름을 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 참기름집은 사람의 정이 오가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또 한가지 창녕 5일장 장터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창녕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구레 국밥이 있는데 이 국밥은 소의 특수부위를 사용해 특유의 맛을 내고 있었다. 수구레 국밥은 그 양도 많고 독특함으로 인해 장터를 찾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찾는 먹거리였다. 

창녕 5일장이 서는 창녕 읍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창녕의 역사적 전통과 함께 할 수 있는 유적지가 곳곳에 있었다. 540년 전통의 진양하씨 초가집은 우리 초가집의 원형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고 교통 고분군은 옛 가야부터 삼국시대까지 고대 역사의 중심지였던 창녕의 과거 영화를 되살려 주는 유물 발굴이 한창이었다. 여기에 창녕을 굽어보는 화왕산 정상에 자리한 석조좌상은 신라시대 예술품으로 창녕을 대표하는 또 다른 문화유적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렇게 역사적 전통과 태고의 자연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창녕에서 의미 있는 사업을 하고 있었다. 창녕에는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조류인 따오기 복원센터가 있었다. 천연기념물 198호로 지정되고 있고 그 이름이 낯설지 않은 따오기지만, 오래전 우리 주변에서 그 모습을 감춘 따오기였다. 

창녕군에서의 10여 년 전 중국에서 기증받은 따오기 한 쌍을 시작으로 복원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300마리 이상으로 그 규모를 늘렸다. 지금은 자연방사를 위한 훈련이 한창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포늪 곳곳에서 따오기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볼 수 있는 모습들이었다. 

창녕은 새롭고 나날이 변화하는 우리 삶 속에서 과거의 이런저런 모습을 잘 지키고 간직하고 있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 창녕은 도시의 답답함을 벗어나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물론, 그 안에도 치열한 삶이 담겨 있었지만, 도시와 다른 여유가 느껴졌다. 아마도 낙동강과 우포늪이라는 자연을 품고 있기에 가능한 것 같았다. 창녕이 앞으로도 자연과 전통이 잘 보존되면서 이곳에 사는 이들이 잘 살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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