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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를 대표했던 내야수 이범호가 화려한 은퇴식과 함께 현역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이범호는 지난주 한화전에서 통산 2,001경기 출전을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마지막 커리어로 남기고 선수로서의 이력을 마무리했다. 한화는 그가 프로에 데뷔했고 10시즌을 함께했던 팀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마지막 경기에 대한 의미를 더했다. 

한화는 원정 경기임에도 대규모 응원단을 보내 그의 은퇴식을 함께했고 한화 선수들도 그의 은퇴식을 축하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이범호는 전 소속팀과 현 소속팀의 축하를 함께 받으며 은퇴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이범호의 프로 데뷔는 21세기가 시작되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범호는 한화에서 2차 1라운드의 높은 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기대되는 신인이었다. 처음 2시즌의 성적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일이 많았고 타격에서도 1할대 타율로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2002시즌 11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이범호는 당시로는 보기 드문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발전했다. 2004시즌 23개의 홈런으로 장타자의 면모를 과시한 이범호는 이후 2008시즌 19개를 제외하고 2009시즌까지 매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며 한화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2009시즌에서는 25홈런과 79타점으로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여기에 국가대항전인 2009 WBC에서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3루수 이범호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마침 그가 FA 선수가 되면서 그에 대한 영입 경쟁은 치열했다. 대형 FA 계약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범호는 일본 리그 진출을 선택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과감한 결정이었지만, 일본 리그에서의 이범호는 주전 경쟁에 밀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이범호는 2011시즌 KBO 리그 복귀를 선택했다. 원 소속팀 한화로의 복귀가 예상됐지만, 이범호의 행선지는 KIA였다. 이를 두고 한화 팬들은 이범호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장타력에 경험까지 풍부한 3루수로 영입한 KIA는 상당한 전력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이 문제였다. 타격 능력은 여전했지만, 이 문제는 그의 수비와 주루 능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반복되는 부상은 그의 출전 경기 수를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이런 어려움에도 이범호는 꾸준히 활약을 이어갔다. 기량이 내림세로 접어들 시점인 2015시즌 28개, 2016 시즌 33개, 2017 시즌 25개의 홈런포를 때려내며 시간을 되돌리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2017 시즌 KIA 우승의 주역이 되면서 우승 팀 일원이었다는 이력도 만들어냈다. 

2018 시즌에도 이범호는 20개의 홈런과 69타점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지만, 부상으로 출전 경기 수가 크게 줄었고 수비, 주루의 문제가 더 부각됐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따라오는 세월의 무게도 그에게 부담이었다. 올 시즌 이범호는 19번째 시즌을 시작했지만, 그의 몸 상태는 이전 같지 않았다. 타격 능력은 여전했지만, 수비와 주루 등 타 부분에서 팀 기여도가 떨어졌다. 

마침 소속팀 KIA의 성적이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고 팀의 세대교체 움직임도 강해졌다. 이범호는 4월 이후 상당 기간 부상 등의 이유로 2군에 머물렀다. 다시 1군에 복귀할 시점에 이범호는 은퇴를 선택했다. 아직 타격에서 경쟁력이 있었지만, 다수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는 팀 상황과 활용폭이 좁아진 그의 몸 상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범호는 자신에게 주어질 기회를 젊은 선수들에게 주어지도록 했다. 

이범호는 밀려나듯 은퇴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프로선수 이력을 끝냈다. 이런 이범호에 KIA는 통산 2000경기 출전이 가능토록 배려했고 은퇴식 역시 전 소속팀의  축하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했다. KIA의 홈 관중들도 경기장을 가득 메우며 그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렇게 이범호는 역대 가장 행복한 이별을 했다.  

리빌딩이라는 KIA의 팀 운영 원칙이 이범호의 은퇴 결심을 빠르게 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이범호는 스스로 미련을 내려놓는 결정을 하면서 자신의 명예를 지켰다. 이범호의 은퇴와 함께  KIA의 리빌딩과 세대교체 흐름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981년 생 이범호의 은퇴는 KIA의 세대교체와 함께 KBO 리그의 세대교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범호의 은퇴는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큰 활약을 했었던 1980년대 초반 출생 선수들과의 이별이 계속될 것임을  한 사건이 될 수 있다. 

사진 : KIA 타이거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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